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애증의 시작 - DTV 전환

글쓴이
bozart
등록일
2009-10-13 06:17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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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현재 우리가 보는 혁명적인 미국의 무선 시장 움직임이 어디에서 출발했는지를 살펴보자.

1. 통신 후진국 미국

몇 년 전까지 미국은 통신의 후진국으로 주변국가들로 부터 비웃음을 사곤했다. 그 이면에는 주파수 경매에 따른 폐쇄형 네트워크 운영이 한 몫을 했다. 사업자 (캐리어) 들은 수조원을 들여 사들인 주파수를 활용해,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막아놓고 돈을 긁었다. (일 -> 한 -> 미국의 통신 시차를 알려면, text message 서비스의 시작 시기를 보면 된다) FCC는 이런 폐쇄적이고, 경직된 무선 시장을 개혁하기 위한 시도를 하게 된다.  

2. 아나로그 -> 디지탈 TV 전환

지금으로부터 5년전, 2005년 미국의 FCC는 아나로그 TV의 송신을 중단하고, 디지탈 TV로 전환하는 계획을 발표한다. 그 이면에는 spectral efficiency가 우수한 디지탈 방송표준을 선택하므로써, 방송의 질도 높이면서 그동안 방송국들이 꽤차고 있던 황금 주파수 대역을 과포화 상태인 통신용 주파수로 사용하겠다는 전략이 숨어있었다.

미국은 이 계획에 따라 우여곡절 끝에 2009년 6월에 아나로그 TV의 송신을 완전 중단했다. (정부는 기존 아나로그 TV 수신자들이 아나로그->디지탈 전환기 구입할 때 40불을 보조해주었다.)

이 사건에 중요성을 실감하고 싶다면, National Association of Broadcasters의 CEO의 다음 말을 읽어보시라.

 "DTV transition is the most significant advancement of television technology since color TV was introduced."

3. 왜 TV 주파수가 중요한가?

무선통신용 주파수는 낮을 수록 좋다. 하나의 기지국이 동일한 출력으로 커버할 수 있는 영역이 훨씬 넓고, 전파전파 특성이 우수해서 이동 중에 통신 도중 끊길 확률이 훨씬 낮다. 지금 SKT가 꿰차고 있는 Sub 1GHz (800MHz) 대역은 그야말로 황금주파수이다. 정부가 SKT가 말 안들을 때마다 들고 나오는 협박 카드가 이 주파수 대역의 회수및 재분배 방안이었다는 사실을 상기하기 바란다.

지난 반세기 동안 TV 방송국들은 이 황금 주파수를 거의 무상으로 사용해왔다. 당시에는 무선 통신이 없었으니, 무주 공산이었던 것이다. 그러다, 90년대 이후 무선통신 (셀룰라 망) 이 폭팔적으로 성장하게 되면서, 통신 분야는 극심한 주파수 기근에 시달리게 되었지만, 황금주파수인 방송 주파수는 TV에서 이미 꿰어차고 있기 때문에 손댈 수 없었다. 물론 현재도 이 주파수 대역에서의 이들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4. 전환 시나리오.

FCC는 DTV로 전환하면서 주파수 재활용을 위한 두가지 안을 제시한다.

첫째는 기존 54 MHz ~ 896MHz 까지 사용하던 방송채널을 700 MHz 아래까지 정리하고, 그 과정에서 남게 되는 700MHz ~ 800MHz의 100MHz를 경매를 통해 무선 통신용으로 재분배하는 것,

두번째는 방송에 사용되는 채널 중 지역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채널 (White Space로 정의됨) 을 통신용을 사용하는 방안이다. (이 얘기까지 하면 책 한권 나오기 때문에 여기까지만.)

FCC의 이 역사적인 결정이 잠자던 미국의 무선 시장을 깨우는 촉매제가 되었다. 미국의 움직임이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공격적이기때문에, 다른 모든 국가들이 미국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참고로 한국은 2012년 12월에 DTV 전환이 예정되어 있다.

  • 돌아온백수 ()

      버라이죤이 경매에서 블럭 C 를 먹었죠. 모바일 인터넷에 사용하리라는 예상이고요. 구글이 또 지원하겠다고 나섰지요. 오픈 인터넷, 오픈 네트워크, 안드로이드 그런 키워드로 묶으려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저런 생각을 해내는 사람들이 참 대단해 보입니다.

    저런 아이디어가 한 두 사람의 머리속에서 나오지는 않겠지만,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힌 상태에서 최적으로 보이는 해법이 도출되는 시스템이 부럽고 궁금하죠.

    4G 와이브로 밀던 스프린트가 어떻게 살아남을지 관전뽀인뜨이고, 800MHz 쥐고 있는 AT&T 의 대응도 지켜볼 일입니다.

  • bozart ()

      요 계획을 만든 사람 얘기는 담 글에 올렸구요...  요즘의 상황이 첨부터 계획된 건 아닙니다. 제 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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