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경매장 가는길
- 글쓴이
- bozart
- 등록일
- 2009-10-15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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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일본에서 빠찡꼬 관련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는데, 빠찡꼬 프로님 (?) 의 말씀이 기계 선정이 80%라고 하더라. 그만큼 사전에 치밀한 전략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회사들은 경매의 전략을 짜기 위해 심리학과나 수학과 교수들을 컨설턴트로 쓰기도 한다.  
1. Frontline Wireless
이 스토리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Frontline Wireless라는 회사다. 구글이 직접 만든 이 회사의 표면적인 설립 목적은 구글이 사려고 하는 Open Access 주파수를 이용해서 전국에 Network을 설치하는 것이다.
사실, 이 회사의 진짜 설립 목적은 Open Access에 대한 FCC 로비 활동이었다. 그래서 전직 FCC 위원장인 REED HUNT를 CEO로 앉혔는데, 그의 주요 업적이 주파수 경매를 통해 FCC 가 막대한 수익을 올리도록 한 것이다. 이 회사는 자신의 역할대로, 대외 선전과 로비활동을 수행 했고, 결국 FCC의 Open Access 결정을 이끌어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2. 경매 직전의 상황
FCC의 Open Access 결정으로부터 실행까지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특히 경매의 룰과 시기에 대해서도 수많은 얘기들이 오고 갔는데, 우여곡절 끝에 최종적으로 2008년 3월에 경매를 실시하기로 결정되었다.
황당하게도, 경매 직전인 2007년 말, 경매에 들어가겠다고 연일 떠들던, Frontline Wireless가 갑작스럽게 파산 신청을 한다. 표면적인 이유는 경매에 뛰어들기 위해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Frontline Wireless의 설립 목표가 로비 뿐이었는지, 실제 네트워크 설치까지 생각했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면밀히 계산된 전략이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3. 경매의 경과
경매라고 해도, 영화에 나오는 푯말들고 망치때리는 그런 경매를 상상하면 안된다. FCC 경매는 약 1달 정도 지속되고, 매일 그 결과들이 업데이트 된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논란이 되었던 C-block 이 가장 뜨거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첫날 누군가가 $4.6B를 비딩했다. 누가 비딩 했는지는 알려주지 않았지만, 우린 구글이 약속을 지켰다는 것을 알았다.
다음날 누군가가 $4.74를 비딩했다.
.... 어이없게도 그게 끝이었다. 그 이후 아무도 비딩을 안한 것이다.
심지어 나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동료가 메일을 보내줘서 Verizon이 먹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이게 요즘 신문에서 구굴과 손잡느니 어쩌니 하고 떠들어대는 700 MHz 주파수를 어이없이 Verizon이 떠안게 된 사연이다. 사실 Verizon뿐아니라 우린 다 속았다.
4. X 밟은 Verizon
당시 상황에서 우리는 갑작스러운 구글의 치고 빠지기 작전에, Verizon이 X 밟았고, 우리가 상상하던 자유로운 무선 네트워크는 물건너 갔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Verizon이 구글에게 완전히 "당했다"는 것이다.
지금 구글과 손잡겠다는 Verizon은 가장 극렬하게 Open, Net neutrality에 반대하던 회사다. Verizon이 FCC의 Open Access결정에 대해 반대 소송을 했다는 사실을 아는가. 그게 명백한 증거다.
당시의 정치적 상황에서 Verizon은 이 주파수로 오픈 네트워크를 만들 하등의 이유도 없고, 그냥 장롱에 쳐박아두고 못쓰게 막는 것이 최선이었다. $4B 을 쓰레기통에 쳐박고도 멀쩡하니 우리가 공룡이라고 부르는 거다.
.....
그리고 그해 가을 .... 11월 4일에 오바마가 대통령에 압도적으로 당선되면서, 모든 상황이 뒤집어 지게 된다.
다른 사람들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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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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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건 정말 무협지네요. 이번 글 타래는 소설 읽듯이 읽고 있습니다.
다음도 얼른 보여주세요. 왜 모든 상황이 뒤집어졌는지... -
돌아온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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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700MHz 에서 셀을 만드는 비용이 어림잡아서 $2B 단위라고 하니까요. 이게 버라이죤은 안테나 타워들이 있는 상태에서 저 만큼이 더 들어가는 걸로 예상을 하네요. 다른 회사들은 아마 어림도 없을 겁니다.
그러니까, $6B를 버리는 거죠. 한국돈으로 6조원이 넘는 거액입니다. 과연 어떻게 구글이 버라이죤을 설득할 수 있었을까요? 기대하셔도 될듯..... 진짜 삼국지가 따로 없다니까요. -
돌아온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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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을라나 모르겠는데, 이리듐 프로젝트라고 저궤도 위성으로 전 지구를 카버하는 통신망을 추진한적이 있습니다. 모토롤라가 물먹은 삽질의 하나인데요. 그거 예산이 저정도입니다. 그러니까, 저 금액의 크기를 어림잡을 수 있어요. 통신위성 수십개를 올릴 수 있는 금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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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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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듐 프로젝트라... 기억나요. 그게 통신위성 66개라고 되어있군요. OMG
<a href=http://en.wikipedia.org/wiki/Iridium_satellite_constellation target=_blank>http://en.wikipedia.org/wiki/Iridium_satellite_constellation</a> -
Wentwo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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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도 얼른 보여주세요. 왜 모든 상황이 뒤집어졌는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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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zart
()
상황이 왜 뒤집어졌냐고 단답형으로 물으신다면, 답은 "정권이 바뀌었다" 라고 간단히 말할 수 있겠죠.
그동안 있던 일들을 연대기 식으로 정리하고 있기 때문에, 결론까지 가려면 좀 시간이 걸립니다. 제가 이런말 하기 뭐하지만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을 겁니다.
글타래를 바꾼 후 글을 올릴 생각입니다. -
Wentwo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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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됩니다. 헌데 ml 포스트시즌 때문에 늦어지시는 게 아닐까 모르겠네요. :) 전 그럼 한국시리즈 보고 오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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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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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흥미진진하네요 정말 잘 읽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