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진학

글쓴이
이공계2  ()
등록일
2002-03-07 18:19
조회
2,47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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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들은 이공계의 진학을 아래의 경우에만 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비관적일 것이 없습니다. 아래의 경우에는..

1. 학부만 마치고 현장 또는 사업장에 나가서, 실무 경험을 쌓고,
  만들어 관리자로서 회사에서 성공하겠다.
2. 학부나 대학원을 마치고 자기 사업을 하겠다. 
3. 그 전공이 너무나 좋다, 사랑한다, 여러 어려움은 감수하더라도,
  대학원까지 진학해서 열심히 하다 보면 잘 되겠지 하는 믿음으로
  전공공부에 미쳐 살겠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이 두서없이 썼습니다.
(현명한 글은 아니니, 그냥 봐주시길..^^)

그리고 바쁜 척 하면서 지냈는데, 언론의 관심을 보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또 써 보게 됩니다.
왜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이냐 하면, 일반 사람들의 저변인식에
이공인들의 현실이 그리 문제성이 없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분들의 이야기는

a. 싫으면 떠나면 되는 것 아니냐.
b. 과학 기술자 보수가 적지 않다.
c. 돈을 의사랑 비교하는 등 돈만 밝히는 집단이다.
    돈은 조폭이 더 많이 번다 라는 등등..
d. 인문학은 벌써 무너졌는데, 너희들은 뭐가 문제라고 하느냐.
e. 우리나라 과학 기술계가 실력이 없어서 국산화 안되어 있는 것도
  많은데 창피한 지도 모르고 왕자병에 걸려있다. 

그리고 만약 아니면 다행입니다.
그리고 왕자병의 근거는 제 글 "파이?치즈?"에 나와 있습니다.

앞의 3 번의 학생들이 우리나라에서 각오해야 할 것들을 써 놓았습니다.
전반적 사회인식이 바뀌기 전에 말입니다.


- 자신의 이공계 진학 이유가 3 번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먼저 이공계 진학을 할 고등학생들중에서 대학원까지 생각하는 학생들은
(학부 졸업하고 현장에서 일할려고 대학 진학하는 경우는 여기서 제외)
영어로 완전히 "nerd" 이어야 합니다.
공부만 알고 실험 (예: 컴퓨터를 스스로 분해하고 조립한다 든지) 하는 것이 너무나
재미있어서 미치겠는 학생들, 외우는 과목은 너무 못하는데 수학은 너무 재밌다던지.
물리문제 푸는게 취미라던지..
미국에서 놀라게 되는 것은 대학원에 진학하는 백인 학생들은
그 전공이 너무너무 재밌는 학생들이 주로(50% 이상) 입니다.
석, 박사는 따야지 나중에 회사에서 안짤리지 하는 생각에서 진학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따분해서 재미가 없다라던지, 하기 싫으면서 공부하는 이는 별로 없고
그런 사람은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습니다.
현장에 취직하거나 의대에 진학합니다.
[-> 그런데 우리나라는 병역 특례 제도로 흥미가 조금 있는 사람들까지 "유인" 합니다]

그런 백인 nerd 들이 교수가 되어서 뭔가 족적을 남기게 되는 일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그런 교수들은 어떻게 하면 시험문제를 어렵게 내어 학생들을 골탕먹이고,
자신의 학문 업적을 알릴까에 시간을 많이 투자합니다.
학생들이 시험문제를 못풀면 즐거워 합니다. 황당한 문제는 take home 으로
주기도 합니다.
자신이 낸 문제는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이 담합해서 풀지 않는 한,
공부를 많이 해야 풀수 있다는 교수의 자신감 때문입니다.
사실 그런 교수들은 우리나라로 치면 왕따 입니다. 하지만 수업의 질이 높아 집니다.
하여간 그런 일반적이지 않은 성격때문에 평생 독신인 학문의 대가들도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정치력을 가진 nerd 들은 더 학문적 대가가 됩니다.

(전술한 이야기는 미국 사립 명문대에 많이 해당하고, 미국 주립대들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관료주의가 미국에 팽배한 일이 많습니다..)

또 미국 이야기를 하자면,
아무리 미국도 의사들이 수입이 많다고 해도, 우리나라만큼 차이가 나지 않을 뿐더러,
engineering school 에 다닌다고 하면, 당연히 smart 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특수한 예를 들면, 경쟁이 심한  computer science 과 같은 경우,
(전 그 전공이 아닙니다.. 그리고 학교나 전공에 따라 사정이 다 다를 수 있느니,
뭘 안다고 하느냐 라는 반론은 없었으면 합니다)
학부 1학년: 100 명 -> 2학년: 70명 -> 3학년: 50명 -> 4학년: 40명
점점 학생이 줄어듭니다. 전망이 불투명해서가 아닙니다.
교수들이 정말 이 전공을 학생들이 사랑하는냐를 테스트합니다.
예를 들어 전공 필수 과목은 50 명 수강생 중에,
A 학점: 3명,  B 학점: 7명,  C 학점: 30명, D 학점: 7명, F 학점: 3명
한 학년이 지나면  C,D,F 학점을 받은 상당수의 학생들이 전과 합니다.
주로 문과로 합니다. (공격하지 마십시요) 나쁘게 생각할 것 없습니다.
적성에 안 맞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전공자들은 자신들만이 할수 있다는
자부심이 생깁니다. 반대의 경우로 문과에서 공부를 잘못하는 학생들이
이공계에 와서 잘 할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전과를 하는 학생들은  survive 한 학생들이 그 전공에 관한한
smart 하다고 인정하고, 어떨때는 존경합니다. 

그렇습니다.
자부심 하나만으로도 살수 있는 nerd 들이 살수 있는 세상입니다.
(자부심이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토론장에 '의대를 갈수 있었는데' 하는
'나 공부 잘 했었다' 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한 이유입니다)
그리고 generalist 가 아닌 이 nerd 들을 사회의 모든 이들이 인정해 줍니다.
자신들 (generalist) 이 절대 잘 할수 없는 것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이 어려워서 할수 없는 것을 하는 이들이
뭔가 언젠가 터뜨려 주어서( PC 의 발명 등등 ) 미국이 번영해 왔다는 것을
뻔히 알기 때문에, 다소 그 대인관계 때문에 문제가 있어도 그들을 인정합니다.
 
정부나 기업들이 정말로 많은 투자를 합니다. 심지어 돈을 내다 버리는게
아닐까 하는 정도로 투자를 합니다. 게다가 투자하는 돈의 상당액은
인건비입니다. 인재제일이라는 것을 아니깐 말입니다.

기업체는 팀웍이 중요하니까, behavior test 를 통해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으면 취직이 안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다소 외곬수 기질이
있어도 채용하고, 보수가 실제 하는 일만큼 많습니다. 사람에게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미국과 다릅니다.
심지어 우리나라 기업과 정부는 과학기술자에게 하는 일만큼도 사회적,
경제적 보상을 안준다 하는 것이 이공계 선배들의 공통된 생각입니다. 

우리나라는 nerd 들이 살 나라가 아닙니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괴롭힙니다. 공부하는 기간도 길고 게다가 경제적으로도
쪼들립니다. 경제적으로 뿐만이 아니라 부모, 일가 친척들에게도 별 도움이 되는
존재가 아니라서 (공부만 하니..), 자연스럽게 외롭게 됩니다.
만약 당신이 경찰관이 된다면, 우리나라에서는 더 효도할 일이 많습니다.
왜냐면, 조폭 영화에서 보듯이 우리나라는 조그만 권력이라도 매우
중요한 나라입니다. 구멍가게도 병원도 조폭도 다 권력이 있습니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사람은 상대하지 않을 수 있는 권력 같은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공계 nerd 들은 권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여러가지 우리나라 상황을 보면,
그 공부가 미치도록 하고 싶은 학생들은 먼저 "덕"을 쌓아야 합니다.
재물을 바라는 것은 하나의 부덕함이니, 옛날 선비들의 정신처럼
정한수 한사발을 들이키고, 배고픔은 마음에 달려 있다는 정신 무장을
갖고 외곬수의 삶을 살아 가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다 잘될 것입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습니다.
어떤 일이던지 그러하지만..


저의 개인적인 경우에는 덕이 부족하여 길이 있는 곳에 뜻을 두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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