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가루이야기 (6) - 분체의 제조(분쇄)

글쓴이
최희규
등록일
2003-09-09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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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의 자연계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분체입자들이 있다. 또한, 공업현장에서 사용하는 많은 원료들 중에는 인공적으로 만들어 내는 분체입자들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분체입자들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분체입자를 제조하는 방법으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큰 고체를 점점 작게 만들어 가는 것(Top down)과 또 다른 하나는, 기체나 액체 속에서 분체입자의 핵을 생성시켜 이것을 차츰 차츰 크게 만들어 가는 것(bottom up)이다. 여기서, 필자는 Top down법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한다. 사실은 필자가 분체공학에 관심을 가지고, 분체공학 연구의 길로 접어든 것도, 섬유상 물질(약초, 목초 등)을 잘게 부수어 그 활용도를 높이는 방법을 생각하면서 분체공학을 만났기 때문이다.

우선 분체를 만들어 내는 Top down법은 파쇄 또는 분쇄로 불리는 기계적인 방법이다. 분쇄를 하는 가장 큰 목적은 1) 고체의 크기를 잘게 부순다, 2) 고체의 표면적을 크게 한다, 3) 복합성분의 고체를 해체한다 는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리가 여름에 수박화채를 만들어 먹는다고 가정을 해보자. 수박은 그 자체로 보면 녹색에 검은 줄이 있는 딱딱한 껍질을 가지고 그 속에 붉은 색의 수분이 많은 달콤한 섬유질을 가진 채소(수박은 과일이 아니다)이며, 검정 색의 딱딱한 씨가 수박을 먹는데 다소나마 불편을 준다. 그런데, 수박을 먼저 반으로 쪼개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붉은 색 표면이 등장하고, 계속적으로 칼로 수박을 자르면, 흰 색 부분의 섬유질이 구분되고, 수박 씨 또한 구별해 낼 수 있다. 바로 이러한 것이 분쇄의 기본원리이면서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분쇄라는 단위조작(공업적으로 원료를 처리하여 여러 가지 제품을 만드는 기본적인 조작)을 행하고있는 것이다.

물론, 분쇄라는 것이 이렇듯 단순히 물건을 잘게 부수는 조작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고, 분쇄효율이라든지, 분쇄한계, 분쇄속도 등 분쇄의 메커니즘에는 수없이 많은 이론과 기계적 연구가 병행되고 있지만, 우선은 잘게 부수는 것으로 분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인류는 천연자원을 공업원료로 해서 여러 가지 제품을 만들어 내고있다. 천연원료 중에서는 고체원료이외의 것을 찾아내기 어려울 만큼 고체가 많으며, 석유와 물, 공기 외에는 거의 대부분이 고체자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유사이전부터 분쇄법을 이용하여 각종 곡식을 제조하여 식생활에 사용해 온 것이 알려지고 있으며, 현재도 광석은 물론 석탄 곡물 등 공업 프로세스에의 첫 걸음으로 분쇄를 빼고는 생각 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분쇄라는 단위조작을 행하면서 사람들은 단순히 입자의 크기를 작게 하는 것만이 아니라, 입자의 표면의 특성을 변화시키고, 입자의 결정구조 등을 변화시켜, 실제로 약물의 용해성을 증가시킨다든지, 빛이 나는 종이(형광제지) 등의 개발하는 등 입자에 기능을 부여하는 메카노케미스트리 현상의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있다. 그리고, 입자가 작아지면서 입자들끼리의 접촉하는 횟수와 접촉하는 부분이 증가하면서 점토의 점성을 향상시키거나, 맛좋은 빵을 만드는 일 등이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전 세계 에너지의 5 %가 분쇄에 이용되고 있다는 보고도 있는 것처럼, 앞으로 보다 효율적으로 분쇄를 진행 할 수 있는 연구를 행하여 자원절약과 인류의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
최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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