[re] 한국 엔지니어에 관한 평판

글쓴이
배성원
등록일
2002-03-0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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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생각이 나네요. 님께서는 미국에서 한국이나 한국사람의 평판이 그리 좋다고 보셨군요.
저는 에전에 미국 콜로라도 덴버에서 한 1년 학생으로 있었습니다. 거기 교수가 급히 그쪽 분야 (공학분야임. 관광 이나 호텔 경영 그런거 아님) 학생이 필요하다고 해서 비자를 급조(?)해서 갔죠.
유학생도 '보울더'(서울 vs. 수원이나 천안 정도 관계) 라는 곳에는 꽤 있었는데 저는 덴버시 한복판에서 사는 관계로 한국학생 거의 없었습니다. 학생보다는 이민자가 많이 살고 잇었고, 그들 대부분이 초기 이민사회의 모습-자영업 대다수, 2세보다는 1세나 1.5세 많음-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학교측에서도 저같은 경우가 흔치 않았습니다. 대부분이 어학연수 코스로 학교측에서 돈 받는 쪽이었는데, 저한테는 돈을 주어야 하니 이상할 만도 했죠.
자연히 저는 일반 하숙집에서 자취를 하며 살았는데 이쪽 옆에는 푸에르토리코에서 온 막노동자, 저쪽 옆에는 뭐하는지 파악이 안돼는 흑인 젊은 놈 하나, 건너편에는 젊은 백인여자 , 더 건너에는 도로 공사판에서 막노동하는 백인 젊은 놈 하나 , 더 안쪽에 중년의 백인 집 주인 이렇게 살았습니다. 좀 일찍(?) 퇴근하는 관계로 이들과 얘기도 많이 하며 살았는데...맨처음 제가 코리언 이라고 하니까 'north or south?" 라고 묻더군요. 나중에 생각해 보니 이 친구들 한테는 그게 큰 차이가 안돼는것 같았습니다. 같은 수준이고 한쪽이 좀 더 언론에 자주 보도 돼는 차이라고나 날까요? (북이 더 자주 보도됩니다. 아시죠?)
학교에서도 대학 1-2학년 나이에 어학연수 한다고 와서 지들끼리 몰려다니는 한국학생들이 크게 호평받는 학생 그룹인거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 사람들은 한국에 평양과 서울이라는 도시가 있다...는 고 정도 알면 대단히 한국을, 한반도를 잘 아는 겁니다. 일본 옆에 있다까지 알면 대단한거죠.
오히려 실험실에서 제가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가고 실험을 셑업해 가는 과정에서 연구조교나 op. 들이 아주 신기해 하더라구요. "니가 그것도 하냐?" 식으로... 저 별로 멍청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쩝.
그들에게 한국은 아프리카나 중동의 약소국과 진배 없었습니다. 물론 평소에 잘 접하지 않아서 무지의 소치라고 볼수도 있겠지만요. 이것이 일반 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이해수준이라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직장에서 비슷한 업을 하는 사람끼리 서로를 실력으로 평가한다면 한국인은 세계적으로도 흠 잡을 데 없습니다.
그러나 그 미국사회의 절대 다수 의식속에서 한국은 그리 밝고 발전하는 건전한 나라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저 자신도 한국이 그리 promising한 나라라고 생각 하진 않지만서도....차라리 백지 같이 하얀 상태라면 바람직한 첫인상을 심어줄수도 있겠지요. 오히려 좀 어두운 쪽이라고 해야 할까요?
미국에서 살다보면 직급도 점차 올라가고 점차 사회적 활동도 많아 지지요. 자녀들도 커가고... 당자자야 아무리 직장에서 실력을 인정받아도 가족이, 내 아내와 자식이 사회적으로 약간씩 무시당하는 것을 볼때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더구나 당사자가 점차 사회적 활동영역이 넓어지면서 차별에 직접 부딪히게 되면 어떨까요? 직장내에서도 직급이 올라가서 management 쪽 일이 많아지면 비전공, 비이공학 분야의 인물들과 접촉하게 되고 거기서 한계를 많이 느끼게 될 겁니다.
물론 공하계에도 처음에는 어두운 쪽 편견이 잇었는데 우리 이공계 특유의 뚝심으로 극복하고 또 극복해서 오늘날의 좋은 인상이 남았겟지요. 하지만 미국의 일반 사회는 그 거대함이 이공계 한 분야와는 비교도 안돼게 어마어마 합니다. 거대한 만큼 전체적 인식이 바뀌기 힘들겠지요.


유학과 정착을 생각하시는 분께 참고삼아 함 생각해 보시라고요. 그래도 그리 비관적이지는 않습니다. 한국사람들끼리 사기쳐서 카운티 코트에 고소만 크게 많지 않으면 신문에도 잘 안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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