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문제가 복잡해지는데..

글쓴이
avaritia
등록일
2009-07-10 00:21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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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건
시연회 관련한 여러 기사와 블로그포스트를 모니터해 봤는데요..

성능이 딸리는 것도 문제지만 더 문제인 것은... 윈도우즈랑 너무 비슷하게 '생겼네요'. 디자인/인터페이스 측면에서 너무 그대로에요.. 이름도 '윈도우구' 네요.. 단수형 뒤에 9 추가..

이렇게 되면 소스를 자체개발했다 하더라도 디자인 때문에라도 MS가 걸려고 맘먹으면 걸 수 있는 수준 같습니다. 호환 OS라고 해서 꼭 시각적 동일성이나 작동방법상의 동일성을 추구해야만 하는 것인지 질문하지 않을 수 없군요.

아마 티맥스 측의 생각으로는, 사용자들이 윈도우즈에 익숙해 있으니 호환OS로 시장을 뺐어 오려면 사용자에게 전혀 이질감이 없어야 한다고 본 듯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정말 열심히 노가다해서 윈도우즈 카피판을 만든 것에 지나지 않잖아요!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좀 그렇긴 하지만, 말레이시아 업체가 아우디를 갖다 놓고 "완전히 똑같은 차를 만들겠다. 단, 모든 설계며 부품이며 제로에서 출발한다. 지재권 침해하지 않는다" 라고 선언한 뒤 열심히 노가다를 해서 [아우다 B9] 를 만들었는데 이게 생긴건 아우디랑 거의 똑같고 성능은 매우 저질이며(제로백 24초) 안정성 꽝(시동 안걸림..) 안전성이 꽝이다 이거죠.. 특허는 침해 안했을 지언정 내외장 디자인이 너무 비슷하니 걸면 걸리고...

티맥스 윈도우구는 윈도우즈 절반~2/3 가격에 공공시장을 노리겠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대한민국 '공공' 시장의 허점을 노린 것이죠. 공공부문에서 엄청난 수의 PC와 OS를 구매하는데, 만약 공공부문에서 주로 사용하는 대충의 범용 소프트웨어-오피스, 한글, 인터넷, 동영상플레이어, 그리고 스타크래프트- 에서 대충 돌아간다는 '호환성 인정(또는 인증)' 만 받으면 "동일 기능이면 무조건 싼 것" / "토종 제품 우대" / "독점 완화" 등의 논리 때문에 실무자는 티맥스 윈도우구를 구입할 수밖에 없거든요. (비슷한 이유로 공공부문에서 한때 리눅스를 열심히 쓰자고 한 적이 있습니다만 공공부문에서 많이 쓰는 소프트웨어-예를 들면 스타크래프트-가 잘 안 돌고 무엇보다도 대한민국 전자정부 웹사이트의 그 현란한 액티브X 떡칠때문에 사용할 수가 없어서...)

일반 사용자라면 워드 파일 하나 열 때 5분 걸리고 백스페이스 5연타 먹이고 1분쯤 기다려야 글자가 지워진다면 절대절대절대 이딴 OS를 사용하지 않겠지만.... 공공부문이라면 사용할지도 모릅니다! 각종 민원이나 업무 처리 시간만 늘려 잡으면 그만이니까요.

가을이면 MS 윈도우즈7 이 나옵니다. 나와 봐야 아는 거지만 가벼워진다고 하죠.. 비스타에 실망해서 몇년째 XP를 쓰고 있는 PC유저들이 OS 업글을 벼르고 있습니다. XP의 저성능 카피본(애석하게도, 몇달이 지나 호환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리테일 버전이 나와도 이런 칭호는 바뀌기 어려울 듯 합니다)인 티맥스 윈도우구를 조금 싸다고 살 것 같지는 않군요..

티맥스는, 공공부문을 목표로 토종 PC 업체(중소기업) 한두개와 손을 잡을 것입니다. 민간은 포기하다시피 하는거죠. 토종 PC 업체에서 극단적으로 표준화된 부품(인텔제 VGA 내장 칩셋 한 종류 정도...)을 이용해서 CPU와 메모리만 바꾼 두세개 모델의 "행정전산망 표준형 PC"를 출시하면서 티맥스 윈도우구를 탑재하는거죠. 추가구입 소프트웨어로는 티맥스 또는 한컴 오피스, 기타 국산 전자문서 관련 어플. 이런 식이면 방대한 하드웨어에 대한 드라이버 지원 로드도, 소프트웨어에 대한 호환성 확보도 거의 필요 없습니다.

결국 티맥스의 전략은 일단 공공부문(학교 포함)의 조달구매로 대충 원전을 뽑고 지속적인 버전업을 위한 동력을 얻겠다는 것 같습니다.

정부에서 OS개발을 유망한 "infant industry"로 보고 손을 내밀어 줄 것이냐 (이런 사전 교감도 없이 일을 벌이진 않았겠죠?), MS가 쌍둥이OS를 단지 자체 노동이 들어갔다는 것 만으로 어쩔 수 없네 하며 가만히 팔짱 끼고 지켜보기면 할 것이냐... 만약 MS가 움직이면 한국 정부와 법원의 판단은 어떻게 될 것이냐... 참으로 큰 도박이외다.

  • 돌아온백수 ()

      80 년대에 일본이 실패한 전례가 있습니다. NEC 에서 MS-DOS 에 시장을 뺏기지 않으려고 자체 개발해서 밀다가, 일본이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힘을 못쓰게 되었죠.

    avaritia 님 예측대로 공공부문에 진출한다면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요), 이미 쑥대밭이 된 국내 IT 저변에 확인 사살하는 역할이 되겠죠.

  • 장유성 ()

      한국에서도 K-DOS 라고 MS-DOS clone을 시도했다가 망한적이 있었지요.

    Tmax의 인터페이스도 인터페이스지만...

    TmOS Kernel 자체가 POSIX (<a href=http://en.wikipedia.org/wiki/POSIX) target=_blank>http://en.wikipedia.org/wiki/POSIX)</a> 를 기준으로 자체 개발 한것이라해도 BSD 과 Linux 를 많이 "참조" 했다는 소문이 종종 들리는군요. 그 위에다가:

    Wine: <a href=http://www.winehq.org target=_blank>http://www.winehq.org</a> (API level)
    ReactOS: <a href=http://www.reactos.org target=_blank>http://www.reactos.org</a> (Device binary level)

    ..... 물론 제품이 나와봐야 정확히 말을 할 수 있겠지만.... 참고로 Wine같은 경우 Starcraft가 아니라 WoW까지도 잘 돌아갑니다.

    티멕 오피스 하고 스카우터?:

    Open Office: <a href=http://www.openoffice.org/ target=_blank>http://www.openoffice.org/</a>
    Webkit: <a href=http://webkit.org/ target=_blank>http://webkit.org/</a> (Acid 3 test에서 99점 나온 이유이지요)

    이 둘은 발표회시 슬쩍 언급하고 넘어갔으니 눈 감기로 하지요.

    오픈소스를 가져다 쓰는 것, 좋습니다. 오픈소스의 목적이자 장점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GPL, 아니 최소한의 due credit도 언급 안하면서 국내 "토종" 기술 운운 하는 것은 조금 양심학상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아직 제품자체를 발표 안했으니 (이번 한것은 기실 제품발표회가 아니였지요), 계속 주시하도록 하겠습니다만...

    같은 기간에 Palm은 Pre를 통해 WebOS, Google도 Chrome기반의 새로운 개념의 OS를 발표했습니다. "OS 개발" 이라는 개념자체가 얼마나 들린지....

  • Wentworth ()

      제로백 24초 ㅋㅋ
    과연 백까지 도달할 수 있을런지 궁금하네요.

  • 오재준 ()

      상장을 노린다는 이야기도 나오더군요
    어쨌든 모양세가 좋은 발표는 아니었던거 같습니다.

    만일 저 상태로 공공기관에 깔리고 ...
    만일 저 상태에 공공기관에 향후 납품되는 프로그램을 맞추라고 하면...
    (국산 OS를 기초로 Software산업을 운영한다는 논리를 갖고...)

    재앙일 듯 싶습니다. 확실한 사망선고가 내릴지도...

  • 철민이 ()

      저역시 그럴꺼라고 생각되는데요. 일단 발표회를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강만수 전장관부터 시작해서 귀빈들이 엄청났죠. 근데 공공기관용으로 사용한다면 그것도 엄청 문제라고 생각되네요. 만약 보안성이 허접하다면..안정성이 저정도라면.. 극단적인 예로 줄줄이 해킹당하고 다운되고 하면 개인용이면 그 피해가 개인에 국한될수 있지만 공공기관이면 어떻게 될까요... 극단적인 예지만 좀 걱정되네요.(내세금이 저렇게 새어나가는것도 물론 싫습니다.)
    마지막으로 장유성님이 말씀하신대로 아직 확실한 확인은 안됐지만 거의 오픈소스를 가져다 쓴건 확실하다고 생각되는데 거기에 대한건 은근슬적 넘어가고 100%국산기술이다라는 것만 강조하던데요. 이렇게 솔직하지 못한 기업이 만든 제품은 안봐도 뻔하다라고 생각된에요. 그리고 티맥스 사장님은 자신이 교수출신 엔지니어이면서 어찌그리 100%라는 말을 쉽게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호환성 100%..국내기술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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