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오는 극우주의의 냄새들.....징그럽다...

글쓴이
푸른등선
등록일
2006-01-12 14:25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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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naver.com/hotissue/read.php?hotissue_id=926&hotissue_item_id=11636


풍성한 역사적 경험에 대한 자료와 기억이 남아있는 최소한 지난 100여년간(어쩌면 반만년 역사 내내) 한반도에 민족적 극우주의라는 것이 뿌리내려본 경험은 아마도 없었을 것입니다. 일제시대와 분단기를 거치며 뿌리채 흔들리는 민족적 정체성을 힘겹게 유지해온 '순수하고 힘없는' 민족주의는 있었을지라도 말이지요...

늘 우리들의 시선은 밖을 향해 있었죠...소위 '선진문명'이 우리를 어떻게 바라보고 평가하는가?
그래서 백남준이나 장한나 등등의 세계적 아티스트들이 등장했을때나 박찬호가 메이져에서 불같은 광속구를 던져댈때 우리는 그토록 '세계적 한국산'이란 표현을 강조했었고 그들을 통해 시쳇말로 '므흣'한 감상과 열정에 사로잡힌 바도 있었습니다. 사실상 그들은 한국사회가 배출한 자원들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20세기가 낳은 자생적 세계최고수준의 천재는 얼핏 이창호 국수정도밖에는 떠오르지가 않는군요)

전 이것이 열등감의 일종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고 봅니다. 열강과 외세에 상처받은 고독한 민족의 자기 위안이랄까..

그랬던것이 21세기 이후를 기점으로 정치적으로는 노무현이라는 디지털기반 정치세력이 권좌에 등장하고 결정적으로 히딩크가 이끈 대한민국 축구팀이 붉은악마의 함성속에 세계 4강이라는 전대미문의 역사를 일궈냈습니다. 이것은 사실 충분히 '자생적'이라고 평가할 만한 역사적 사건이라고 봅니다. 동남아에 불어닥친 한류열풍까지 더해지면서 이러한 특이할만한 역사적 징후에 대한 한국인들의 자부심은 더욱 고양되었던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때부터인가 엄청난 인터넷 보급율에 힘입어 한국내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민족주의가 들어선게 아닌가 싶습니다. 조악한 형태로 말이지요...사실상 중국의 역사왜곡을 촌스러운 자국중심주의의 돌연변이정도로 취급하는 저의 입장에서 특히나 인터넷과 젊은 층들이 주도하는 '신애국주의' 물결은 그다지 세련되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이것을 자신감의 회복징후 정도로 평가해도 무방할 듯 싶기도 합니다. 그만큼 당해왔고 고통받았고 수난받았으니 우리스스로도 이제 어느정도는 남(소위 선진국)의 눈치 보지않고 우리것을 당당히 드러낼만한 때가되었다는 자신감이었지요...저는 이것까지는 참 만족스럽습니다.

그런데 요즘 황우석사태를 바라보며 가끔 태극기에 경례를 하며 '대한민국'을 외쳐대는 황우석 지지자들을 바라볼때는 혼란을 느끼게 됩니다. 그들에게서 극우주의의 냄새를 맡는다면 논리비약일까요?

조금 더 당황스러운것은 그들이 50대이후 연령대의 해병대전우회나 월남전 참전군인이나 이북5도민회 등등과 같은, 누구나 그려려니 할만한 '조중동식' 극우주의자들((사실 그들은 자신들이 받은 피해의 보상으로서 그러한 주장을 하는 경향이 큰만큼 애처롭지만 우리가 감싸안아야할 우리 내부의 상흔이라고 생각합니다))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누가 봐도 순수해보이고..순진해보이고..정말이지 사심없이 그들은 '민족의 이익'을 위해 거리로 나서고 있어 보인다는 점에 전 당혹스럽더군요...게다가 나름의 논리와 이해력을 자랑해 보이기까지 합니다(물론 제3자입장에선 그게 아닐 수도 있지만요)...어쩌면 자신들을  순교자의 이미지로 각인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알럽황'까페나 '한류열풍'까페를 들어가 보면서 느끼는 냄새는 제가 90년대 태백산맥과 장길산, 창작과 비평 등을 통해 다소 거칠지만 애잔하고 미세하게 느낄 수 있었던, 그래서 더욱 순수하고 열정적이었던 그런 민족주의의 그것과는 분명 달라보입니다....한마디로 징그럽고 역겹습니다.

자신감만 얻으면 선진국인줄 알았는데 '민족적' 자신감의 이면에 자리잡은 모순점에 대해 한차원 더 업그레이드 되어야할 것이 있었다는 사실은 미처 몰랐습니다. 그래서 깨닫는게 더 많은 요즘입니다.


p,s 위의 링크 기사를 보면서 느낀 잡설이었습니다.


  • 고수 ()

      더 징그럽고 역겨운 것들은 수구좌파 세력들입니다. 이들이 오히려 민족공조니 뭐니 민족을 입에 달고다니는 세력들이지요.

  • 통나무 ()

      전 오히려 과잉해석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어제 2천명이 촛불시위했다는데 황우석을 위해서건 국가를 위해서건 하고 싶으면 하는거고,
    그거 한다고 싸움걸거나 테러하는 사람들없이 인터넷상에서 지적하고 자기 생각 애기하고.

    워낙 조작 사건이 큰 사건이라 폭탄맞은 느낌은 들지만 각자 생각대로 테러없이 돌아가는 우리사회를 보면 나름대로 긍정적인것 같습니다.

    황박의 논문조작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들 대부분 그리고 황빠라는 분들도 인정을 할것이지만 지금 문제제기하는 부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우석이라는 데 있는데.

    이건 과학과는 무관한 부분인것 같습니다.
    각자 생각한대로, 자유롭게.

  • 안기영 ()

      과잉해석은 아닙니다. MBC 폐지운동 한창일 때는 일본 극우단체나 정치인이 망언하는 수준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었죠

  • 푸른등선 ()

      황우석사태만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닙니다..많은 사람들의 심리적인 기저에 알게모르게 그런 부분들이 퍼진것들이 꽤 있다고 생각합니다. 황우석사태에 대한 해법으로 이런 경향들이 굉장히 주도적으로 작용했던 것일 뿐이지요..한가지 극단적인 사례랄까요..

    어차피 행동하는 소수들이 역사를 주도하는 것이니 주목할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뭐 어차피 성장통이겠지만요..

  • 통나무 ()

      몇명 망언한다고 뭐 놀랄일 있나요.
    경기지사 격리가 애기했다 저만 병신됐죠.

    그리고 알게 모르게 국가나 내가 속한 집단이 잘되거나 그런거 인지상정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단 조절을 못하면 문제인데.

    기우뚱 하면서도 잘 조절된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 푸른등선 ()

      음...용어선택이 너무 정치적으로 민감했던거 같네요...
    극우를 정치적 우파(전통적 민족주의자)로 규정하려는 게 아니라
    흔히 서구에서 민족주의하면 '국가주의'혹은 '전체주의'의 늬앙스로
    여기는 것처럼..보통 그런현상을 '극우주의'라고 말하지 않나요? 뭐 정치철학쪽과는 관련이 없는 지라 아닐지는 모르겠네요...

    그니까 제가 말한 극우주의=나치즘=일제군국주의...의 맥락과 닿아있는 지나친 자민족중심주의...를 말하려는 것이고요..

    물론 황교수지지자들이 등가로 그런 사람들이라는 건 전혀 아니고..예를 들면 그렇다는 것입니다....한류까페처럼 인터넷상에서 들뜷는 자칭 '민족주의'열풍이 절대 21세기 한국적 민족주의가 아니라는 점이
    제 요지였습니다.....

  • 그랑블루 ()

      알럽황의 분위기는 일본 극우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제가 보는 관점은 이렇게 된 근본원인이 돈으로 모든 가치를 표현하는 우리나라 사회의 기조에 있다고 봅니다.
    황박에게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셰튼의 특허 이야기 아니면 거짓말로 밝혀진 연구성과를 돈으로 환산했을 때의 가치만 이야기 합니다. 물론 예외도 있겠지만요.
    그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듣다보면 그 돈의 일부가 자신에게 콩고물로 떨어지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기대심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과학의 상업가치화....
    물론 과학의 성과가 좋아서 돈이 된다면 좋지만 상업화를 위한 과학에 올인하는 몇몇 기사를 보면 모서리 처집니다.
    과학자가 상업적 가치를 생산하는 도구로 전락하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 Proust ()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 황당한 사태가 일어날 수 있는 토양이 이미 우리사회에 확립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우리사회가 이미 알럽황인 거죠.  워낙 사건이 웃기는 수준이어서 알럽황이 쪼그라들었지만, 우리 사회의 모습은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저 성장통이려니하고 지나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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