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분야와 평가기관

글쓴이
신재오
등록일
2007-02-22 22:28
조회
2,15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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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건
얼마전에 연구실 사람들과, 미국에서 포닥을 하다가 한국에 교수로 오는 사람과 저녁을 먹으면서 연구분야 정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한가지는 (미국의)어느 대학에서 교수를 뽑는데, 요즘 뜨는 분야를 전공한 사람을 뽑지를 않고, 아직 그다지 뜨는 분야는 아니지만, 가능성이 있어보이는(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분야를 전공한 사람을 교수로 뽑았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요즘 뜨고 있는 분야는 이미 유명 대학에서 연구를 많이 하고 있어서, 그쪽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을 뽑아도, 연구비를 받기가 어려워서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예 그것 보다는 앞으로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분야를 택하는 것이 연구비를 받기가 쉬울것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떤 분야가 뜬다고 하면, 누구든지 그것을 할려고 하는데, 만약에 몇년 후에 그 분야기 인기가 없어지면 그 분야에서 학위를 받은 사람은 할 일이 별로 없어지는 경우도 많이생기겠죠.
연구비를 주는 기관에서 평가를 할 능력이 있다면, 이러한 문제를 막을 수 있는데, 도대체 평가기관이 그럴 능력이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 돌아온백수 ()

      과학기술 육성의 철학이 달라서 그렇습니다.

    미국 공무원 및 정부의 가장 중요한 철학 중의 하나가 독점을 지양하는 겁니다. 당연히 연구비가 쏠리는 것을 싫어하죠. 민간에서 투자가 시작되면, 정부 지원은 줄여나갑니다.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정책은 "선택과 집중"이죠. 즉, 독점을 부추깁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찬밥은 영원한 찬밥입니다. 아무리 유행이 변해도, 한번 먹은 넘이 계속 먹습니다. 간판바꾸거나 몇명이서 돌려막기 식으로 똑 같아요.

    수도권 집중, 대기업 집중, 브랜드 좇아가기, 명품에 목매기 등등 대한민국의 토양이 원래 그래요. 가능성에는 투자 안합니다. 가능성 보다는 명함과 연줄에 투자하죠.

    즉, 대한민국에서는 유행을 놓치면 낙오입니다. 특히 교수사회는 더 심한데, 전공도 불문입니다. 학위과정에서 뭐 했는지도 불문이고, 그냥 불나방 처럼 몰려다니면서, 왕따 안되기, 낙오 안되기, 루저 안되기에 목숨거는 패거리 문화죠. 패거리 중에서도 좀 질이 나쁩니다. 치마 바람까지 부니까요. 하여간, 거의 막장 인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사색자 ()

      교수사회뿐 아니라 제가 있는 곳도 유행을 쫓는 불나방입니다. 대학과의 공조도 확실히 챙겨야합니다. 심사위원들중 많은 분들이 대학관계자들이기때문입니다. 그리고, 대학관계자분들도 저희같은 연구소와 좋은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나중에 세부위탁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서로 짜고 치는 고스톱에서는 결국 명함과 연줄이 전부인거 같습니다.

    이러다보니 긴 호흡을 가지고 뭔가를 하는 곳이 별로 없습니다. 일본의 솔라셀 연구. 한국에서는 한번 다 접었던 것을 일본에서는 십년 넘게 밀어붙였죠 (실은 그걸 끝까지 밀어줬던 일본정부 공무원사회가 더 대단합니다.). 그런 결과가 어떤지는 지금 보시면 알겁니다.

  • 돌아온백수 ()

      "선택과 집중" 아직도 부르짖죠?

    대한민국에 흘러다니는 연구비규모가 절대 작지 않습니다. 아직도 70년대 구호를 외치다니.... 한심하다고 할까....

    BK 사업으로 워크샵이다 학회참석이다 해서 수천만원씩 달러로 뿌리며 놀러다니는 모양입니다. 그렇게 한번 놀 돈이면 기초과학 하시는 분들 일년은 연구할 수 있어요.

    대한민국 괴수사회는 반전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아요. 국민들이 이제는 포기할때가 되었어요. 더이상 세금으로 된 연구비가 괴수들 주머니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야 해요. 최소한 괴수들과 경쟁 할만한, 혹은 괴수들을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을 키워야 합니다.

    NGO 과학자들이라고 할까, 하여간 새로운 힘을 키워야 합니다. 새술은 새부대에 담는것이라고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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