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코비 강연회를 다녀와서..

글쓴이
푸른등선
등록일
2008-12-0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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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칼바람이 부는 날씨에 절절한 사유를 들어 직장을 땡땡이(?)치고 고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스티븐 코비 강연회를 다녀왔습니다. 한국성과향상센터라는 곳에서 주관을 하는 행사였구요. 플랭클린 플래너를 발매하고 있는 유명한 코칭센터라고 합니다.

플랭클린 플래너는 잘들 아시겠지만 최근 10년동안 국내에서 플래너 붐을 일으킨 주역이라고 보시면 되구요. 다이어리와 차별화시키기 위해 만들어낸 용어가 플래너라고 하더군요. 시간관리를 하는데 있어서 하나의 폼을 제공해주는 제품인데 일단 무지 비싸죠..-_-; 저도 몇번 시도는 해봤지만 매일매일 일거리가 규칙적으로 쏟아지는 일을 하는 게 아니기도 하고 게을러서도 해서 금방 시들시들해진다는 한계가 있었어요.

각설하고, 오늘 강연회는 입장료 3만원에 비했을 때 개인적으로는 밀도가 굉장히 낮게 느껴졌구요. 두시간 조금 안되는 시간동안 집중안되는 분위기 속에서 코비 혼자 중얼중얼 거린다는 느낌이 들정도로 임팩트 매우 낮았습니다. 물론 코비의 진면목(?)에 대한 평가는 감히 제외하겠습니다. 그 사람 책도 한번 읽어본적이 없는데 한번 참석해 본 강연으로 사람을 평가하기는 좀 무례하단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프레젠테이션 자체가 긴장감이나 재미가 솔직히 별로 없었어요. 그외 연사들의 얘기도 제 수준(?)에서 볼 때는 너무 추상적이고 뻔하다는 느낌이었구요.

한가지 느낀것은....이정도 수준의 치밀함이나 시스템으로도 나름 마케팅과 기획을 잘하면 사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겠구나 하는 거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체계적인 시간관리 및 업무관리 노하우 개발에 관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연구하기를 좋아하는 (문제는 연구만 하고 직접 적용하는 실천은 딸린다는 거...) 입장이라 몇가지 outstanding한 아이템 소개하고 글 마치렵니다...ㅋㅋ

(1) GTD : 플랭클린 플래너와는 좀 반대의 개념입니다. 플랭클린이 Top-down식으로 업무의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중요한 것 먼저 실천하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면 GTD는 Bottom-up이랄까? 일테면 상황(Context)에 맞는 업무를 우선적으로 해치우라(!)는 철학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예전에 제가 남긴 글이 있는데 이것은 그 글(http://www.scieng.net/zero/view.php?id=now&no=14596)을 참고하시고요..다만 구체적인 실천 폼으로는 어느 일본인 엔지니어가 제안하는 다음 아이템을 추천합니다. ==> http://gtd-r.blogspot.com/

(2) Pocketmod (http://pocketmod.com/): 이거는 의외로 재밌는 아이템입니다. A4 1장을 1/8 크기로 접어서 마치 수첩처럼 가지고 다니는 포맷인데요. 응용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하다못해 지하철로 출퇴근할때 중요한 문서를 읽을 때, 영어단어를 외울때 이 포맷을 잘 활용하시면 휴대성이 최고로 보장됩니다. 물론 다이어리 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하고 GTD와도 연동이 됩니다. 응용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니까 한번 잘 디벼보시면 좋으실듯

(3) D.I.Y (http://www.diyplanner.com/): GTD를 다이어리 포맷으로 제작한 컨셉입니다. 플랭클린 플래너 말고 이것으로 업무관리, 시간관리해보셔도 좋을 겁니다. 자세한 설명은 본문을 잘 연구해보시길. 저도 직접 해보지는 않았는데 GTD 방식에 관심이 있으시면 적용해보시면 좋습니다. 제작된 파일을 출력해서 자신만의 다이어리 만들 수 있습니다.

(4) The Printable CEO (http://davidseah.com/blog/the-printable-ceo-series/): 이것은 종이에 출력해서 자기의 업무의 가치를 평가하는 양식을 만든 것입니다. http://davidseah.com 에 가보시면 이외에도 매우 재미있고 예쁜 아이템들이 많습니다. 응용가능성 무궁무진합니다.

전체적으로 PDA니 핸드폰이니 전자기기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위 아이템들은 모두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추구하는 시간관리 노하우들입니다. A4 1장이면 별의별 응용이 다 됩니다. 몰스킨 노트와 같은 그립감 좋은 노트에 위 아이템들을 꽂아서 활용하시면 매우 실속도 있고 편리성도 높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위 아이템들을 활용한 플래너를 기획하고 주변에 알리고 있는데 한번 시도해보시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마지막은 결국 '실천'이겠죠..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심플함'이 중요하다는거. 그래서 의외로 종이로 만드는 플래너가 효과만점입니다.

p.s 미국이나 해외에서 코비류의 시간관리법들이 얼마나 대중적인지 궁금했습니다. 제가 알려드린 위 방법들은 국내에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고 주로 영미권 사람들이 열심히 만들고 커뮤니케이션해서 업데이트를 해가더라구요. 의외로 종이를 활용한 아날로그적인 아이디어들이 많아서 오히려 신선했습니다. 저처럼 전화받고 문자주고받는 것 말고는 핸드폰도 그냥 처박아두는 사람에게는 (노트북 말고는 전자기기 안키움) 여러가지 insight를 많이 줄만한 아이디어들이네요...ㅋㅋ

  • Wentworth ()

      코비의 방식이나 앨런의 방식이나 장단점이 있습니다. 저는 그걸 실생활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적응시키느냐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저의 경우 거시적 플랜은 코비의 방식을 따르지만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선 앨런의 방식대로 유연하게 처리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이런 식으로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는 것이 결국 목표라고 봅니다. 남들이 내놓는 건 단지 일례일 뿐이죠. 남들이 정리한 노트 보고 공부 안 되는 것과 같습니다.

  • Wentworth ()

      저는 아이팟의 프로그램들로 관리하는데 조그만 기기 하나에 모든 정보를 담아넣고 다니니 편합니다. 시간이 되면 알려주는 전자기기만의 장점도 있겠구요.

  • 돌아온백수 ()

      맞습니다. 플래너를 써야 하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죠. 그냥 랩탑의 다이어리면 대부분은 무리가 없죠.

    개인의 성향인데요. 학생들 중에 숙제 내주면, 그 숙제에 필요한 툴만드는데 더 신경쓰는 사람들 있어요. 그런데, 툴을 잘 만들어서, 그쪽으로 재능을 보이면 다행인데... 숙제는 제대로 안하고, 툴만 만지작 거리는 경우가 더 많죠.

    그런 개인들이 운동 시합하러가려고, 명품 옷에 명품 장비 구하고, 준비운동 너무 열심히 하고서, 실제 시합에서는 몸 사리다가 벤치 신세 못 면하는 그런 분들이고요.

  • 푸른등선 ()

      제가 오늘 강연회에서 느낀게 그런건데요...

    플래너라는 툴을 만들어 연구하고 판매하는 사람들이 이 게임에서 가장 큰 승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들이 아니라요....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을 organize하는 습관이 들어 있지 않는 이상 이런 부분을 파고들어 소위 자기 계발, 시간관리에 관련된 시장은 계속 커가고 망하지 않을 거라는 점이었습니다...불안함을 거꾸로 마케팅에 활용하는 거죠..

  • gauss ()

      돌백님 말씀에 공감..;; 동기부여가 부족할때 저의모습이기도 하네요

  • KJS ()

      휴...돌백님 말씀에 공감하구요...그 모습이 제 모습이네요...
    흠.......

  • 돌아온백수 ()

      스티븐 코비의 업적이라면, 혁신을 개인 생활의 수준으로 끌고 왔다는 겁니다.

    주도적으로 살아라, 중요한 것을 먼저해라, 남의 얘기를 경청해라, 평소에 칼을 갈아라, 시너지를 생각하라 등등은 혁신이 방법론들이기도 합니다.

    플랭클린 플래너의 핵심은 급한것 보다 중요한것을 먼저하라는 거죠. 급한 것은 어떻게는 해내가 되어 있으니까요.

    실제로, 성공하는 사람들은 급한 것을 비서나 아래사람들에게 시키고, 자기는 골프칩니다. 그게 성공의 열쇠라는 거죠. 대부분의 보통사람들은 급한일에 치여서 인생을 낭비하고요.

  • BizEng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안그래도 요새, 플랭클린 플래너 말고 다른 것 없을까 하고 고민하던 중이었는데...잘 보고 써봐야 겠네요...^^

  • 언제나 무한도전 ()

      소외 productivity tool이라는 것을 많이들 구입해서 사용합니다.
    돈 주고 사용할 만큼 가치가 있다는 말이겠죠. 구글에서 나온 것만 잘 써도 성공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돌백님 운동 경기 예는 딱 저네요. 그럼에도 일단 연장은 좀 뽀대가 나야... ㅋㅋㅋ

  • 돌아온백수 ()

      무한도전 님//

    그게 말이죠. 만일 경기를 평가하는 사람이 있다면, 상황이 묘하게 됩니다.
    그게 대한민국 이공계의 큰 문제이기도 한데요......

    벤치에 앉아서 명품 옷 입고 있으면, 박지성이랑 동급이 될 수도 있고요.
    운동장에서 열심히 뛰다가 잘 모르는 심사관 (프리미어 경기만 주로 방송으로 봄) 에게 낙제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 ( 아무것도 모르는 공뭔이 이공인을 평가하는 ) 이, 명품 운동복 찾고 장비 찾는 상황을 알게 모르게 만들어 왔고, 유학 열풍도 결국 그런 거라고 봐요.

    대저.... 욕심이 없어야 본질을 볼 수가 있는 것인데.....
    지지리도 복이 없는 민족이라고 밖에......

  • Wentworth ()

      프랭클린 플래너는 그냥 마케팅 잘된 다이어리라고 봅니다. 스피커로 치면 Bose정도라 할까요.(Bose 스피커로 음악 듣고 있는데 이런말 하면 안되겠지만. :) )

  • 돌아온백수 ()

      Bose 는 말이죠. 마케팅 잘하기도 하지만, 사람들의 소리에 대한 환상을 깬 긍정적인 면도 있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방 자체가 울림통이란 생각을 못하고, 스피커가 크면 좋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거든요.

    문제는 스피커의 크기나 출력이 아니고 방 자체에요.

  • Wentworth ()

      음... Bose가 어떤 면에서 사람들의 환상을 깼나요? 자세히좀 가르쳐 주십시오. :)

  • Wentworth ()

      저는 Bose Companion 5를 쓰는데 사용하기 간편하고 차가운 고음이 매력적인 스피커라고 봅니다. 가상 5.1채널도 뛰어난 수준이구요.

  • 돌아온백수 ()

      스피커가 크지 않아도 좋은 소리 내는 거 말이죠.
    Bose 전시장에 가서, 전문가용 타워스피커들을 한번 시험해 보세요. 음악가들을 위한 앰프 내장 스피커인데요. 전자악기 연결해서 쓰는 겁니다.

  • 날자날자 ()

      반대로 스피커가 크면 좋다. 뭐 틀린 말은 아니것 같습니다. 단지, 보스는 작아도 큰 스피커 못지 않은 음향을 들려준다. 이거겠죠.

    AV용 스피커로는 보스가 좀 인정 받을지 몰라도 클래식으로 넘어가면 글세요.. 아무리 뛰어나도 탄노이 웨스트민스터의 명성은 불가능합니다.

    보스는 스피커 놓을 공간이 마땅치 않은 카페, 거실의 구석을 이용한 음향을 생각한다면 좋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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