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분토론.. 아니 끝장토론... 을 보고난 느낌.

글쓴이
수험생
등록일
2003-06-06 06:26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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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험생입니다.

구차한 인사는 생략하기로 하고( 여러분들 넓은 이해심이 저를 살립니다.^^)
각설하고 본론 들어갑니다.

우선
새벽 4시가 넘어서야  끝났습니다...
정말 끝장토론.
사람 진을 쫙 빼더군요.
휴일이란 핑계가 있었지만 저는 평일과 다름없기에 지장이 있을듯 합니다.
(그래봤자 밤새는게 부지기수이지만서도)
제가 제대로 본건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중간중간 딴 곳도 보면서 한참을 기대했는데..정말 오래하더군요.
덕분에 지금 반쯤 졸면서 쓰고 있습니다.
논점이 치우쳤다거나.. 빼먹은거 많을것
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많은 분들의 리플(악성 리플도 환영~) 바랍니다.
한쪽은..교육부 차관 중심으로.. 한나라당 의원, 한국교총 한분, 모 단체 대표 한분.
다른쪽은 .. 전교조 대변인 중심으로.. 민주당 의원(중재역이었다고 함), 학부모 단체 대표 한분.

참고로 저는 몇몇 분 제외하고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는 별로 존칭을 붙이고 싶지 않습니다.
(의외로 이 대목에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먼저 진영을 살펴보겠습니다.

7명의 패널들이 열띤 공방을 펼쳤습니다만
아쉽게도.. 결론은 처음부터 나와있었습니다.
평행선은 끝까지 평행선이었고
답은 딱 하나입니다.

좀 더 대화하고 의견을 절충하자..

그런 원론적인 말은 저라도 한참 궁시렁 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가
결국 말하고자 하는 바는
각자의 주장만 이야기 했고.. 상대를 포용하는 자세는 아직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죠

논점의 가장 큰 부분은..
인권 침해 여부였습니다.
그렇다면 답은 뻔한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일 없게끔 보완하면 끝.. 당연하죠

문제는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로 인해 파생된 여러가지 문제들 줄줄 읊었습니다.
마지막엔... 상호 신뢰성에 대한 것이 나오더군요
당연히 가장 먼저 제시되어야 할것을 말입니다.
상호 신뢰 없이 대화가 될 리 없다는걸 왜 제일 나중에 언급하는지..
각자 다른 벽만 바라보고 혼잣말 하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의견에 대한 접근은 극히 일반화된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봅니다.
그정도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사항들이죠

몇가지 예를 들면,

1.교육관련 당사자들 모두의 의견을 종합한
소위 '정보화위원회' 를 구성하자는것
이것조차도.. 각자의 입장차를 보였습니다.
다만
상호 신뢰가 어느정도 이상 구축되었을 때 참여하겠다는 것이 좀 기대할 만한 것으로 보입니다.

2.각자의 근본적인 입장 고수 방침에는 변함이 없고
곁가지 정도는 '합의 가능하다, 고려해보겠다. ' 정도 입니다.
저라도 그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3.더이상 소모적인 상대 공격, 반대를 위한 반대 식의 논리는 무의미하다는 것

4.이 모습을 보는 많은 사람들이 참 걱정스러워 할 것이라는것
(정말 걱정 되더군요. 한번도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없던 저한테도 그렇게 다가오는 걸 보니 말입니다.)

뭐 이정도로 줄이겠습니다.

결과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제가 하고싶은 말은 이것입니다.
누가 잘했냐 잘못했냐를 따지기 이전에
앞으로 어떤 식으로 할것인가를 물어봐야 한다고 봅니다.
죽 지켜본 결과,
차관의 입장은 단연 확고부동입니다. 절대 잘못한게 없으니 그만 욕하라는 거죠.
이런 식이라면
아직도 정부측에서는 잘못한 것이 없다는 식으로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저번에도 비슷한 언급이었는데
'잘못했던 사람은 물러났으니 난 잘못없다.'는 논지는 더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실제로..토론 상에서도 그 부분은 다들 아예 무시하더군요
언급할 가치가 없는 부분이었다고 봅니다.
사견으로,
애초에 정책 입안 당시에  각자의 입장을 충분히 들어보고 종합적인 의견수렴을 통한 해결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 자리에서 지금같은 격렬한 토론이 오고갔다면  이렇게까지 삐딱하게 보일 리가 없겠지요
입장차이를 서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자세는 여전합니다.

그렇다고 전교조 측에서도 잘못한 점이 없는가??
딱 뭐라 말하기 그렇습니다만
지금 이 문제의 가장 큰 피해자는 학생들입니다.
학생들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 너무 큰 약점이 아닐까 싶네요.
의사 파업사태처럼.. 학생들을 볼모로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학부모가 그 다음이지요
솔직히.. 학부모나 학생들 입장에선 제도가 어떻게 되든 별 관심없습니다.
내 아이가 가장 우선시 되는 지금 사회풍조에서 보자면
손으로 서류를 만들든 컴퓨터가 다 알아서 하든
내 아이만 정당한 권리를 찾으면.. 그만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들 공감하더군요.
그러나 막상 학생을 직접 대하는 교사들 입장에서 보자면 좀 다르겠지요.
자신의 일이 되니까 말입니다. 싫어도 해야죠.
(요즘은 담임 선생님 기피현상이 있다던데..^^;)

교육의 기본 입장이 위에서 내려오는 일방 통행이 아닌 상호 협력이라는 것을 잠시 잊은 듯 합니다.
그 부분에 관해서는 정부도 핑계가 있지요
난 할만큼 다했다. 참여해달라고 한참 예고를 했고, 참가도 안한 주제에 결정된 내용가지고 왈가왈부 하지 말라는거죠.
우리나라 공무원은 아직 멀었다는 느낌이 또 들었습니다.. 슬프죠.
교육문제가 고작 이정도 수준에서 논의 될 줄 몰랐던 제가 더 놀랐지요.
교육부 차관의 말은 한마디로 '니들얘기는 시효 완성으로 인해 들어 줄 수 없다' 였습니다.
마치.. 권리위에 잠자는 자 보호해줄 가치가 없다는 식 입니다.
그러나 학생의 경우는 예외라고 봅니다.
학생은 .. 일단 미성년자겠지요
최 우선 보호대상입니다.
그 어떤 경우라도 인권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헌법에도 언론,집회,결사의 자유와 함께 교육받을 권리가 분명 있습니다.
각자 떠들 권리 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보호받아야 할 진짜 권리라는 것을 좀 등한시 한 분위기입니다.
뭐랄까. 알맹이를 뺀 껍데기 가지고 ..좋네 나쁘네 하는 느낌..

일단 토론 시간상으로 보자면
각자 입장 밝히는데 70% 이상 소요되었다고 보여지고
20% 정도는..상대의 약점 내지는 단점 부분 공략과 반박
그리고 10% 정도가 제일 중요한 합의할 만한 내용들이라고 봅니다.

토론이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토론에 앞서  상대방측 의견을 미리 충분히 듣고.. 동의할 부분은 미리 동의하고 토론에 임해야 한다고 보는데
토론장에서 지금까지의 입장을 죽~ 늘어놓는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토론에 앞서.. 진행자가 간략하게 각자 입장을 미리 소개하고
그 입장에 짧게 부연설명 하는 정도로 끝냈으면 좋았다고 보이는데
현 시점에서는 .. 앞으로도 그런 준비성은 극히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 입장 존재 자체를 무시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고 봅니다.
그게 과연 문제삼을 만한 건더기가 있느냐는것이죠.
결국 가장 중요한 것에는 10% 밖에 말 못하고
과거에는 이러이러했다.. 왜 지금 그렇게 하느냐.. 는 공방만 반복한 꼴이 되고 말았네요
너무 길게 되어서 앞부분은 잘 기억나지도 않네요.
지금 제가 중언부언 계속 하는 이유도
토론 자체가 그런 식으로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저도 명쾌한 의견피력하는 법을 배워야겠습니다.
 
이미 결론은 처음부터 나와있었습니다.
인권침해 부분은 나중에 조율하자..
지금은 내 뜻이 더 중요하다..
이렇게밖에 안보입니다.

약간의 허탈감과 함께
그동안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었던 각종 행정절차가
요즘들어 제동이 많이 걸리는 것 중에 이번 교육문제가 해당된다고 봅니다.
화물연대파업도 그렇고,

왜 예전에는 별 말 없다가 요즘들어 그럴까요?
저는 이 대목에 더 토론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기존에는 그런 종류의 문제가 없었을까요?
제가 보기엔
현 정부가..  일단 의견 자체는 무시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전에는 꺼낼 엄두도 못 냈던 .. 민감한 사항..별 치졸한 것들까지
언론에서조차 더 부추기는 느낌입니다.

명백한 잘못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측( 교육부 측) 에 마음이 기우는 이유도 그렇습니다.
그렇게라도 지적해주지 않으면
잘못을 바로잡을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소모적인 논쟁은 더이상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에
고3 여학생 한명이 교욱정책에 대한 불안감과 자신의 의견을 제시했고
그에관한 교육부 차관의 답변 중 하나가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 고3이면 NEIS 무조건 따라라.
ㅡ.ㅡ
탄식하고 싶었습니다.
아주 고압적인 자세였습니다.
애들하고 놀아주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가장 큰 피해자 중 하나였고
이유야 어쨌든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하는게 좋을꺼라는
약간의 압력처럼 느껴졌습니다.

그 학생의 입장에서 보자면
내말 안들으면 재미없는줄 알어~ 라는 것입니다.
듣기에 따라서는
단순명확한 답이 될 수 있고, 불안감을 털어내고 공부에 전념할 수도 있겠으나
제가 보기엔.. 깡패같은 논리였습니다. 너무 설득력이 없어요

사실 교육부 측에서도 고민이 많습니다.
몇몇 언급된 것 외에.. 지금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했고
특히.. 데이터베이스 구축하는거 .. 그거 보통 노력이 아니라는거 압니다.
엄청난 노가다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고생입니다.
그런 사항을 깡그리 무시당했을때 반감도 없지 않을것이고
분명..다 좋으라고 하는거라는 걸 모르는 사람 없습니다.

논점은 다시 원론으로 돌아왔네요.
문제점이 드러났으니 한번 고쳐봅시다~ 가 되네요.
학부형 단체 대표분(모자쓰신분) 의 의견이 가장 좋다고 봅니다.
사회자는 그런 원론적인것은 지금 상황에선 언급해봤자라고 하던데
결국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논의하고자 토론에 참석하는거 아니겠습니까?

원칙과 신뢰가 중시되는 사회~

누가 말했던가요?
누가 먼저 무시했던가요?
지금 단계에선.. 상대 흠집내기에 가까울 것이라 생각됩니다.
잘못된 것은 바로잡되
해당사항에 관련된 큰 잘못을 저지른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한 해명과 함께, 때로는 처벌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무조건 책임자 물러나라는 말도 설득력이 없습니다.

아..국회의원 이야기는 정치논리가 섞였다고 보기때문에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꽤 좋은 말이기도 하지만.. 너무 냄새(!)가 납니다.

특이한 것은 한국교총측 주장인데요
 '참을만큼 참았다'는 것입니다.
저는 한국교총이 어용노조에 가까운 단체인줄 알았는데.. 그렇게는 안보이더군요.
지금까지 별 의견 안내세우면 무조건 찬성으로 인식되었던 관행이
저까지 그런 선입견에 빠져들게 한 모양입니다.
너무 흑백논리에 익숙한 제 잘못입니다.
정부에 대해 많은 것을 양보하고 합의를 보는 쪽이지만
그들 나름대로 분명한 의견제시가 있고, 철학(?)도 있다고 추정됩니다.
섣부른 판단은 금물입니다.

직접 실무를 담당하시는 분들 이야기들은
이 논쟁에 주류로 끼지 못한 느낌입니다.
그냥.. 알았다.. 정도 입니다.
(조금 불쌍해보였습니다. 고생하시는데.. )

졸려서 더 이상 못쓰겠습니다.
제가 못 본 부분들 많이들 지적해주세요.
앞으로 다시는 교육문제로 이런 식의 불필요하다 시피 한 논쟁이 없기를 바라면서 이만 줄일랍니다.



  • Simon ()

      Summary Version으로 시간날 때 다시 써주세요. 님이 느끼신 요지가 궁금~

  • Simon ()

      근데 이 끝장 토론도 한 5시간 했군요. 우리 과기인 대토론회도 5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겠답니다. 중간 휴식 시간도 단 10분 이었음. <b> 좋았다는 ... 일종의 오버겠죠? </b>

  • 수험생 ()

      으휴~ 정리가 잘 안됩니다. 좀전에 일어났습니다만 제 느낌은 한마디로 '성과 없었다, 상대측 입장만 명확히 했다' 가 되겠습니다. 한치의 양보도 없더군요.

  • 지니 ()

      '끝장토론'이 두번 있었는데, 결국 평행선을 달리더군요. 토론이란 것이 합일점을 찾는 것이 목적인데, 시작하기 전의 입장만 재확인한 시간이 되고 말았으니.... 어쨌든 하다 보면 토론의 열매가 맺힐 때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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