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을 하면서 여러가지를 느낍니다...(2) - mhkim

글쓴이
sysop2
등록일
2004-04-22 00:04
조회
10,295회
추천
19건
댓글
10건
이름    mhkim (2004/04/03, Hit : 1074, Vote : 7) 
 
 
 
제목  직장 생활을 하면서 여러가지를 느낍니다... (2)
 
 

모처럼 시간을 내서 연속적으로 글을 쓰는 군요...

아래글에서 이공학을 하는 분들의 마음가짐에 대해서 글을 올렸습니다.(조금은 건방지게...)

이런 글을 쓸때 두려움은 마치 어른들이 당신들께서 하시지 못했던 것을 당신 자식들에게 바라는 것처럼

될것 같아서 두렵습니다. 하지만, 저 자신도 미완성의 사람이고 앞으로도 영원히 미완성으로 남겠지만

계속적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간단히 제생각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어떤 사람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지 간단히 경험을 말씀드리고, 무엇을 준비 해야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제 자신이 경쟁력이 높다고 말씀드리지는 못하겠습니다.

저는 아직 이렇다할 성과도 내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하지만, 중간에 주저 앉지는

않겠습니다. 전 아직 세계 최고의 기술을 만들어 내지는 못했지만, 그 사람들을 따라가려고 일을 하고 있

습니다. 제가 처음 이일을 시작할때는 (너무 자세히 밝히지는 않겠습니다. 우리나라가 워낙 좁은 사회이

다보니 제가 누구인지 금방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이 분야의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고, 우리는 조금만 하

다 보면 그들을 금방따라 잡을수 있을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판단은 우리가 무지해서,

정확히 말씀드리면 제가 무지 했기 때문에 상대의 실력을 오판했습니다.  그쪽에서는 그분야의 대가란 사

람이 수석엔지니어가 되고, 그와 몇년간 같이 일을 한 팀이 자신있게 만든 기술을 내놓은 상태였습니다.

우리가 일을 하면 할수록 그들의 수준을 조금씩 파악하게  되고, 그들이 지존임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그들을 따라가려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만...) 그들의 내공은 초절정고수의 수준이었

음을 최근에야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즉, 모를때는 별것아닌것 처럼 느껴졌지만, 알면 알수록 더욱 두려움

이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들의 실력도 많이 향상되었습니다. 조금만 더 시간이 있다면 우리도

그들만큼 아니면 더 잘할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보게된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입니다. 그들이

항상 그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기때문입니다. 우리가 그들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그들이 밟았던 시행착오를

거의 그대로 해야만 진정으로 문제점을 해결할수 있을텐데 시간은 자꾸만 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회사는

당연히 결과에 대한 압박을 해오고 있는 상태이고(중소기업에서 이런 일을 했다면 벌써 망했을 것 같습

니다.)우리는 더욱 빠른 발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야하는 상태입니다. 단 시일내에 최고 수준에 이르는

방법은 수많은 사람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동시에 해서 결과를 한꺼번에 모으고 분석해서 해결책을

찾아야만 가능한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소수의 사람이 엄청난 시간을 투자해서 비슷한 결과를

내는 방법밖에 없을것 같습니다. 새로운 시스템과 methodology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는

그러한 것들이 없는 상황입니다. 사실 그러한 것들은 이미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던 사람들이 일을

더 잘하기위해서 그러한 방법들을 생각한것입니다. 즉, 우리는 개발하는 과정이 부족했기에 새로운

시스템이나 methodology를 도입한다고 해도 제대로 활용할 능력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마치 민주주의란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연습할 시간이 부족했던것 처럼요...)
현재 할수있는 유일한 방법은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의 젊은이들

(저를 포함해서요...) 이러한 사실을 잘 모르는것 같습니다.(사실 저도 최근에 깨달은 것이지요)

능력이 없으면 몸으로라도 때우라는 말이 여기서 나오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시절은 단순히

몸으로 시간으로 때우는 시절은 이미 지나버렸습니다. 최고의 인물과 최고의 시스템를 가진 팀과

보통의 사람들과 최악의 시스템을 가진 팀으로 경쟁을 하는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그 경쟁에서 이겨야만

합니다. 그러려면 보통의 사람들이 준비해야 할것은 무엇일까요? 제가 느끼는 것은 이공학을 하시는 분들

은 기초를 닦는데 정말 소흘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초입니다.

긍정적 마음가짐, 체력, 언어능력, 수학적 능력, 팀웤, 통찰력, 제대로된 훈련, 이러한 것들입니다. 제가

이 모든것을 가진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런것들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제 어렴풋이 깨닫고 있습니다.

너무 늦게 깨달은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들지만 아무리 늦게 깨달아도 못 깨달은 것보다는

낫지 않겠습니까?

간단하게 이공학을 하려면 어떤 기초가 있어야 하는지 말씀드렸습니다.

대가들의 실력은 생각보다 훨씬더 대단합니다. 하지만, 그들도 사람입니다. 우리도 할수있습니다.




 
 

 
 
김하원 (2004-04-04 00:55:51) 
 
이런 글을 계속 써주셔야 님의 귀중한 경험이 버려지지 않고, 저같은 후학들이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MAX (2004-04-04 01:13:37) 
 
능동적인 엔지니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멋진 글 써주셔서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이민주 (2004-04-04 20:11:15) 
 
좋은글이네요.. 현장에서 일하거나 실제 개발을 하다보면.. 다른것은 어느정도 노력 밤셈으로 카바가 되는데.. 기초 실력 부족은 정말 극복하기 힘들더군요.. 어떤 개발의 성취도는 책임진 팀원들의 기초실력 정도에 따라 좌우되는것 같습니다. 
 
 
 
반골 (2004-04-05 11:44:55) 
 
뼛 속 깊이 공감합니다.
 
 
 
 
song (2004-04-06 19:39:22) 
 
역시, 필드에 계신분은 틀리네요~ 잘 읽었습니다. 


2004 년 4월 3일 회원자유게시판에서

http://www.scieng.net/zero/view.php?id=now&page=1&page_num=20&category=&sn=&ss=&sc=&keyword=&prev_no=&select_arrange=&desc=&no=6221

  • 박상현 ()

      잘 읽었습니다.. 느끼는바가 많네요

  • engineer ()

      온몸에 전율이 흐르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 김세훈 ()

      난 언제쯤 이런글을 쓸수 있을까... 존경스럽습니다. ^^

  • 김견호 ()

      넘 잘 읽었습니다......
    잊지 않고 제 자신을 위해서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드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홍기성 ()

      정말 좋은 글입니다.
    님 같은 분이 계서서 이나마 버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힘드시겠지만 좋은 결과 있길 바랍니다.

  • 벌써1년 ()

      좋은글 잘읽었습니다.많은 노력이 앞으로도 우리나라 이공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거 같습니다.

  • 이승룡 ()

      좋은 글 감사합니다...님 말씀대로 열심히 기초를 다지겠습니다.

  • 김뚜껑 ()

      제가 쫌 딴지를 걸어서 죄송한데요.
    초절정 고수들을 이기기위해 밤낮으로 고생해서 무엇을 얻겠다는거죠? 기술적 성장?
    헌데, 그 와중에 잃는거는 생각해 보시지 않았나요?

    가족간에 함께 할수 없는 시간은요?,,
    어느날 문득 ,사춘기의 아이들이 고민하고 있고, 좌절할때,
    아버지가 옆에서 있어 줄수 없다면,,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을 버리고 그렇게 얻어본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그게 과연 행복할까요?

  • 권혁철 ()

      좋은글 ^^~

  • mhkim ()

      늦게 답글을 다는 군요... 제 글이 좋은 글로 올라온것에 대해서도 부끄럽군요. 김뚜껑님(?)에게 답글 드립니다. 행복이란 지극이 주관적일수 밖에 없습니다.  저도 모든 것을 희생한 성과에 대해서 조금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과 가정 그 어느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것이 없습니다. 물론 중요도를 따진다면 당연히 가정이 되겠죠. 인생에서 기초가 중요하듯이 일에도 기초가 중요하다는 개념으로 글을 쓴것입니다. 단지 일측면에 주안점을 두어서 이글을 썼습니다. 인생이란 여기에 글을 쓰기에는 너무 무거운 주제가 될것 같아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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