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게시판에 있는 의사관련글 말인데요..

글쓴이
김진구  ()
등록일
2002-02-24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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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우스개 글로 짜장면과 짬뽕을 가지고 게시판에서 싸우는 유형에 대한 글이 문득

생각나는군요. -_-;;;

 

 우리가 의사들에 대해 알아봐야 얼마나 알며.. 그리고 의사들은 우리에 대해 알면 얼마나

알겠습니까? 서로 상대방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정말 우스운 일입니다.

이공계기피 현상이 의대가 돈 많이 벌기 때문에 의대로 가는 것이라구요? 물론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거기서 중요한 것은 이공계를 기피했다는 것이 아니라 돈 때문에 의대에 간다는 것입니다.

개인에게는 선택의 자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의사같은 특수한 직업의 경우 보다 높은 윤리의식이

요구됩니다. 그들은 생명을 다루기 때문이죠. 이는 개인의 가치관이기에 그렇지 않다고 하셔도

저는 별다르게 할 말은 없습니다.

 

 그리고 이공계또한 높은 윤리의식이 요구됩니다. 세상에 있어서 높은 윤리의식이 요구되지 않는

직업이란 없습니다. 단지 그 윤리의식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을 때, 사회적인 파장이 큰 직업이

바로 의사라는 직업이죠. 우리가 파업해서 연구를 안 한다고 죽을 사람은 없습니다. (예외적인

경우가 조금 있긴 하겠지만요.) 그러나 의사들은 생명과 직결된 일을 합니다. 그들이 파업하면

살 수 있는 사람도 죽습니다. 이 세상이 아무리 살기 좋으면 뭐합니까? 살 수 있어야 할텐데요.

 

 그리고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의사들 돈 많이줘야합니다. 이 얘기는 저의 다른 글에도 있습니다.

여기에 상당수 회원분들이 의대에 대해서 부정적인 말씀을 하셨지만.. 저를 비롯해서 몇몇 분들은

의사들 돈 많이 줘야한다. 그리고 의사들과 우리는 관계없으니 더 이상 얘기하지 말자.. 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 상당수의 의사분들께서도 파업할 때, 우리가 이러는 동안에도 많은 환자들을 걱정해서

의료행위를 계속 하셨을테구요. 자성의 목소리를 보였을 것입니다. 집단 전체를 비방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에 완벽한 논리란 없습니다. 상대방 입장에서도 생각을 할 줄

알아야하지 않을까요? 인간은 자기자신에게 놀라우리만큼 관대합니다.

 

 그리고 분명히 이 사회는 우리만이 발전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이든 조화가 이루어져야겠죠.

물론 문명은 과학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진보하고 있음이 자명하지만.. 문명자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시스템이 갖춰져야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공계를 기피한 원인은 의대가 아니라... 잘못된 이공계에 대한 대우입니다.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이 있죠. 우리는 배아파하는 사돈은 혹시나 아닐까요? 물론 그들이 생명을

담보로 몹쓸 짓을 하기는 했다지만... 그들이 많은 돈을 버는 것까지 용납했다면.. 그리고 그것이

정당했다면, 그들이 그 돈을 어떻게 쓰는지는 개인의 자유입니다. 우리가 그것까지 뭐라고 할

권리는 없습니다. 외제차사건.. 룸쌀롱을가건.. 불법이 아니기만 한다면요. 누구나 세금을 많이

내고싶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외제차를 사서 세금을 적게낸다면... 그건 개인의 자유죠. 어차피

거기에 관세가 충분히 들어가 있을텐데요 뭐...

 

 애국심이 전혀 필요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너무 일정 수준이상의 애국심을 요구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치 미국처럼요... 당장 월드컵 때 두고보자.. 이런 정도의 반응밖에 보이지

못하는 수준 아닙니까? (동계올림픽 아시죠? ^^:)

 

 의사에게 필요한 것은 애국심이 아니라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학기술이 사회에 발전적으로 쓰이도록 해야한다는 윤리의식입니다. 지금 세상이 이렇게

위험해진 것은 다 과학기술자 때문 아닙니까? 핵무기며.. 각종 무기들은 다 과학기술자의 손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뭐겠습니까? 과학기술자들이 엄청난 윤리의식의 소유자들이어서 절대

무기는 만들 수 없다고 다 죽음을 각오하고 세상을 살았더라면 지금같은 세상은 없었을 것이죠.

 

 극한의 상황에 가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제아무리 똑똑하고 이성적인 사람이라도 극한에 가보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거의 극한에 다와 있는 듯 합니다.

의료계에 있으시다던 그분... 당신네들이 극한에 가있기나 해서 파업을 하셨나요? 라는 식의

질문은 하지 않겠습니다. 단지... 우리들을 조금 이해해주실 수는 없으신가요? 물론 의사님들만

우리를 이해해달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나라를 떠나면서 이 나라는 망해봐야해... 라는 자조적인

말이.. 그토록 귀에 거슬리시나요? 우리는 실력없는 사람은 퇴출되어야한다는 말은 아무렇지도

않게 씁니다. 떠나는 사람입장에서는 자신이 퇴출되었다는 느낌을 받는 것입니다. 당장 그 자신이

퇴출되는데, 난 실력이 없으니 퇴출당해도 싸..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어딨겠습니까? 하물며

실력이 없지도 않은데 말이죠. -_-;;;

 

 너네는 조국을 버리고 떠나니까 입닥치고 조용히 가라.. 이렇게 생각하시는 것이 아니길 바랍니다.

의료계는 일정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는 집단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은

교수도 아닙니다. 다들 학사/석사/박사/포닥/시간강사/연구원 등등인데, 저사람들 아무 힘 없습니다.

찍혀서 학점이 안 나온다면, 월급이 깎인다면, 짤린다면... 등등의 가정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입니다.

 

  자기자신에게 관대한만큼 남에게도 조금만 관대해질 수는 없는건가요?

 

 그리고 신문지상에 이공계 안 간다고 난리치는 것에 대해 심히 불쾌하더군요. 마치 요즈음 공부

잘 하는 애들은 영악해서 돈만 밝히기 때문에 의대에 간 것처럼 묘사하는 경우가 많아서요.

절대 개인의 선택은 비난받아서는 안 됩니다. 그들이 무슨 불법행위를 한 것도 아닌데요.

 

 그들의 선택을 존중해주기는 하지만.. 한국의 이공계현실이 심히 걱정되기는 합니다. 고등학교부터

현저히 수준낮은 교육을 받아왔기에, 대학에 들어와서 어느 정도는 수준을 낮춰야할 것이고..

학부제의 폐해로 인해, 안그래도 낮아진 수준이 한층 더 낮아진.. 그래서 대학원 이상에서는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질 듯 하네요. 우리네 시스템이 좋지 못해서 최대의 효율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특히

상위과정으로 갈수록 더 심하기에 최대한 수준을 높여서 공부를 해야할텐데 말이죠. 일단 시스템을

변화시킬 것은 변화시켜야겠지만.. 지금의 시스템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겐 적용되지 않는

문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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