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공직진출 확대를 고대한다 [03.07.11/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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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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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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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매스컴에 자주 오르내리던 '이공계 위기'라는 용어가 올해부터는 아예 '이공계 엑소더스',  '이공계 공동화',  '이공계 붕괴'라는 듣기조차 겁나는 용어로 대체되었다. 중·고등학생들이 이공계 학과에 진학하길 꺼리는 것을 넘어서서 이제는 이미 이공계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이나 이공계 직장인들이 다른 분야로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이공계 붕괴를 겪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에서 과학기술 전문가의 목소리가 경제 전문가나 정치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묻혀 국정운영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과학기술의 문외한들이 핵심적인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에서 과학기술인들의 지위는 현격히 약화되고, 그들이 무기력과 소외감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이 때문에 다수의 과학기술인들이 후배들이나 자식들에게 이공계 진학을 극구 말리고 있으니 공동화가 일어나는 것이 당연하다.

최근 현 정부가 신설한 과학기술 유관부처의 장관 정책보좌관들 면면만 보더라도 이런 문제점의 생생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과학기술부·산업자원부 등 8개 부처를 살펴보면, 이공계 출신의 과학기술정책 전문가는 전무하고 모두 정치권 출신들이다. 현 정부는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축'을 국정과제로 채택하였으며, 노무현 대통령은 올해 과학의 날 기념식에서 "국가의 중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과학기술인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정책보좌관 문제를 보면 도대체 현 정부에 그런 의지가 있는가 하는 의구심을 감출 수 없다.

지난 9일 노대통령은 베이징 주재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각료를 비롯한 국가경영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지위에 이공계 출신을 대거 기용할 계획"이라고 밝혀 과학의 날에 피력한 그의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관료 70% 이상이 엔지니어 출신이고, 특히 최고권력기구의 상무위원 전원이 기술전문 관료인 나라 중국에서 노대통령이 이런 언급을 했다는 사실을 과학기술인들은 매우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와 같은 노대통령의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축 의지를 실현하기 위해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실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4급 이상의 직위에 직급별로 최소 30%까지 기술직을 임용하는 할당제를 입법 추진중이라는 얘기가 들리니 과학기술인들에겐 그지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임용 할당제는 각 부처 장관이 중앙 인사관장 기관과 협의해 운영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 실제로 도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있다. 해당 인사권자들이 적극적인 의지를 보일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인문사회계 출신이 대다수인 관료사회에서 이공계 출신들은 행정력, 기획능력, 통솔력이 떨어진다는 등의 이유로 고위공직 진출에서 소외되어온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고 보면 충분히 이런 전망이 나올 만하다. 하지만 이공계 공직 진출 확대가 단순히 소수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 국가 존립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임을 인식하여 모든 관료들이 선입견을 버리고 대승적 견지에서 적극 협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와 병행하여 이공계 우수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수립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과학기술 전문지식뿐 아니라 행정, 기획, 경영 등 다방면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이공계 인재를 키워서 유능한 기술관료가 배출될 수 있는 토대를 다지는 작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모쪼록 철저한 준비와 검토를 거쳐서 오는 9월 정기국회 때 이공계의 고위공직 진출이 충분히 확대되는 방향으로 관련법령의 개정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맹성렬/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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