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잡설 하나...

글쓴이
사색자
등록일
2004-04-02 18:18
조회
8,95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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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엔지 모 회원님과 밀월 이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자기... 나 사랑해?? *^^*)
이런저런 생각을 정리중인데... 그냥 이런 잡스러운 생각이 하나 들더군요.

한국 기업에서 인력 뽑고나서 현장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재교육이 필요하니 뭐니... 이러는데요...
영국의 잡사이트에서 하나 샘플로 뽑아온 채용공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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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will be designing ink supply components and printhead test systems.
You MUST have at least a 2i degree plus 2 years commercial experience of developing fluid handling and control systems.
In addition you must have 3D CAD experience and hands-on laboratory and mechanical workshop skills.
The career prospects are superb !!

대강 읽어보면... '이거... 신입채용은 아닌데... 경력직에 더 맞는데...' 이런 생각이 들죠.

제가 들어가는 잡사이트들 (www.jobsite.co.uk, www.totaljobs.com 등) 이 주로 에이젼시들이 채용공고를 내는 곳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fresh graduate들을 찾지는 않더군요. 여하튼, 경력직을 뽑더라도, 많은 경우 PhD 학위를 직접적으로 요구하지는 않고, 그보다는 경험/경력을 더 많이 본다는 것입니다.

뭐, 일설에는 영국에서 학위 가지고 차별하면 안된다는 그런 인식 혹은 규정이 있어서, 대부분 명시적으로 학위를 요건으로 내세우진 않는다는 소리도 들은거 같은데... 여하튼 PhD 학위는 가지고 있으면 플러스 요인은 되겠지만... 그게 전부 다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박사까지 하고 나면 입장이 참 애매해질때가 많은거 같습니다. commencial experience는 fresh graduate(학부만 마치고 취업한 경우)에 뒤지고, 실무경험은 없고...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저희 센터에서는 영국애들 박사과정으로 오는 경우보다는 외국 (타이,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온 학생들이 박사과정을 채우는 경우가 훨씬 많고요... 영국애들은 학부 졸업하고 나서 꽤 많은 수가 곧장 취업합니다.

수입면에서 봐도 박사학위 했다고 해서 이유없이 더 주는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압니다. 제가 몇번 가본 영국 회사들에는 소위 개발업체인데도 박사학위 소지자가 그리 많지 않았다는 것도 기존의 관념과 많이 달랐고... 오히려 박사까지 마친 영국인이 학부만 마치고 회사에서 주욱 경력을 쌓아온 영국인보다 더 적게 받는 경우도 많은거 같고, 그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영국애들은 별로 없는거 같더군요.


이야기가 실실 많이 새는데... (제가 좀 두서가 없어요... *^^*) 여하튼, 이야기하고자 하려던 바는...
몇군데 잡사이트를 통해 들여다본 영국의 채용 시스템이 전체적인 윤곽이라고 이야기하긴 우습겠지만, 영국 기업체들은 필요한 사람을 필요할때 적정하게 채용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은? 국내 모기업처럼 일단 박사니깐 저인망식으로 싹쓸이해 오고나서, 그리고 나서 '애를 어디에다가 써먹을까?'라고 고민하는 식은 아닐런지... 이런식으로 채용하게 되면 결국 이런 말 나오지 않을까요? '박사를 뽑아도 써먹을데가 없다...'

윤부회장의 말이 왜곡되었든 아니든 간에, '현장에 직접 써먹을만한 인력이 없다.'라는 예전부터 여기저기서 이야기는 종종 나왔었는데... 실상은 한국의 채용/인사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런지...

대학 교육에 문제가 있다/없다는 일단 접어두고서, (IMF이전에 비해서는 많이 축소된듯합니다만) 공채라는 채용시스템과 특채라는 채용 시스템에서 기업이 어떤 철학을 가지고 인력을 뽑는지를 한번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 싶네요. 기업입장에서는 나름대로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채용을 했는데 써먹을데가 없다... 라면 할 말이 없지만서두... 일단 우루루 뽑고나서 써먹을데가 없다...라고 한다면... 뭔가 잘못된거겠죠.


위의 생각들은, 영국의 몇몇 업체들과 그리고 한국의 몇몇 업체들과 잡인터뷰를 하고 나서 든 생각입니다. 한국도 나름대로 열심히 합니다만, 영국 기업에서 가진 잡인터뷰와는 한국에서 가진 인터뷰와는 많이 성격이 다른거 같아서요.

뭐, 개인적으로는 'What makes you? What drives you? What's your weakness?' 같은 질문들은 개 풀뜯어먹는 질문으로 들려서 영국식 인터뷰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만...  저런 질문은 한국말로 해도 제대로 답을 하기가 힘든데... 영어로 버벅대면서 답변할려니... 으아, 차라리 딴 질문을 하란 말이야~ 하고 속으로 많이 외쳤습니다... *^^*
  • JHC ()

      영국이 아닌 미국에 있는 제 회사도 업무를 위한 재교육같은 것은 없습니다. 회사마다 모두 다르긴 하겠지만 최소한 제가 다니는 회사는 자기 일하는 분야와 관련된 workshop같은데나 보내줄까 뭘 구체적으로 가르쳐주는건 아닙니다. 첨부터 자리에 맞는 지식을 갖춘 사람을 뽑습니다. 그러다보니 주어진 업무에 완전 초짜는 거의 들어올 가망이 없습니다. 최소한 PhD과정에서 관련 지식을 습득한 사람이거나 다른 회사에서 인턴사원이라도 몇 년 했다던가 아니면 우리회사에서 인턴사원으로 일하면서 인정을 받은 사람만 뽑습니다.

    S사 같은 경우도 이런 식으로 하면 될것을 사색자님 말씀대로 아무나 뽑아놓고 재교육해야 한다고 불평불만만 많은것 같습니다.

  • 쉼업 ()

      아무나 뽑는게 아니었죠. 명문대아니면 외국학위자 이것이 원인 아니겠습니까. 여기에 이유가 없는 건 맞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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