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 우승을 보면서

글쓴이
라죵
등록일
2009-07-06 04:17
조회
6,35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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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3건

자유게시판이니까 스포츠 관련 내용 써도 괜찮겠죠.

페더러가 로딕과의 혈투끝에 정말 한끗 차이로 윔블던 우승을 했습니다.

로딕의 눈물과, 페더러의 인터뷰에 살짝 열받은 듯한 모습을 보면서 갑자기 든 생각이 있었습니다.

스포츠야 말로 Winner takes it all 하는 전형적인 현대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분야라는 것이죠.

아주 작은 차이로 인해서 우승자가 가려지고 그게 몇년 누적되다 보면 1등과 그 이하 그룹의 성적, 다른 말로 하면 돈과 명예의 차이는 안드로메다로 벌어지게 되죠.

물론 페더러가 나달을 빼고는 워낙 압도적인 성적을 거둬왔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가 잘 안맞을수도 있겠지만 최근 2년간은 그런 압도적인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네요.

그냥 스포츠 보다가 갑자기 1등이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닌게 되는 것인가 하고 살짝 기분이 안좋아져서 잡담을 올립니다.

  • Omega ()

      Winner takes all 이 현대 사회의 특징인가요?

  • 빨간거미 ()

      아무것도 아닌것의 기준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스포츠에서 2등, 3등도 잘먹고 잘 살잖아요.
    안드로메다의 차이라는 것은 심한 과장마져도 벗어가는 것 같은데요.
    도대체 어떤 스포츠에서 1등과 2등의 돈과 명예의 차이가 안드로메다인거죠 ?

  • 돌아온백수 ()

      사람은 보고싶은 것만 본다는 좋은 예가 되겠죠.
    평소에 테니스 경기 안보시죠? 혹시 테니스를 하기는 하십니까?

  • 최희규 ()

      ㅠㅠ
    얘들은 프로잖아요... 돈벌이...
    그냥 아마츄어가 즐기는 스포츠랑은 개념이 다른거죠...

  • 라죵 ()

     
    제가 글을 너무 짧게 감상적으로 썼나봅니다. 안드로메다라는 표현도 너무 과했습니다.

    현재 상위권 랭커들도 당연히 돈 잘벌고 유명하지만 20~30년 지나고 나면 페더러 같은 선수들만 기억에 남을 거 같았습니다. 경기 참관하러 온 비욘 보그나 샘프라스, 로드 레이버 같은 선수들 말이죠.

  • 돌아온백수 ()

      주위에 테니스 하시는 친구들 없습니까? 페더러 때문에 테니스 하는 사람이 몇명인지 한번 물어보시죠.

    테니스가 있고, 팬들이 있고 난 다음에 그런 선수들이 있는 거죠.
    앞뒤를 뒤집어서 자기 중심의 세계에 끼워맞추어 보는 거죠.
    그런 건 진실도 아니고, 진리도 아닙니다.

  • Dr.Evil ()

      보리가 맞습니다. 그러고 보니 베커는 요즘 모하는지...

  • 라죵 ()

      돌백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건지 둘째 댓글 보고 알겠습니다.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테니스를 즐기고 좋아하니까 페더러가 인기있고 대성할수 있었겠죠. 저도 페더러와 관계없이 테니스 치기 시작했었구요. 수천만 (혹은 더 될려나요) 골프 인구가 있으니까 타이거 우즈도 나오구요.

    제가 로딕이 간발의 차이로 아깝게 진게 못내 안타까웠나 봅니다. 프로 스포츠 경기가 사회 현실을 일부나마 보여준다고 느낀 걸 보면 말이죠.

    ps. 비욘 보그가 아니라 비외른 보리가 원래 스웨덴 발음인가 보군요.

  • 돌아온백수 ()

      로딕도 광고도 나오고 스폰서도 있어요. 로딕이나 나달이 없으면, 페더러도 프로테니스 경기도 그렇게 인기를 끌 수 없죠.

    남들이 페더러 페더러 하니까, 어쩌다 경기 한번 보고 뭔가 깨달음이 오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세상을 좀더 넓게 보려고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 라죵 ()

      페더러가 한참 독주하던 몇년동안은 저도 넋놓고 봤었습니다. 상대전적 18승 2패로 경기때마다 쉽게 이기던 로딕과 비슷비슷한 경기를 하는게 어색하더군요.

    작년 상금은 나달이 페더러보다 많겠네요.

  • 바닐라아이스크림 ()

      제가 테니스를 제법하는데요.
    어떤 대회에서 누가 이기고 지는건 관심도 없습니다.
    그냥 테니스 자체를 운동으로 즐기고, 시합을 하면 그냥 그 시합에 몰두하죠.
    스포츠의 진정한 재미는 이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죠.

  • 언제나 무한도전 ()

      제가 이기고 지는 것에 관심이 없다보니...
    골프, 테니스, 야구, 농구 등등 모든 스포츠에서 실력에 발전이 없습니다.
    그래도 기본은 하니까 끼워주기는 하는데, 재미를 위해서라도 좀 승부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적어도 보는 스포츠말고 하는 스포츠에서는...

  • bozart ()

      비행기내에서 전 게임의 중계를 봤는데요, 안타깝더군요. 그래도 로딕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고 스포츠 뉴스에 나오네요. 윔블던 최다 2위 (3회) 라구요.

    마이클 조단에 대한 헌사로 누군가 (바클리였나) 가 이런 말을 했다죠. "조단이 역사상 가장 뛰어난 운동선수인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Competitive한 선수인 것은 확실하다구요." 마지막 세트 14게임 이후에 로딕이 끊임없이 땀을 닦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최정상 선수들간에 승패를 가르는 1%의 차이가 집중력이 아닐까 합니다.

    몇 주 뒤면 브리티시 오픈 열립니다. 작년에 세르지오 가르시아가 막판 에 해링턴에서 빼앗겼을 때 생각납니다. 이 친구도 우승한 번 해야되는데...

  • 산촌 ()

      국가대항전을 빼고는 스포츠중계를 잘 보지 않는 편입니다.
    그 이유는 초반전을 보면 승패가 보인다는 것이죠.
    아마 로딕은 이미 질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거에요.

    사실 경기 내용도 중요하겠지만 승패가 보이면 재미가 없어요.
    이 경기도 팽팽한 것 같았지만 이미 승패는 갈렸다고 보았습니다.
    스포츠 중계중에서 유일하게 잘 보는 것은 축구인데요.
    이게 승패를 가름하기 어렵더라구요.
    물론 이것도 너무 실력차이가 나는 팀끼리 붙으면 안보지요.

  • 산촌 ()

      1등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는 곳이 스포츠세계 같아요.
    그건 맞는 얘기라고 생각해요. 돈을 벌고 안벌고의 문제가 아니고
    말입니다. 물론 2등이하의 상위랭커들에게도 좋은 얘기하고는
    하지만 그런 얘기조차도 1등을 빛내기 위한 얘기라고 봐야죠.
    세상 다 그런거 아니겠어요?

  • 산촌 ()

      1등과 2등의 차이는 여기서도 알수가 있는데요. 테니스에 관심이
    없는 저와 같은 사람은 페더러나 나달은 그냥 뉴스에 나오니까
    제 관심도와 관계없이 알고는 있지만 로딕이 2등을 세번이나 했다는
    소리는 여기서 처음 알게 되었거든요.
    이런 차이가 1등과 2등의 차이일텐데요. 이 차이는 아마도 클거에요.
     
    좀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이번에 우승한 사람이 페더러라는 것만
    알았지 페더러와 대결한 사람이 누군지조차 몰랐거든요.
    어제 이 얘기가 게시판에 있어서 오늘 새벽에 일부러 재방송을
    보았습니다만 다 보지 않았어도 로딕이란 사람이 지는 게임이었다고
    봐야죠.  이렇게 스포츠에서 1등과 2등의 차이는 엄청나다고 봐야
    합니다. 

  • 산촌 ()

      그나저나 테니스 얘기나오까 제가 요즘 테니스 엘보라는 병을
    얻었어요. 몸 놀리기 좋아하는 저로서는 정말 죽을 맛인데요.
    특별히 치료법이란 것도 없이 고질병이란 얘기들을 하는데
    혹시 좋은 치료법이 없을까요? 병원도 가보고 별짓을 다하고는
    있는데요. 뾰족하지는 않네요.

  • 돌아온백수 ()

      흠.... 로져 페더러 나 타이거 우즈는 그냥 일등이 아닙니다.
    로져 페더러의 15 메이져 우승은 세계 기록이죠. 샘프라스의 기록을 갱신했고요. 타이거의 14 메이져우승도 현역 최고이고, 시간 문제일뿐 잭 니클라우스의 18회 기록을 깨는 것이 거의 확실하죠.

    이 선수들은 인류가 스포츠를 계속 하는 한 기억될 역사입니다. 그냥 일등중의 한명이 아니니까, 2등들이 슬퍼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 bozart ()

      제가 하려는 말을 돌백님이 하시네요. 이 경우는 그냥 2등이 아니에요. 스포츠 캐스터가 페더러에게 져서 2등한 사람들은 역사에 남게 된 걸 감사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더구나, 페더러의 겸손과 인간성은 아주 유명하지요.

    Sport Illustrate지의 스포츠 기자의 컬럼을 읽었은 적이 있는데, "페더러여, 제발 스타답게 행동하라"는 글이었습니다. 페더러가 볼보이들을 모아놓고 피자를 사주는데, 심지어 자신도 볼보이들과 같이 어울려 먹는답니다. 어릴 적 자신도 볼보이를 했기 때문이래요.

  • bozart ()

      밥 메이라는 골프 선수가 있었습니다. 무명으로 전전하다가 부상으로 은퇴한 선수입니다. 그런데, 이 선수가 몇 년전 PGA Championship에서 타이거 우즈와 연장 혈투를 벌였습니다. 비록 2위를 했지만, 우즈 최고의 명승부의 상대역으로 역사에 남을 수 있었죠. 밥 메이가 우승했다면, 그냥 기억에서 사라져 버렸을 거에요. 작년 US Open에서 로코 메디에잇 역시 2위를 했기 때문에 영원히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겁니다. 뒷얘기를 담은 책도 나왔더군요.

    이런 경우 선수들이 경기 후 인터뷰 도중에 눈물을 흘리더라구요. 너무 정신적으로 지쳐서 승부에 대한 억울함보다는 전력을 다한 후의 허탈이 더 큰 것 같아 보였습니다.

  • 산촌 ()

      여기 본문에서 얘기된 것도 바로 그런 1등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어쩌다 한번 우승하는 사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닐꺼라는 생각이구요.
    동시대에 자신과 비슷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 없다는 것은 행운이라고
    봐야죠. 혹은 있다해도 테니스를 배우지 않았거나 말이죠.

    축구를 보면 누구나 슛장면을 자세히 보실 거에요.
    그런데 유명한 선수들의 슛타이밍이나 동작은 환상적이에요.
    정말 타고난 재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유전자를 가장 많이 가지고
    태어나는 나라는 브라질이라는 생각이구요. 정말 예술입니다.
    삼천포로 빠지나요?

  • 산촌 ()

      길게 보지는 않았지만 페더러는 정말 잘하더군요.
    기억에 남는 장면은 용어는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는데요.
    로딕이 라켓을 누이고 깍아서 공을 아주 낮게 넘겼는데요.
    그걸 페더러가 거의 무릎도 굽히지 않고 손목힘으로만 쳐서 낮게
    깔려 오는 공을 스매싱과 같은 속도로 공을 넘기는데요.
    생각지도 못하는 속도에 로딕이 손도 못대더군요. 정말 잘해요.

  • 산촌 ()

      그리고 돈 문제는 어차피 노름이거든요. 돈 걸어 놓고 노름하는 건데요.
    1등이 왕창 가져가는 것이 당연하구요.
    조금 남겨서 나머지에게 나눠주는 것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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