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없다.

글쓴이
아티엠
등록일
2009-08-28 12:14
조회
5,87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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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
댓글
11건
저는 평범한 공대 학부생입니다. 이 곳 선후배 님들께 막연하게 인생에 대한 조언을 얻고자 글을 올립니다.

학부생이다 보니 주요 관심사는 어떤 기업에 들어가느냐 어떤 직업을 갖는게 좋은가 입니다. 이전에는 막연하게 대기업에 가서 연구를 하다보면 실력을 인정받겠지 였습니다. 학사 출신도 할 일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실상은 다르더군요.

그래서 남들 다하는 취직은 하기가 싫었습니다. 무엇보다 기업에서 대체가능한 부속품이 되긴 싫습니다. 전문성도 없고, 너 아니어도 일하고 싶어하는 싱싱한 애들이 많아 하는 소리 듣고 싶지 않습니다.

무엇을 할까 한참을 서성거리다. 이것저것 기웃거립니다. 고시도 보면 좋을거 같고, 다른 괜찮은 시험들도 많습니다.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역시 불확실성이라는 발목을 잡더군요. 합격하면 가문의 영광, 실패하면 가문의 영 꽝으로 남는거죠.

남들이 다 가는 길은 의미없는 삶인거 같아 싫고, 남들이 못 가는 길은 나도 실패할 것 같다 두렵고, 이게 이십대의 자화상인가 싶더군요.

꿈이 있어서 쫓아 왔는가 하는 생각 해봅니다. 언제고 나는 꿈을 가져봤는가.

꿈이라고 해봐야 고생하시는 부모님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내 가정을 이끌 인격과 부를 갖추고, 사회에서 그 사람 참 괜찮은 친구야 하는 소리 듣는게 꿈이였는데.. 이마저도 힘든 건가요? 요새 신입으로 들어가서 받는 월급이야 뻔하고 그렇다고 큰 인상 폭이 있는 것 같지는 않고, 아무래도 자력으로 결혼도 해야 할 것 같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입니다. 희망이 없습니다.

이도 저도 아닌 상황, 삶의 중심이 없어서 인가요? 야망은 있되 그 리스크를 감내하지 못하기 때문인가요?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 돌아온백수 ()

      아들은 그 자체로 자랑스럽고요. 가정이루고 사는건 생활이죠. 그런건 꿈이라고 하지않죠.

    공자도 오십에 지천명이라 하였으니 모르겠다는 상태는 정상으로 봐야죠.
    왜 사는지 모르니까, 궁금해서 사는지도 모릅니다.

    꿈이 없기야 하겠습니까?
    실패나 실현가능성이 두려워서 감히 말하지 못하는건지도...

    옛 선현들은 먼저 사람다워져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예의를 몸에 익히거나 깨달음을 얻거나.... 그리고서 기다리면 천명을 알게 된다는 거죠. 요건 어떻게 사느냐의 문제이고요.

    꿈은 이루어 집니다. 가장 강한거이 인간의 의지입니다.

  • sang ()

      참 구구절절히 잘 쓰셨습니다. 제 20대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만, 일단은 다들 비슷한 고민을 한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네요. 한 두어가지만 말씀드리면..


    대체 가능한 부속품을 피하는 길은 아마 거의 없어보입니다. 적어도 '기능적'으로는 그런 것 같습니다. 만일 대체 불가능한 부속을 가지고 있다면 그건 경영자의 잘못이지요. 도움이 되는 글이 있습니다. <a href=http://blog.naver.com/donodonsu/100086368395 target=_blank>http://blog.naver.com/donodonsu/100086368395</a>

    자기가 결심한 것을 죽어라 노력해도 성공하기는 실패하기보다 훨씬 어렵지요. 아마 '이거다' 싶은걸 아직 못 찾으셨나봅니다. 실패도 두렵지 않은 것을 찾으십시오. 너무 이상적이어도 안되겠지요. 주변의 조언을 구하고 정보를 수집하세요.

    원글님의 꿈은 정말 저에게도 마음에 와 닿습니다만 (절대 소박한 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외부의 눈을 의식하는 것 같아 조금 안타깝습니다. 야망이 능력에 너무 큰 것은 모든 20대가 겪는 홍역이 아닐까요. 야망을 잘 다루면서 지금 나의 한걸음을 옮기는 것이 중요한 듯 합니다. 모든 가치있는 건 아주 오랜 인내와 노력을 통해 이루어지는 거니까요.

  • 훌륭한과학자가될래요 ()

      대체 가능한 부속품이라.. 저도 느낍니다. 하지만 그게 싫으면 창업을 해야 하겠죠. 그렇지만 리스크는 온전히 자신의 것이지요.

    첫술부터 부속품으로 살기도 싫다면 그건 너무 과한 욕심 아닐까요
    부속품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며 열심히 살면서 자신만의 내공을 쌓다가 어느순간 비상할 날을 꿈꾸는게 현재로서는 최선이 아닌가 생각듭니다.

    세상은 공평하더군요.. 저도 20대 꺾기는 와중에 느끼는거지만 자기가 한만큼 돌아오던데요..

  • 김민욱 ()

      저도 20대인데,, 글을 참 잘쓰시는데요?
    매일 매일 일기를 쓰시다 보면, 정리가 되지 않을까요~
    생각두 많이 하구요.
    그러다 보면, 자기만의 길이 보일거라고 생각해요.

    흠... 일단 자기가 뭘 하고 싶어하는지 알아야 되는데.
    저도 잘 몰라서 계속 생각하고 있어요 ^^

    화이팅!

  • Inverted ()

      저는 개인적으로 비슷한 고민에 빠졌을 때

    현실인식이나 미래에 도움될 책도 찾아 읽고

    많은 사람들과 건설적인 만남을 계속하면서 노력하니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살면서 조금씩 해결해 나갈수 있을거같습니다.

    이 땅의 젊은이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질문에

    '젊은 세대의 삶(세상)은 젊은이가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말을 처음에는

    못알아 들었습니다. 아마 정답이 꼭 있는 찍기식 교육만 받다보니 그랬나 봅니다 -_-

  • hayos ()

      대체되기 쉬운 인력으로 남지 않으시려면 더 많은 노력과 재능이 필요하죠....석박사 계속 해서 유능한 학자가 되서 교수가 되시거나....

    그 정도 할 자신 없으면 일단 입학만 하면 어느정도 대체되기 어렵고 따까리 레벨은 모면하는 의치전이나 로스쿨 고고싱하셔도 되고요....

    투입 대비 불안정성을 확실히 줄이고 싶으시면 고시로 고고싱 하시면 되고요......남들 가는 길 또는 세인들이 가면 좋다고 하는 길이 나쁜게 아닙니다. 다만, 그 열매가 그냥저냥 살기 괜찮은 수준이라서 그렇죠...

    박찬호, 박지성, 김연아 급의 열매를 얻기 위해서 공돌이가 할 만한 것은 사업해서 경영주가 되는 길이겠죠....뭐....대기업 다니다가 40대에 닭튀겨도 경영주이긴 하네여..ㅎㅎ

  • 노숙자 ()

     
    어렵지만 먼저 목표를 정하시구요 (정 어려우면 중간목표라도),
    직장 다니면서 준비하시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사업을 목표로 하시는 경우라면,
    자금조성이나 경험 축적, 정보 조사, 인맥 구축 같은거 말입니다.

    직장이 나를 소모품 취급한다면, 나도 직장을 어떤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거죠 ~

    하지만 직장을 최종 목적지로 삼는건 말리고 싶네요 ~ (교수나 고시라면 몰라도)

  • 아티엠 ()

      댓글을 보면서 더 근복적인 문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삶에 대한 진정한 고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좀 더 목적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부딪혀 봐야겠습니다.

    혼자서 전전긍긍하다 올린 글인데 관심과 조언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빛의혁명 ()

      저도 현재 학부생입니다.
    목표가 머 그리 대단할까요. 자기가 좋아하는거 하는것 자체가
    목표가 아닐지 생각이 듭니다.
    저도 글쓴이님처럼 미래의 불확실때문에 고민 많이 했었는데,
    한가지 생각은 "나는 멀 하든지 다 잘할꺼야, 그러면 그냥 하고 싶은거 하자," 이 생각으로 결론을 내리고 전문성을 버릴수없어서
    lab에 인문하여 지금 lab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학부성적 2.3/4.5)

  • Armstrong ()

      구구절절 옳은 말이라.... 부속품 따위라고 생각하고 직장생활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전 이 글이 내포하는 사상이 굉장히 맘에 안드는데요. 다들 좋게 보시네요? 대한민국 이공계 개 좃같고 시궁창 같죠. 하지만 고진감래라고 그 가운데서도 고통을 이겨내고 끝내 성공하신 분들이 계시지 않습니까? 인내를 모른다면 성공하기 힘들더군요. 젊은이가 가져야할건 인내가 아닐련지요?

  • 이기적人 ()

      저 또한 같은 생각을 한적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조금은 혼란스럽습니다만,

    모든 판단과 행동에는 정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자기자신만의 철학이나, 이상 같은 것들이 필요한 것 같아요.

    모든 일들은 그 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것들이 근본적인 문제해결에는 도움이 될지는 확신할수 없지만,
    짐은 덜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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