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가루이야기 (5) - 움직이는 분체

글쓴이
최희규
등록일
2003-08-28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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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앞서서 이 세상의 모든 물질은 고체, 액체, 기체만이 아니라 분체를 포함하여 네 가지 상태로 되어있고, 분체는 고체의 형태이지만 움직임 즉, 유동성을 가지는 물질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렇다면, 분체는 어떠한 경로에 따라 움직이며, 어떤 물질들이 우리 주위에서 분체의 형태로 날아다니는지에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세계 곳곳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것이 화산폭발에 의해 생긴 화산재가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 화산재는 용융한 암석 속에 고인 가스가 단숨에 폭발하여 성층권까지 미분입자를 뿜어 올린다. 이 미분입자들은 지구를 감싸고도는 대기를 따라 몇 바퀴나 지구 위를 돌다가 서서히 침하하게 된다. 또한, 사막의 모래먼지가 날아다니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최근 아프리카에서는 사막이 번져가고, 멀리 유럽까지 그 모래 입자가 날아가곤 한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심각한 문제로 되고 있는 황사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분체입자들은 왜 떨어지지 않고, 계속 날아다니는 것일까?

이것은 바로 중력이 입자에 작용하는 힘보다, 기류 즉 유체가 입자에 작용하는 힘이 더 커 입자가 떨어지기 전에 계속해서 움직일 수 있는 힘을 입자에 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여름철 바다 속에 들어가 파도타기를 하려고 할 때 바닷물 속에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이리 둥실 저리 둥실 하는 원리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강가나 바닷가의 모래사장을 보면, 바람의 방향에 따라 마치 물결무늬 같은 매우 아름다운 모래무늬가 생기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분체라는 말로 밖에 설명 할 수 없는 자연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모래무늬가 나타나는 이유를 안다면 분체의 움직임, 즉 고체입자의 유동성을 자연스럽게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래입자는 바람이 불면 우선 모래사장 위를 구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스피드가 붙은 시점에서 어떤 빗면에 부딪히면, 수평방향의 운동에너지가 수직방향의 운동에너지로 변화하여 위쪽 방향으로 힘을 가지고 날아오른다. 그 후 다시 중력의 작용을 받아 밑으로 가라앉게 되는데, 모래입자의 무게 때문에 그 날아오르는 거리가 그다지 멀지 않기 때문에, 이 것이 자연스럽게 물결 무늬를 이루면서 바닷가, 강가 또는 사막 위의 아름다운 풍문(風紋, 바람무늬)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학교에서나 집에서 청소를 하려고 빗자루로 먼지를 쓸 때, 창문에서 들어오는 햇빛이 떠다니는 먼지들 사이로 비춰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또한 분체입자가 공기 중을 떠다니면서 빛의 반사시켜 빛이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빛이 나아가는 길을 확인하기 위해서 상자의 한쪽에 한 줄로 작은 구멍을 3~4개 뚫고 태양을 향하게 하여 빛이 구멍을 통해 들어온 뒤 반대편 벽에 부딪히도록 해보자. 이때는 상자의 반대편에 빛이 닿는 것만 볼 수 있고, 빛이 지나 가는 길은 보이지 않지만, 빛이 나가는 길을 잘 보기 위해 상자 안에 향 연기를 피워보면 연기 알갱이에 빛이 반사되어 빛이 지나 가는 길을 볼 수 있다.

이렇듯이 우리 주위의 일상생활 속에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분체입자의 영향으로 생기는 현상이 아주 많이 있으며, 분체에 관해 보다 많은 관심과 흥미를 가지면, 우리가 몰랐던 재미있고,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될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
최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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