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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허숙희
등록일
2005-10-03 20:02
조회
6,531회
추천
1건
댓글
4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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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하후후 ()

      바닥은 돌덩이로 막아논거 같던데요...
    물은 천이 시작되는 곳에서 퍼 올립니다.. 무슨 강이랑 연결되고 그런건 아니구요...
    멋지던데요...
    양옆에 내노라하는 회사들 빌딩을 끼고 가운데 천이 흐르는것이 괜찮더이다

  • 好學者 ()

      청계천은 복개되기 전에도 수량이 부족한 하천이었습니다. 그래서 비가 많이 내리는 때를 제외하곤 물이 항상 부족하였다고 하는데 이번 청계천이 다시 열리면서 일정한 수량을 유지하기 위해 한강에서 물을 퍼오고 있습니다.

  • 한반도 ()

      그런데 청계천 때문에 그 인근지역의 평균온도가 좀 낮아지나요?
    어디서 들은 것 같은데...

    아무튼,
    이명박 시장도 조금은 시대를 앞서가는 듯~~~

  • 휠윈드 ()

      저 을지로 입구에서 내려서 교보문고 가면서 봤는데 이쁘더라구요.
    근데 대통령되면 서울서 부산까지 운하놓는다는 확인 안된 농담이 돌던데, 이건 좀 -_-;;

  • 돌아온백수 ()

      운하얘기는 정주영씨가 대통령 출마했을때도 나온 것 같군요. 운하는 번성했던 국가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건축물이죠.

    기술상, 환경영향등을 고려하지 않고, 그냥 운하가 있었다고 가정하면 상황이 전혀 달라지죠. 일단 해마다 반복되는 수해가 많이 줄어들었겠죠. 물류비용 뿐만아니라, 대규모 구조물들이 이동 할 수 있음으로 인해, 지금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다양한 일들이 가능했을거에요. 예를 들면, 이동식 주택이 보급되었을 수도 있고, 로컬 도로들도 지금과는 많이 다르게 뻗어 나갔을 것이구요. 무엇보다, 수상 레져 스포츠 관련된 산업이 발전했겠지요.

  • -_-; ()

      열섬 현상을 완화시킨다고 하는군요.. 벌써 다른 지역보다 3도 낮다고 하는군요... 운하 얘기는 경인운하가 와전된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 달나라 ()

      와전된게 아니고 경부운하 한다고 합니다. 청계천 보다 쉽다고 주장하던데요. 갈수기 때 물은 어디서 끌어다 쓸 것이며 중간에 댐들은 어떻게 처리할런지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대규모 운송이 가능할려면 운하의 폭과 깊이가 장난이 아닐텐데 백두대간은 어떻게 뚫고 지나갈 생각인지도 궁금하군요. 저야 건설 전문가가 아니니 그냥 저런 생각이 나네요.

  • hedonism ()

      그러고보니, 백두대간 보호법이 이미 있어서, 운하를 만드는 것이 법에 저촉될 수도 있겠습니다.

  • -_-; ()

      음.. 진짜네요...

  • 샌달한짝 ()

      운하 만들고는 망한 나라가 꽤 돼죠? 아마?

  • 통나무 ()

      청계천에 대해서는 거국적인 좀 더 심도있는 토론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옳다 그르다의 문제보다는 어떤 방향성의 문제때문에 그렇습니다.

    청계천 개통을 보면서 무슨 네바다이 당한 느낌이 들어서 그런데.
    프레시안에서 가장 강하게 글을 세개 썼는데 그중 하나는 이런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 복원된 청계천은 정확히 얘기하면 자양 취수장의 9만8000t과 도심 지하철의 지하수 2만t을 동아일보사 앞에서부터 흘려서 만든 도심 조경용 인공하천이다. 발원지에 해당하는 북한상 등 원류에 대한 복원은 비용 등의 문제로 사라진 터라 원래 청계천은 복원된 청계천 밑에 새로 깔린 하수관으로 흘러간다. 이 때문에 물의 눈으로 보면 청계천은 3층 구조를 가지고 있다. 원래 청계천, 한강과 지하수가 상류로 역류되는 물 공급관, 그리고 우리 눈에 보이는 인공하천의 3층 구조가 그것이다. 그래서 이 시설물은 세밀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인공 구조물이고 쉽게 표현하면 '수도꼭지'를 잠그면 청계천의 물은 멈출 수밖에 없다."


    원래 청계천이 복원된 청계천 밑에 새로 깔린 하수관으로 흘러들어간다면  청계천위에 도로 덮인것이나 인공수로로 덮인것이나 뭐가 다른지.

    생태니 뭐니 요란한 복원애기가 나오는데. 좀 더 정직하게 논의가 되었으면하는 바램입니다.

  • Dr.도무지 ()

      원래가 처음부터 없던 하천을 새로 파놓은 것인데... 흠...

    글쎄요... 전 저대로도 좋은것 같은데요.

    아래에 물이 또 흘러간다는 건 몰랐지만 어짜피 하수도관을 대신하던 하천이었던지라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을 거란 생각이 들구요.

    물을 어디서 어떻게 끌어 오는지 누가 정확히 아시는 분 없나요?

  • 랄라라 ()

      음.... 그럼 복원이 아니라... 새로 만든거군요.

  • 허숙희 ()

      역시 조경용 인공수로가 맞군요. 참 비싼 돈 들여서 성형수술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머 서울시내에 쾌적한 공간 조성이라는 시각으로 보면 나쁠거야 없지만  생태계/문화 복원이라는 명분을 왜 갖다 붙였는지 결국 사기를 쳤다고 볼 수 밖엔 없군요. 생태계 복원을 하려면 생태계 복원 쪽으로 확실히 진행하여 매듭짓던가 아님 조경사업이면 확실히 돈 발라서 베르사이유 궁전 앞의 호수나 벨라지오 호텔앞의 분수 정도는 만들것이지 어설프게 이도저도 아닌 인공하천이라니.. 직접 눈으로 안봐서 잘 모르겠지만 고만고만 봐 줄 만은 하지만 웬지 군부대 조경사업 같은 느낌이 드는군요. 다음 시장은 미대나 예술하는 사람이 서울시장이 됐으면 좋겠어요. 뉴욕의 모마같은거 좀 서울에도 있어 봤으면..

  • Simon ()

      한국은 한국스럽게 하는 겁니다.

    청계천 고가에서 빨간책이랑 비디오 팔면서, 더러운 먼지에 쓰레기들 모여 있는데 에서, 발담궈도 괜찮은 물 흘려 보내며, 주변 장사 잘 되면, 그걸로 족합니다. 아트는, 돈 벌어 해외 나가 구경하면 될 거고요. 조선일보 기사와, 거기 답글들이 우리의 수준이자 미래입니다.

    호암아트홀 가셔서 시원하게 냉방 쐬시면, 그게 한국판 모마 입니다.

  • 한반도 ()

      ㅎㅎ
    허숙희님 아직은 좀더 두고 지켜봐야 할것 같아요.

    지금 당장은 명분에 안맞을 지언정,
    생태계나 문화의 복원이 한 순간에 이루어질리는 만무하기에
    시간을 좀더 둬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히려 미관자체에만 신경을 썼더라면
    상대적으로 다른곳에 신경을 못쓰는 결함이 발견되어
    시민들로부터 비난만 듣지 않았을까요?

    저도 님처럼 아직 가보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나무들 정도는 많이 심어놓았으면 좋겠군요.
    다른분들의 말씀처럼,
    열섬현상을 완화시킨다고 하니 시작은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꼭 특별한 날에 맞추려는 행사성을 가진 프로젝트를
     즐기는 듯한 인상이 여전히 남아있기는 하지만요! )

  • 한반도 ()

      엊저녁엔가?
    시몬님꺼 댓글 재밌게 읽었는데,
    아침이 되니 또 사라졌더군요... -_-;;

    에잉~~ 소심쟁이...ㅋㅋ

  • -_-; ()

      제 생각에도 원래의 생태복원이라는 측면과는 거리가 있지만 새로운 도심 생태 조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인공조형물이란 것에 너무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보구요.. 서울시내에 인공조형물이라 할지라도 또는 인공 생태 공원이라 할지라고 그런게 있는게 없는 것 보다는 훨씬 낫다고 봅니다. 물론 가능하다면 자연생태를 그대로 복원했으면 좋았겠지만 청계천이 자연 그대로 복원했을 경우 물이 적고 말라있는 건천이라는 약점이 있어서 힘들지 않았을까 싶네요.. 잘은 모르지만 완전 인공형과 자연형의 절충이었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경우는 하수시설을 비롯해 설계와 관리가 더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별 관심없이 복원한다니까 하나보다 하고 있었는데 인공조형물이라니 좀 쌩뚱맞은 감이 없지 않아 있는데 없는 것보다는 나은 것 같다에 한표입니다. 사실 제가 살던 고향에도 복개천이 복원된 경우가 있었는데 그 경우는 돈이 없어 그랬는지 원래 있던 대로 뚜껑 걷어내고 조경하고 다리 놓고 그렇게 되었습니다. 지금 가보면 허름한 상가로 꽉 메워져 있던 좁은 곳이 부둣가를 향해서 뻥 뚫려있어서 정말 보기 좋습니다.

  • 통나무 ()

      제 생각에는 이명박 시장이 부리지 말아야 할 욕심을 부린것 같습니다.
    청계천이 지금 방송에 떠들어대느대로 복원이면서 생태적일려면 2년의 공사기간으로는 어림없죠.

    한 20년 플랜으로 계획잡아놓고 이명박시장은 지금 고가도로 없애고 기본물줄기만 흐르게 하고 개통식을 가지면서 이게실제적인 청계천 복원의 시작일 뿐이다. 뭐 이런식의 애기가 되어야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수표교인가도 복원에 몇백억원이 들어간다던데 이런거 예산도 그렇고 단기간에 되지도 않을 일인데. 일단 열어놓고 기념식하고 하나하나 복원해나가면서 상류물줄기 살리고 빗물을 모아 도움을 주는식의 단기적 장기적 을 복합해야 되지 않나 생각하는데 단기간에 쇼부를 쳐버리는군요.

    옳고 그름의 문제보다는 저는 그런식의 개발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당근 예전 고가도로보다 지금 인공하천이 보기는 좋습니다만 예전 고가도로는 그당시에 발전의 상징으로 그나름대로 뜻이 있었겠죠. 결국 둘다 개발위주라는 범주속에 들어가는것 같고.

    청계천을 보면 인사동이 생각납니다. 새로운 건물들 깨끗해짐. 그리고 중국산 기념품들. 도대체 돈들여 뭔가 해놨는데 이건 뭐야.

  • 수박겉핥기 ()

      사계절 겪어 보면 서서히 평가가 내려 지겠지요. 물값, 홍수 뒤 복구비 등등..    그나저나 앞으로 물절약, 에너지절약을 외쳐댈 때 청계천 밸브부터 잠그고 할지 기대됩니다.

  • 동그라미 ()

      5.8km짜리 길쭉한 인공 연못..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죠.

    다른 사이트에서 기사 퍼온거 보니까..
    청계천 아래와 양옆이 다 시멘트 옹벽이냐.. 는 질문에..
    모 관계자분이 이렇게 답변하셨더군요.

    '아니다. 양옆은 시멘트 옹벽이지만, 아래는 돌과 굵은모래가 있고, 그 아래에는 흙이 있다. 150cm아래에는 물이 새지 않도록 차수막이 설치되어 있다.''

    차수막에서 뒤집어졌습니다. ㅋㅋㅋ
    비닐장판이 맨밑에 있다는겁니다. 비닐장판이..

  • 달나라 ()

      차수막? 저도 그거 보고 좀 의아해 했는데... 저게 정확하게 뭘 말하는 지 모르겠네요.

  • 수박겉핥기 ()

      기껏 펌프질해서 흘려보내는 물이 중간에 땅 속으로 스며드는 일이 없이 끝까지 흘러가라고 해 놓은 것이죠...

  • 배성원 ()

      이명박 시장님과 그의 용감한 옛 전우들이 모여서 맨 처음 나눈 이야기가 뭐겠습니까?

    '내 임기내에 끝나겠나?'
    '문제 없심니더. 2년이믄 땡이라예'
    '그라믄 해라'

    이런거 아니겠습니까? 어떤 지자체든 사업 벌리면 단체장 자기임기내 완수되는지... 제일 관건은 그거겠지요.

    공사가 며칠 걸린다가 중요한게 아니라 준공이 되어야 할 날짜가 언제냐가 중요하겠죠. 공기단축에는 이골이 난 사람들인데...
    게다가.. 그들이 토목 공사를 해서 지금껏 만들어온 것중에 '하천'은 없었습니다. 아파트나 댐..도로. 게중 비슷한 것이 '수로'쯤? 그런 그들에게 '하천'을 만들라고 하는것은 대장장이에게 신발 삼으라고 하는것과 같죠.

    문약한 서생들이 용기가 없어서 일을 시작 못하는 것이나... 용기는 있으되 가치기준이 다른 저돌적인 사람이나... 다들 공복으로 나라일을 주무르기에는 좀 모자란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려....

    이 두 부류중에 그래도 나 드신 어르신들은 후자가 낫다고 합니다. 문약한 놈들은 나라가 팔려 나가도 문고리 붙잡고 '저놈 잡아라, 저놈 잡아라' 모기소리만하게 지껄일줄만 알 뿐... 이명박 아니었으면 지금도 청계천 그자리에 똥물만 가득했을건데 내 입맛에 안 맞다고 투정이나 부린다고 말합니다. 배고픈 놈 밥 차려주니 반찬투정 하는 꼴이라는 말이죠. 새겨볼 말입니다.

  • Dr.도무지 ()

      제가 보는 긍정적 효과는 주변 상인들의 반발은 물론 심했지만 청계천 하나 복구(?)공사 함으로써 나타난 것이 우선은 얼마가 들지 모르는 청계천 주변의 도심환경 개선공사에 대한 상인들의 의지를 움직이는데 있어서 공헌했다는 점입니다.

    정말 청계천 주변은 낮이고 밤이고 위험(?)한 지역이었지만 이제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상태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근데 웃긴건 주변 상점 간판이 하나같이 같은 모양이더군요. 시청이 혈세좀 뿌려줬나봅니다. 내버려둬도 어련히 알아서 간판 바꿀텐데... 좀 지나면 아예 업종이 바뀔 지역인데... 그 돈으로 장학금이나 만들어서 돈없어서 학교 못다니는 달동네 중고등학생들이나 구제해주지)

    몇년 지나봐야 알겠습니다만 몇 키로에 달하는 인공호수, 그것도 물이 흐르는(!) 그 것이 잘 버텨낼지...

    예전에 환경학 교수님이 이런 말씀을 하신 적 있습니다.

    "옛날에 우리나라 새마을 운동할 때 수로 정비사업 한다고 천변에 둑 쌓고, 구불구불한 물길 반듯하게 펴고 난리를 쳤다. 요즘 수해 나는데 어딘지 아냐? 바로 그지역이다. 반듯하게 펴놓으니 물이 천천히 흘러가야 하는데 급히 흘러가서 모이고, 그러다보니 범람하거나 물의 압력이 올라가서 그놈의 세멘트 발라놓은 둑이 무너져버리는 거다. 내가 수해났다고 하는데 가서 보면 옛날의 그 물줄기가 자기 자리 잡아서 졸졸 흐르고 있더라.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뭐냐? 자연이 자기 좀 그냥 댑둬 날라고 몸부림을 치고 있는거다. 해변에 해변도로 뚫는다고 둑 쌓고... 그 결과로 해변이 속부터 시커멓게 썩어가고 있다. 니들이 커서 뭐가 될지 모르지만 이런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말고 뭘 해도 자연에 가깝게 해야 한다. 결국 자연은 스스로의 모습을 항상 유지하려 한다. 생체와 마찬가지로 살아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드러날겁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면, 초반에 저도 간과했습니다만 다른 분들이 지적하신대로 친환경적으로 재 조성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1.5 미터 아래에 차수막은 정말 충격이네요.... -_-;;;; 무슨 생각인건지...

  • Simon ()

      일단은 잘 한점이 있으면, 잘 했다, 잘 했다고 다독거리고,
    자꾸 칭찬을 해주도록 해야겠죠. 보수를 하더라도 남모르게 천천히
    잘 계획해서 하도록 하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어차피 지어진 것인데, 초장부터 정치 논쟁식으로 가면 곤란하고,
    지금 만든 것 뒤치닥거리는 어차피 뒤에 올 시장과 후손의 몫입니다.
    그러므로, 소리 소문 없이, 잘 못된 거 있으면 계속 고쳐나가기 바랍니다.

  • 배성원 ()

      그래서 제 생각엔... 처음부터 친환경이니 공사기간이 20년이니... 이랬다간 시작도 못했다는 겁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이럴때 쓰라고 있는저죠.

    이제 그래도 복개상판은 뜯어낸 겁니다. 저는 서울사람은 아니지만 청계천 좋아하는 서울분들은 당대에는 그정도로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그 분수로가 어떤 형태를 띌지, 어떤 문제를 낳을지, 그 변천과정에서 과연 얼마나 친환경적이고 자연적인 청계천 본래의 모습을 찾아갈런지 지켜볼 뿐입니다.

  • 황인태 ()

      20년 까지는 아니어도, 5년 정도는 걸렸을 거라고 봅니다. 청계천 공기 단축의 비밀은 사실 상수원을 수도물로 대체한데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본다면 상수원은 가까운 한강에서 끌어다 쓰는게 손쉬운 방법일 수 있겠습니다만, 청계천의 경우 폭이 좁고 유속이 느리기 때문에 쉽게 수질이 악화될 것으로 보이며, 꼭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한강의 수질이 과히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도심을 흐르는 하천을 위해서라면 종말처리장(WWTP, 정화시설)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청계천 규모의 하천을 위한 대규모 종말처리장이라면 공사비, 유지비용, 공사기간, 부지선정 모두 머리 아픈 문제였을텐데, 이걸 한방에 처리해버린 그 수완이 놀랍기만 합니다. -,.-;;
    그러나 70년대 방식이 늘 그렇듯이 부작용을 남기죠. 식용수를 위해 정화처리된 물을 하천에 흘려 보낸다라는 걸 납득할 국민이 서울시민 외에도 많아야 할겁니다.

  • 허숙희 ()

      황인태님 상수원이 수도물이라는게 정말 사실입니까?? 그럼 일전에 수자원공사에서 서울시에 물값내라고 한 것이 한강물값이 아니라 수도물값 내라는 것이 었다는 겁니까? 도저히 믿겨지지 않아서 그러니 다시 한번 확인해 보셨음 합니다. 수도물이면 어디까지 처리된 수도물인지 아십니까? 위의 글을 슬쩍 다시 보니 자양 취수장의 9만 8천톤이라고만 나왔는데 원수를 말하는건지 모든 공정을 거치고 염소화까지 시킨 진짜" 수도물" 인지 궁금하군요. 그 엄청난 수도물을 24/7 흘려 낭비하다니.. 물부족국가라고 난리치던때는 언제고.. 환경부는 그걸 보고 가만히 있었나요? 대체 알 수 가 없는 나라군요. 아무튼 동아일보사 앞에서 물 길러 먹으면 수도물은 공짜 겠네요. 조만간 청계천 버젼 봉이 김선달이 나타날지도 모르겠군요. 밤마다 물 훔쳐 판다는.. ㅎㅎ

  • 황인태 ()

      허숙희님 확인해보았습니다. 청계천의 상수원은 성동구에 위치한 뚝도 정수장이며, 수질 평가 위원회에서 음용수 판정을 한 기사가 있는 것을 보아 음용수 처리 시설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러나 청계천에 공급하는 용수는 2급수(음용수는 1급수)라고 합니다. 뭔가 속사정이 있는 듯합니다.
    정수시설은 한국 수자원 공사와 건교부 소속입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죠.

  • Simon ()

      건설교통부면은....얘기가 점점 재미있어 지는군요.
    한국 수자원공사도 건교부 산하입니까?
    (기가 막혀...)

  • 수박겉핥기 ()

      음, 어제부터 궁금한게 하나 있는데요, 청계천에 흐르는 물의 정체에 대해 신문이나 방송에선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나보죠? 인터넷 사이트를 주로 보는 보는 저는 알고 있는 사실을, (아마도 방송이나 신문을 보시는데도) 모르시는 분이 계시다는 점이 이상하네요.

  • 과학사랑 ()

      일반 독자와 시청자의 입장에서 청개천 복원은 대단한 성공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수십만명씩 찾고 있으니까요. 신문과 방송으로서는 이들의 관심을 끄는 기사를 실으려다 보니 천편일률적으로 홍보성 기사를 내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 달나라 ()

      과학사랑님 청계천은 매일 수십만명이 찾기 이전부터 홍보성 기사였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비리가 있던, 그곳에 생계를 유지하던 서민이 자살하던 말던, 동대문에 몰아 놓은 사람들의 생계가 어떻게 되던 말던 홍보보성 기사 뿐이였고, 청계천 비리를 수사하는 것은 혹은 이면을 말하는 것은 대권주자 흠집내기로 치부한게 언론 아닌가요?. 정말로 기자들의 그런 순수한 마음(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기 때문에 거론하는)을 믿으시나요? 전직 기자분께 이런 질문 드리기 좀 뭐하지만 차라리 똥으로 메주를 쓰라고 하면 믿겠습니다.

  • 과학사랑 ()

      달나라님. 단단히 화가 나셨군요. 그러나 세상을 그렇게 나쁜 쪽으로만 볼 필요가 있을까요? 어느 분야나 원칙을 지키고 사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많은 법입니다. 그러니까 세상은 발전하는 것입니다.

  • 황인태 ()

      누워서 침뱉기이겠지만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군요. 정치인이 토목공사를 즐겨찾기에 꼭 집어넣어 놓는 이유가 있습니다.
    일본의 병폐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인데, 토목공사는 완공까지 길면 5년이지만, 그 부작용은 즉각 반응하지 않고 길면 20년 정도 걸립니다. 서방 선진국에서는 이런 부작용을 오래동안 검토하고, 중도에 취소되기도 하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계획이 서면 검토되기 전에 만들고 봅니다. 중도에 취소 그런건 없습니다.
    그 주역에는 꼭 이명박 시장같은 사람이 있고, 주변에는 홍보성 나팔을 불어대는 기자들, 부지런히 청계천 주변에 건물올리는 landlord 들이 있습니다.
    그 결과는 전국에 산재한 이용객 없는 공항, 바닷물이 왔다갔다 하는 인공호수 시화호, 멀게는 용접한 볼트 때문에 무너진 성수대교 등이 있습니다. 청계천도 그 반열에 들어서게 될지 아닐지 확신은 못하지만, 문제는 이런 불확실성을 정치인이 멋지게 이용한다는 데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미 지어진걸 어쩌겠냐.. 좋게 봐주자라는게 이명박 시장이 노린게 아니라고 대답할 수 있는지 자문해보시기 바랍니다.

  • 한반도 ()

      황인태 님//님께서 말씀하신 "따라서 이미 지어진걸 어쩌겠냐.. " 와
    제가 바라보는 "복원공사가 절실하다면 미흡하더라도 할 수 있는데 까지 해보자" 가 더 생각해 볼만 하다고 봐요.

    허나 정말 님의 말씀처럼,
    성수대교의 반열에 드는 '정도'라면
    정말 심각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찌라시 기사를 보셨는지는
     모르지만, 저는 안봤습니다. 그냥 제 생각을 말씀드려 본 겁니다.)

  • 과학사랑 ()

      황인태님이 청개천 복개가 얼마나 위험한 사업인지 잘 설명해주셨습니다. 이는 제가 간과했던 사실입니다.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러한 내용을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는 신문과 방송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 황인태 ()

      과학사랑님 청계천이 성수대교처럼 위험할껀 없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시화호와 비슷하게 유지를 할수 있느냐 없느냐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과학사랑님 말씀처럼 문제가 생기지 않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엔지니어, 공무원들이 있습니다.
    저는 청계천 복원 사업 자체에 의문을 가지는 것은 아니고, 과연 뒤에서 보이지 않게 노력하는 분들에게 2년이라는 시간(오로지 시공만)이 충분했을까라는 점이 맘에 걸립니다. 제 소견으로는 절대 불가하다라고 생각하는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제일 먼저 책임지는 사람들은 이 사람들이죠.

  • 과학사랑 ()

      경제개발을 최우선하는 논리가 지금도 내 마음속에 남아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럴듯한 말과 글로 아무리 이를 부정하려고 해도 마음이 따라주지 않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황인태님 글이 참 인상적입니다. 제가 평소에 잘 못 보는 것에 대해 참 잘 설명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통나무 ()

      배성원님이 쓰신 이부분

    "문약한 서생들이 용기가 없어서 일을 시작 못하는 것이나... 용기는 있으되 가치기준이 다른 저돌적인 사람이나... 다들 공복으로 나라일을 주무르기에는 좀 모자란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려...."

    이런식으로 보는것은 다시 박정희시대로 돌아가는시각아닌가 생각합니다.
    말만 많고 하는일없다는애기가 나오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느려도 말로 해보고 계획해보고(물론 먹고살기 급한것은 하고 나중에 고쳐야죠) 천천히 해나가야 하니 않나 하는 원론적인 생각입니다.

    청계천개발로 나는 이익을 중앙일보에서 계산한것으을 보니 전부 자산가들이 가져가고 있습니다.
    청계천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어서 그렇지만 원론적인 질문을 던지고 싶군요. 청계천에 3500억원정도의 서울시 예산을 들여 시민의 어쩌고 하는 추상적인것 빼고 알토란 같은 실제적인 이익 23조라고 홍보하는 이익이 누구에게 가는지.

    청계천이 패러다임을 바꿨네 어쩧네 하는것을 보면서 바뀐 패러다임이 뭐냐라고 묻고 싶군요.

    청계천에 대한 질문은 우리가 앞으로 바꾸어야 할 세상이 뭔냐. 그런 생각이 앞섭니다. 잘못하면 정치적으로 애기하다 끝나겠죠.

  • 통나무 ()

      이명박과 김용옥의 2년전 인터뷰기사입니다.

    <a href=http://www.munhwa.com/society/200304/29/2003042901012722234002.html target=_blank>http://www.munhwa.com/society/200304/29/2003042901012722234002.html</a>

  • 허숙희 ()

      통나무 아저씨 위에 링크한 문화일보 로그인 해야된데요.

  • 통나무 ()

      퍼왔습니다.
    이명박도 말은 대단하게 합니다. 그 말이 실행이 되길.

    <도올 김용옥기자의 이슈진단>
    ‘유교적 풍류’꿈꾸는 역사인식의 분기점
     
     
     
    김용옥기자 <a href=mailto:doholk@munhwa.co.kr>doholk@munhwa.co.kr</a> 
     
    서울에 살다보면 짜증이 잘 난다. 스트레스가 심해진다. 화가 잘 난다. 즉 서울이라는 도시가 본시 화기(火氣)가 극성(極盛)하여 이 속에 사는 사람은 콩 볶듯이 들볶이는 것이다. 더구나 청계가 개천(開川) 아닌 개천(蓋川)이 되고 난 후에는 서울 도심에선 스트레스를 풀 길이 없는 것이다. 서울의 문제는 우리 주거의 화재(家火災)라기보다는 우리 몸의 화재(身火災)인 것이다. 우리 몸이 매일매일 훨훨 불타고 있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이 훨훨 타고 있는 몸을 첨벙 담글 수 있는 푸른 개천물이 저 조흥은행본점 앞 광교다리로부터 마장동까지 꾸불꾸불 흐른다고 생각해보라! 탁 트인 공간, 푸른 녹지대, 징검다리, 아낙의 빨래터, 중간 중간에 놓여있는 낭만적인 옛 석축다리들, 거리의 악사, 소리꾼의 창과 설화(說話), 우리의 삶과 예술과 애환과 기쁨이 어우러져 살아 춤추는 생명의 공간! 생각만 해도 얼마나 시원하고 신이 나는가!

    생각해보라! 옛날에는 종로(鐘路)를 운종가(雲從街)라 불렀다. 종로는 보신각종이 매달리고 나서부터 생긴 이름이다. 왜 운종가인 줄 아는가? 서울이 자연 그대로의 지세를 유지하고 있을 때는 청계를 따라 구름이 낮게 깔리고 물안개가 서렸기 때문에 “구름 따라가는 길”이라 해서 운종가라는 이름이 붙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라! 이제 차로 메워진 종로가 다시 구름따라 걸어가는 운종가로 변할 수만 있다면?

    나는 오늘의 한성판윤 이명박(李明博)시장에게 물었다.

    ―어떻게 이렇게 기발하고 과감한 생각을 하셨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제가 건설회사 회장을 한 사람이라서 또 하나의 건설개념으로 이런 발상을 하는 것으로 오해를 하곤 합니다. 한 인간이 성장해가면서도 안경을 계속 바꿔 써야만 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계속 안경을 바꾸어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 주변의 사람들은 옛날에 썼던 안경으로만 저를 바라보는 그런 습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청계천을 복원하겠다고 생각한 것은 단순한 정치적 공약의 소재로서 채택한 것은 아닙니다. 제가 65년 고려대학교 상과대학을 졸업하고 6·3데모 주동자로 지목되어 고생고생 하던 끝에, 박대통령에게 탄원서까지 내고, 겨우 입사한 것이 현대건설이었는데, 그때 현대건설은 청계천 복개공사에 참여했습니다. 저는 바로 이 청계천을 복개한 장본인인 셈이지요. 그런데 제 손으로 이것을 다시 헐게되는 아이러니칼한 운명의 주인공이 된다는 것에 저는 기묘한 역사적 단층의 변화를 절감합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청계천을 복개하고 고가도로를 만들 때는 우리의 역사가 바로 그것을 요구했습니다. 그것은 모든 사람의 갈망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의 역사가 이것을 다시 허무는 방향으로 모든 것을 갈망하고 요구하는 그러한 새로운 시대적 패러다임 속에 들어와 있는 것입니다. 우선 청계천복원사업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연의 문제입니다. 미대사관에서는 미국시민에게 청계고가로 다니지 말 것을 직·간접적으로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세부적 실사를 통해 청계천도로가 이미 회복불능한 상태로 위험수위에 있다는 진단을 내린 것이죠.

    뿐만 아니라, 평균 60m 폭에 6m 깊이 그것이 6㎞ 뻗친 어마어마한 부피의 체적에 독가스가 가득 차있습니다. 폭발을 방지하기 위해 구멍 뚫어 이 독가스를 무작위적으로 시내로 방출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공기오염과 시민의 건강의 악화는 바로 이러한 문제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청계천의 보완이란 근본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도심하천의 복개를 다시 뜯어내고 고가도로를 헐어내는 것은 세계적인 선진도시의 새로운 추세입니다. 김선생님께서 공부하셨던 보스톤이라는 도시에서는 찰스타운(Charles Town)에서 노트엔드(North End)를 거쳐 다운타운(Down Town)으로 빠지는, 유적으로 가득 찬 고도의 도심을 가르는 고가하이웨이를 철거하고 그것을 지하로 묻고 그 위 200에이커의 면적을 거대한 초원으로 만드는 소위 비그디그(Big Dig)라는 어마어마한 대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보스톤의 비그디그는 인류근대사에 있어서 가장 대규모의 도시건설공사(the largest urban construction project in the history of the modern world)로 불리우고 있습니다. 150억 달러의 예산으로 공사가 현재 진행중이지만 훨씬 더 들어갈지도 모릅니다. 하여튼 보스톤 시민들의 어마어마한 불편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지요.”

    ―중요한 문제를 지적하셨는데 청계천복원은 또 하나의 건설공사, 또 하나의 개발공사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청계천복원은 서울이라는 도시 전체의 미래모습과 기능을 어떠한 패러다임 속에서 설계하느냐고 하는 근원적 인식론의 문제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론의 전체적 틀 속에서 이 공사를 진행해야지 그것을 하나의 로칼한 문제해결로서만 인식한다면 더 큰 환난이 닥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인식론은 단지 서울의 문제일 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미래와도 관련되는, 역사인식의 중요한 분기점이 된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언젠가 도올선생님께서 새만금 갯벌살리기 얘기를 하시면서 20세기의 물리학적 패러다임이 21세기에는 생물학적 패러다임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을 기억하는데요, 바로 근대화의 환상이 이제는 저물어가고 있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을 우리 국민 모두가 자각해야 하는 것입니다. 청계의 6㎞ 암천(暗川)은 완벽한 죽음의 세계입니다. 바로 이 죽음의 세계를 생명의 세계로 바꾸자는 것입니다. 제가 시장후보로 뛸 때였어요. 청계천 속에도 들어가보지 못하게 허락도 안해주고 그럴 땐데, 하여튼 6㎞의 암흑 속을 계속 걸어가다가 진기한 광경을 목격했어요. 복개한 곳에 구멍이 뚫린 겁니다. 큰 구멍이라면 덮었겠지만 작은 구멍이라서 보수를 안한 겁니다. 그 구멍으로 하루에 몇 시간이나 빛줄기가 비쳤다가 사라지곤 했겠습니까? 그런데 그 빛줄기 속에서 똥참외씨가 싹을 틔운 것입니다. 우리가 참외를 먹을 때 내장으로 들어간 씨가 똥물로 배출되어 시궁창으로 둥둥 떠다니다가 바로 이 한 빛줄기에 걸려 아름다웁게 발아한 것입니다. 6㎞의 암흑 속에서 제가 발견한 최초의 생명체, 감격의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그 순간 나는 이상의 ‘날개’(1936)에 나오는 한 구절을 생각했다.

    “아침결에 책보만한 해가 들었다가 오후에 손수건만해지면서 나가버린다. 해가 영영 들지않는 웃방이 내방이다. 아내가 외출만하면 나는 얼른 아랫방으로 와서 그 동쪽으로 난 들창을 열어놓고, 열어놓으면 들여비치는 볕살이 아내의 화장대를 비쳐 가지각색 병들이 아롱이지면서 찬란하게 빛나고…”

    그리고 또 다시 시대를 앞서 산 저항시인, 신동엽의 ‘서울’(1969)이라는 시구가 생각이 났다.



    초가을, 머리에 손가락 빗질하며

    남산(南山)에 올랐다.

    팔각정(八角亭)에서 장안을 굽어보다가

    갑자기 보리씨가 뿌리고 싶어졌다.

    저 고층 건물들을 갈아엎고

    그 광활한 땅에 보리를 심으면

    그 이랑이랑마다 얼마나 싱싱한

    곡식들이 사시사철 물결칠 것이랴.



    서울사람들은

    벼락이 무서워

    피뢰탑(避雷塔)을 높이 올리고 산다.



    나이는 연배지만 막역했던 나의 친구, 생각만 해도 그리운, 지금은 고인이 되어 목소리만 쟁쟁한 꽃사슴 같이 껑충했던 총각, 한창기가 생각이 난다. 그와 나는 성북동의 한옥 낙수 떨어지는 처마 끝에서 독상을 받고 물끄러미 패이는 빗줄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침묵 끝에 갑자기 한창기가 이 한마디를 던졌다.

    “도올, 난 조선왕조가 그리우이.”

    이 한마디를 시대감각을 결한 로맨티시스트들의 한담으로 치부해버리고 말 것인가? 그런데 한창기의 그 한마디는 영원히 영원히 나의 귓전에 쟁쟁하게 남아있는 그리운 명언이었다.

    나는 역사를 결코 진보하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 이러한 나의 언명을 니힐리스트의 페시미즘으로 간주해도 좋다. 그러나 나는 역사에 진보가 있다면 반드시 퇴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사는 아름답게 진보하기를 희망한다면 아름답게 퇴보할 줄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조선왕조가 오백년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검토되지 않은 진보사관의 노예들이 되어버렸다. 맹자의 일치일란(一治一亂)을, 노자의 유무상생(有無相生)을, 공자의 주감어이대(周監於二代)를, 그런 외침을 들을 수 있는 귀를 우리는 잃어버리고만 것이다.

    그렇다고 인간의 역사가 로만티시스트들의 우토포스(Utopos, 이상향)대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우토포스적 꿈의 실현에는 엄정한 현실의 대가가 요구되고, 치열한 대책이 요청되는 것이다.

    ―문제는 교통입니다. 지금 서울시민의 87%가 청계천복원을 찬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7월 1일의 공사착공은 예정대로 진행되어 마땅하리라고 봅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한목소리로 우려하는 것은 하루에 16만대가 들락거리는 차량이(고가 12만, 청계천로 4만) 일시에 중단될 경우 그 대체수단이 과연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가? 정확한 시뮬레이션을 통한 과학적인 대책이 마련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지요.

    “한번 차분히 생각해보십시오. 10만대 이상 통과하는 성수대교는 3년 8개월간 부러져 있었어도 비록 불편 겪은 사람은 많았으나 교통대란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사례로써 안위를 삼자는 의도는 추호도 없습니다. 우선 구체적인 대책을 얘기하기 전에 김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인식의 전환’이라는 문제를 다시 한번 절실하게 얘기해야 한다는 것이죠. 서울특별시에 등록되어 있는 차가 270만대, 파리의 400만대에 비해 아직도 적은 숫자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서울 차량의 가동시간이 세계에서 제일 높다는 것입니다. 도로 위에 있는 승용차가 62%나 된다는 것이죠. 그런데 더 가공스러운 통계는 이 62%의 78%가 나홀로운전(Solo Drive)이라는 것이죠. 이것은 이 지구상의 최악의 기록입니다. 김선생님과 같이 국제적 감각을 가지신 분의 상식으로 볼 때 이것이 도대체 가당한 이야기라고 보십니까?”

    그의 논의는 매우 정당하다. 내가 살던 동경의 경우, 솔로드라이브로 도심에 진입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비상식 또는 악덕에 속한다. 비교적 그러한 관념에서 자유로운 미국의 경우도 맨해튼의 도심 속으로 차를 끌고 들어간다는 것은 우인(愚人)의 치기에 속하는 일이다. 세계 어느 대도시에서든지 우리나라처럼 많은 사람이 승용차를 몰고 활보하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다시 말해서 한국인의 엉덩이에는 잘못 뿔이 난 것이다. 처음부터 자동차문명에 대한 관습의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이다.

    “일산·분당·의정부·평촌과 같은 서울의 위성도시에서 아침출근시간에만 유입되는 차량이 130만대, 낮에 들락거리는 외부차량만 해도 170만대, 게다가 서울 자체의 차량 270만대 중 20~30%가 가동되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러한 상황에서 청계고가의 차량불소통 여파를 계산해본들 그것은 무의미한 시뮬레이션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당장의 대책은 발등에 떨어진 불똥이 아닙니까?

    “솔로드라이버의 진입을 근원적으로 억제시키고 대중교통수단의 이용을 유도하는 수밖에 없겠지요. 그런데 지하철은 더 이상의 미래적 대안이 아닙니다. 지하철은 가동될수록 적자폭만 늘어납니다. 가장 효율적인 수단은 꾸리찌바시가 입증한 대로 뻐스의 활용이죠. 광화문을 중심으로 18개 축의 간선을 확립하고, 그 간선에는 중앙버스전용차로제를 도입하여 30분이면 시내로 진입할 수 있게 하고 그 간선역을 환승이 자유로운 지선으로 연결하여 도처에 갈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외부에서 진입하는 도경계에는 거대한 환승주차장을 만들고 그곳을 쇼핑몰로 만들어 복합적 기능을 담당케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4대문안으로 진입하는 통행료와 주차비용을 대거 인상하고, 가변차로제, 차등차로제, 좌회전금지, 일방통행 등 신호체계를 효율적으로 정비하는 것이죠. 꼭 아셔야 될 것은 올 1월 1일부터 런던에서는 승용차진입은 무조건 5파운드(1만원)를 지불케 하고 있습니다. 자율적으로 주유소에서 티켓을 구입하여 진입케 하고 있으나 야바위칠 경우 벌금형은 40배인 200파운드가 됩니다.”

    ―인간의 나쁜 버릇을 고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제가 답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요.”

    ―바로 불편을 조장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자율을 확립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타율을 활용하는 것이죠. 사실 교통문제는 그 해답이 명료한 것입니다. 우리 삶의 인식체계를 바꾸는 것 밖에는 없습니다. 즉 앞서 말한 서울이라는 도시의 근원적인 철학이 확립되기만 한다면, 그리고 그 철학에 60~70%의 대중이 동의하기만 한다면 그에 따른 불편은 오히려 미래의 편의를 보장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말을 하는 나부터 변해야 하는 것이죠.

    사실 나는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충분하다. 내가 서울서 주로 활용하는 교통수단은 대중교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계천복원의 최악의 사태는 그 결과가 또 다시 개발논리의 희생물이 된다는 것이죠. 복원된 청계가 또 다시 고층건물의 병풍에 둘러싸인다면 그것은 차라리 고가도로를 더 짓느니만 못한 것이 되고 말 뿐이죠.

    “서울시는 복원된 청계천주변의 층고를 엄격히 제한할 뿐 아니라 사대문 안의 전체구도를 차중심에서 사람중심으로, 즉 쾌적하게 걸을 수 있는 서울로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고궁이나 민간문화재도 살릴 수 있는 대로 살리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서울시의 새로운 문화적 인프라를 구축하고 그 인프라가 장기적으로 서울시민의 경제를 활성화시키도록 만든다는 유기적 방략이 깔려있는 것입니다.”

    ―그 문화적 인프라에 관해서는 또 하나의 거대한 담론이 필요할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 서울이 뉴욕의 뒷골목을 만드는 그런 치졸한 구상에서 완전히 해방되기를 바랍니다. 정도전이 구현하고자 했던 유교적 풍류의 뉴패러다임을 표방하는 21세기적 도시로 서울이 다시 태어나기를 갈망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청계천상인의 문제는?

    “그러한 문제도 과거의 난개발식의 축출로써 해결할 것이 아니라, 이해와 설득의 자율적 논리에 따라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명백한 사실은 청계천복원은 그 대부분이 공적자산에 관한 것이며 사유지를 강탈하는 그러한 행위가 근소하다는 것입니다. 공적환경의 변화에 따른 사적인 문제들은 기본적으로 공익의 기준에 따라 협조되어야 할 사항이며, 시정부는 이들의 문제를 그들이 스스로 풀어가도록 도와주려는 성실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습니다.”

    단종은 동대문밖 다리에서 비(妃) 송씨와 이별하고 다시 못돌아올 길을 떠나고 말았다. 그래서 영이별다리, 영도교(永渡橋)라 불렀다. 정월 대보름이면 통금이 해제되고 한성의 시민들은 밤새 12다리를 밟았다. 그리고 다리를 옮겨다니며 판소리공연을 일삼는 소리꾼들은 재미있는 일화를 수없이 남기고 있다. 가장 화려했던 수표교, 그 위에서 동운(同韻)으로 주고받은 혜풍 유득공(柳得恭)과 아정 이덕무(李德懋)의 시는 아련한 정취를 남긴다.

    向昏煙色淡將消

    微辨如紅第五橋

    橋上行人雖未識

    更堪回首望遙遙

    해저물자 연기조차 희미하게 스러져가고

    검붉은 황혼의 그림자속에 드러나는

    다섯째다리

    다리위의 저 길손 누구인지 알 수 없어

    몸 돌려 다시 보니 저 멀리 사라지네



    煖幅風穿酒力消

    쨺쨺白影是長橋

    凄迷忽作汀洲勢

    衰柳烟霜近似遙

    나부끼는 두루마기 바람드니 술기운

    사라지고

    비스름 흰 그림자 곧바로 장교로세

    처량하여 갈길 모르는데 쓸쓸코나

    졸졸졸

    서릿발 쇠잔한 버들 안개속 먼듯 먼듯

    하여라 (了)

     
     
     
    기사 게재 일자 2003/04/29    |  기사 저장 시간 14:1
     
     
    2005/10/7금 |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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