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글쓴이
bluesjoo
등록일
2005-10-05 13:49
조회
4,13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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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
댓글
11건
몇 년동안 scieng글만 읽다가 드디어 몇 글자 적어 봅니다.

제가 대학원생활을 한것도 아득해 집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대학원 몇년째니?"라는 질문에 금방이라도 대답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손가락을 짚어가면서 년수를 세어야 하네요.
석사 2년, 1년 직장생활하다 학교에 돌아와서 지금은 박사 5년차....
8년째이군요...

그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고, 힘들었던 일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이 저의 대학원 생활중 가장 힘든 때라고 생각하고 싶네요.

박사과정으로 들어와서 연구실대표로 생활한지도 5년째, 그동안 많은 석사생이 입학과 졸업을 맞지하였고, 저는 5년동안 연구실 대표로 교수님의 일반적인 업무의 처리, 연구과제의 정산, 연구과제의 수행, 졸업논문을 위한 실험, 끝없는 학과 및 학교에서 요구하는 업무들...
너무 힘들어 지네요.

교수님은 프로젝트 수행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모든 일들이 박사과정인 저 선에서 끝이나죠. 교수님에게는 사후보고
프로젝트는 과기부, 산자부 따라 전부 정산지침이 다 다른지... 연구실 운영에서 정산까지...
제가 무슨 회계담당하기위해 박사를 진학한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장 저를 힘들게 하는 것은
교수님은 박사과정 5년차인 제가 아직 졸업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리고, 내년의 일들을 벌써 걱정하시죠. 내년도 예산에는 어느나라에서 학회가 있더라....
논문쓰고 외국에 가야하니깐, 예산배정해라는 이야기죠. 예산을 만들려면 1년이 남았는데..
그때까지 너 도망가면 안된다는 얘기인것 같습니다.

어렸을때의 꿈은 과학자이였습니다.
어렸을때의 꿈을 이루어 가는 지금, 꿈은 이루어 질지 모르지만, 행복하지는 않네요.

  • song ()

      불행히도 우리나라에서는 원본글과 같은 박사과정이 매우 많은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언제까지나 교수의 양심에 대고 말할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합리적인 시스템이 있어야 할듯 싶습니다.

    1. 이런경우 교수 연구실의 정식 연구원직원으로 채용되도록 시스템을 바꾸면 어떨까 싶습니다.

    2. 외국에서 비서제도가 아주 일반화 되어 있지만, 우리나라 대학과 연구소는 비서가 해야할 업무들을 대학원생이나 연구원들이 다 하고 있지요.

    현실적으로 단기간 근무하는 비서말고, 오래동안 근무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장기간 직장생활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정착되었으면 좋겠지만, 문제는 '돈'이지요.

  • 랄라라 ()

      모든 교수님들이 그러하진 않겠지만, 국내 교수들 대부분이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선 진학을 유인한 다음 졸업을 안 시키는 거죠.
    졸업할려면 대안책...즉, 본인을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이 나오던지.. 방법을 마련해야 하죠.
    교수님께 강력히 졸업을 어필하시기 바랍니다. 그런 교수들은 가만히 있으면 그냥 내보내 주지 않습니다.

  • 랄라라 ()

      참... 행복을 멀리 있지 않습니다.. 혹, 졸업을 한다고 하셔도 그 행복이 길지는 않을 겁니다..  저의 짧은 소견입니다.

  • 바닐라아이스크림 ()

      정말 저런 글 볼 때마다 안타깝습니다.
    아까운 인재들이 괴수들의 똘마니 생활로 인생과 귀중한 연구시간을 빼았긴다는데 개탄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언제쯤이면 교수와 학생이 주종관계를 벗어나 진정한 '사제관계'로 발전할지 걱정입니다.

  • 북극너구리 ()

      그럼 Accounting은 한국에서 대학원가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는건가요??? 농담. -_-;

  • 배성원 ()

      학생을 저지경으로 부려먹으면서 졸업이야기 나오면 '니가 아직 실력이  안됀다'고 넉살 좋게 이야기 하는 교수...... 제자 실력이 자기 실력인데...
    원래 교수가 되지 말았어야 할 사람이 되어서는 그 포지션을 주체하지 못하는 경우로 보입니다.

  • 권석준 ()

      그나마 펀드사정이 괜찮은 연구실은 비서를 고용하거나 (어떤 실험실은 전속 illustrator도 고용하여 멋진 Figure를 만드는 것도 직접 봤습니다.) 회계 담당자를 고용할 수도 있겠지만 여타 대부분의 연구실은 아직 그런 사정도 안되어 있을 뿐더러 그런 마인드도 정착되지 않아서 위글과 같은 사정을 겪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가지 희망적인 것은 근래에 교수로 임용되시는 분들중 상당수가 이런 문제를 직접 겪었거나 혹은 간접적으로 보셨기 때문에 마인드는 상당히 변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말그대로 괴수세대들이 은퇴할 10~20년 후쯤에는 더이상 박사과정 학생들이 멀티플레이어가 될 필요는 없겠죠.

  • ourdream ()

      안타깝네요. 개인적인 경험으로 한말씀 드리자면, 박사과정학생이 매우 적은 랩에서 원글님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더군요.

    회계업무를 보는 사람이 따로 없더라도, 박사과정생이 자꾸자꾸 들어오는 랩의 경우에는 졸업이 확실히 됩니다. 물론 한국대학원의 풍토상 잡일이 없지는 않지만, 원글님의 경우와는 확실히 다르죠.

    이런 일이 일어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박사과정생이 잘 들어오지도 않는 실험실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것이라고 봅니다. 교수의 자질이 모자라거나 여러가지 여건들이 모자라는 실험실 들이죠.(왜 박사과정생이 잘 안들어 오겠습니까?)

    원글님께 감히 충고한다면 슬슬 담판을 지어야만 한다고 봅니다. 끌려가서는 몇년이고 더 남아있기를 바랄겁니다.

  • 이민주 ()

      저와 같이 근무했던 병특분이 생각나네요.. 박사를 마치면 학교 연구소에서 병특을 할수있다고 괴수가 말을 하여 몇년간 몸바치고 마음 바쳤건만..

    나중에 그 병특자리에 간것은 그 괴수의 친한 학생이였고.. 몸바친 이 학생은 떨려나와.. 중소벤처업체에 자리를 잡는가 했지만..

    같은 과 선배인 그 회사 사장의 박사논문을 대필해주다가.. 논문 대필이 다 끝나니.. 회사에서 잘렸다는 ..슬픈 사연이 있지요..

    *간 당했다고 생각합니다.

  • 복수의삶 ()

      그렇게 부려먹었으면 제때 졸업시켜주거나, 졸업이 좀 늦어지더라도 확실한 곳에 자리잡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인지상정이 아닐까싶은데...
    정말 괴수라 불리는 사람들은 양심이라는 것이 없을까요?
    요즘 티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감동적인 사연을 보고도 눈물 한방울 안흘릴 만큼 인간적이지 않은걸까요?
    어느 방송에서 보았던 싸이코 패스라는 부류들인지..

  • 무도리 ()

      박사 과정중에 또 하나 배워야 하는게 있다면 스카우팅 하는 능력입니다. 위에 몇분께서 지적하셨듯이 후배가 안들어 오기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빨리 학부생이나 석사과정생들을 꼬셔와서 bluesjoo님의 자리를 메꿔놔야 빨리 졸업이 될 듯 싶네요...

    교수들도 인간인지라 학생보다는 자기 앞가림을 먼저 생각하는 교수들이 많답니다.

    우리나라 대학원은 일석 삼조 입니다. 연구 + 회계 + 인사관리까지~~

    막무가내로 졸업시켜달라고 했다가는 씨알도 안먹혀 들 뿐만 아니라 실력도 없는 X가 간댕이만 부었다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습니다...

    최대한 머리를 굴려서 현명하게 대처하십시오...

    마지막으로 요즘 새로 들어오는 신임교수들은 배운게 도둑질 뿐이라 한술 더 뜬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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