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직무발명보상법 정비 [05.07.22/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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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g
등록일
2005-07-2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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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직무발명보상법 정비

지난 5년간 보상 기준을 법령에 명시하느냐를 두고 줄다리기를 해 온 발명진흥법 개정 작업이 사용자(기업)와 발명자(현장 과학기술인) 간 극적 합의 도출에 따라 정부안 확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100% 만족하기는 어렵겠으나 이해당사자인 발명자의 처지가 과학기술계의 목소리를 통해 개정안에 반영된 것은 정책 참여에 소극적이었던 과거 과학기술계의 풍토를 감안한다면 나름대로 의의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이번 개정안이 ‘정당한 보상’으로 모호하게 표현된 현행 법규에 비해서는 진일보했다는 점이다. 기존법에서는 이른바 대형 발명의 경우 법정 분쟁 외에는 해결 방법이 없었고 수익에 대한 기여를 산출하기 어려운 요소 발명은 그 가치가 곧잘 무시되어 버렸던 단점이 있었다.

 개정안의 핵심은 ‘절차적 합리성’을 갖춘 경우 민간기업에서 자율적인 규정에 의한 보상을 정당한 보상으로 본다는 점이다. 이는 일본의 법안과 유사한 것으로 직무발명과 관련한 우리나라의 법규는 일본과 매우 유사한 체계를 갖고 있어서 지난해 일본이 법 개정 작업을 마치면서 우리나라도 이를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어 왔다.

 일본이 민간 합의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한 것은 청색 발광 다이오드 기술을 개발한 발명자에 대해 기업이 거액의 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판결이 난 후 경영계를 중심으로 초대형 보상 분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자는 압박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이번 개정안에서는 승계한 직무발명의 출원 여부에 대한 결정권을 사용자 측에 부여하게 되므로 사용자 측으로서는 얻고 싶었던 것을 다 얻은 셈이다. 발명자 측인 과학기술계는 직무발명에 대한 보상기준을 높임으로써 실질적으로 성과에 기반을 둔 소득 증대, 나아가 연구 현장 사기 진작과 이공계 위기 극복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랐다.

 어쨌든 사용자와 종업원 간의 합리적 협의를 통해 보상 기준을 결정하기로 한만큼 앞으로 과학기술인들이 좀 더 직무발명과 그 권리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종업원은 협상에서 근본적인 약자이며 정보와 권한의 비대칭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정부는 중간자로서 종업원의 권익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야 비로소 대등한 협상이 가능할 것임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기업 내에서 직무발명 보상 규정을 만들 때 사용자에 의해 절차적 합리성이 가장되지 않는지 잘 지켜 보아야 할 것이다.

 현재 유명무실한 산업재산권분쟁조정위원회가 직무발명 보상 분쟁에 대한 중재 기능을 수행하고 기업의 보상규정이 합리적인지에 대한 유권해석을 내릴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해 활성화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민간 자율에 맡기는 형식인 이번 개정안은 관련 제도가 발명자에게 친화적으로 운용되지 않을 경우 독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개정 작업에는 지난 3월 소위원회 작업부터 최근의 물밑 협상에 이르기까지 특허청과 법학계 등 관계자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었다. 과학기술분야의 일원으로 개정 작업에 참여했던 필자는 법에 약한 이공계인으로서 직무발명 관련 이론과 외국 사례를 연구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쟁점이 되었던 ‘간주된 자유발명’의 개념뿐 아니라 발명자의 신고 의무 및 벌칙, 사용자의 승계여부 통지 의무, 출원 유보된 발명에 대한 보상, 비밀유지 의무 등 수많은 쟁점에 대해 어구 하나하나까지 치열한 토론과 협상을 벌인 결과 다행히 대부분 발명자 의견이 반영될 수 있었다.

 새 법규에 따라 이제 기업들은 기존 사내 직무발명 보상규정을 전면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종업원에게 불리하게 해석될 수 있는 규정을 없애고 대등하게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기업의 보상규정이 합리적 보상기준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직무발명 보상체계가 정비되어 훌륭한 발명이 늘어나면 기업은 경쟁력과 수익을 높여 좋고, 발명자는 정당한 보상을 받으니 좋은 것이다. 사상 최초로 과학기술계와 경영계 그리고 정부가 합의안을 만들었으니 후속 시행령과 제도의 정비, 사회 전반의 인식 제고 등에 모두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가치있는 발명을 행한 과학기술인이 제몫을 찾는 데 스스로의 역할이 중요해진 것은 물론이다.

◆ 박상욱 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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