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관리직무 관련 질문입니다.

글쓴이
블라블라
등록일
2015-07-19 18:00
조회
13,85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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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건
안녕하세요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취준을 하고 있는 26살 남학생입니다.
바쁘게 취업을 준비하다가 상반기 공채가 거의 끝나가는 지금의 상황에서 궁금한 점이 생겨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저는 그동안 품질관리의 직무로만 대기업들에 지원을 했었고 3번의 면접에서 모두 탈락했고 현재 1곳에서 발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선 취직에 성공하고 고민해도 될꺼라는 생각도 들지만 조금 한가해지다보니 이런 고민이 듭니다.

1. 현재 자동차와 반도체 업종에 지원중입니다. 하드웨어를 주로 상대하는 품질엔지니어로 입사하여 SW 능력이 필요할까요? 필요하다면 어떻게 그 능력을 사용하는지, 혹은 어떤식으로 도움이 될 지 궁금합니다.

2. 솔직히 그동안 일부 선배들을 보며 막연하게 품질직무로 마음을 먹었고 지원을 하고 있는데 , 품질 직무를 수행하면서 느낄 수 있는 보람 같은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자동차 히터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의 품질부서에서 인턴생활을 했지만 고객사들을 상대하고 대처하는 것이 대부분의 업무라고 스스로 판단을 한 상태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떠한 답변이라도 감사히 듣겠습니다.

  • 뚱마라치 ()

      품질 분야에서의 SW 능력이라면 아무래도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품질 시스템에 대한 이해라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기업체에서 품질 부서가 존재하는 가장 궁극적인 목적은 고객 만족입니다. 부품업체의 경우 완성차 업체가 밥줄이 달린 주 고객이기 때문에, 이미 인턴생활을 통해 경험하셨듯이 최우선적으로는 고객인 완성차 업체들을 상대하고 대처하는 커뮤니케이션이 주 업무일 수 밖에 없습니다. 고객의 요구사항이라는 것은 객관적이기 보다는 주관적인 경우가 많지만, 이를 잘 대응해 주어야 하는 것이 공급자로서의 경쟁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쉽지 않지요. 물론 여기서 완성차와 부품 업체간의 갑을관계의 고충도 나오기 마련이고요.

    그렇다고 완성차 업체의 품질 부서라고 무조건 갑이고 좋은것도 아니에요. 차라리 부품업체는 자기들 부품만 만들어서 완성차 업체에 납품만 잘 해주면 그만이지만, 이쪽은 더더욱 까다롭고 무서운 개인 소비자들을 직접 상대하고 관리해야 하기에 그야말로 치열한 분위기 입니다. 특히 완성품의 품질과 신뢰성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 상당한 공을 들여야 하지만, 조금만 방심하다보면 돌이킬 수 없는 것은 한 순간 입니다. 현기차가 그동안 내수시장의 안티 문화에 거의 무관심으로 있다가 내수 점유율이 서서히 낮아지니 아차싶었는지 최근에 와서 뒤늦게 대응하느라 부랴부랴 애를 쓰지만 별 진척이 없는 형국도 이와 마찬가지라 보시면 됩니다.

    이들과는 별개로 품질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 중요합니다. 본인이 처리하는 업무가 어떤 프로세스로 진행되고 품질에 문제가 있을 경우 시스템상에서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를 빨리 알아내야 하는 것이 핵심이니까요. 품질 문제의 원인이 공정상에서 비롯된 것인지, 설계상의 오류에서 비롯되었는지 아니면 기타 다른 요인에서 비롯된 것인지 분석하기 위해서는 관련 시스템을 꿰고 있어야 합니다. 결국 경영시스템을 포함한 기업의 전체적인 흐름을 꿰고 있어야 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하죠.

    품질 직무를 하면서 보람이라고 할 것 보다는 소명이라고 거창하게 이야기 해 보자면 기업 시스템에서의 경찰과 같은 존재라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경찰의 주 임무가 치안과 질서유지를 통한 사회안정이듯이, 품질 직무 역시 기업 내규를 바탕으로 가치흐름상의 질서를 유지시키면서 기업이 안정적인 운영을 할 수 있게끔 돕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업무 성향상 타협보다는 원칙을 중시하는 경우가 많고, 그만큼 타부서와 음으로 양으로 지지고 볶는 곳이기도 합니다. 기업 내부에서 품질부서가 소위 갑으로 군림한다는 평가도 최근 들어서 품질경영이 강조된 측면도 물론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경찰이 존재하기에 쉽게 법규를 어기지 못하는 심리와 비슷한 이치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 블라블라 ()

      뚱마라치님/ 뚱마라치님 매번 성실하게 답변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품질부서로 꾸준히 지원을 했지만 최종 결과가 별로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고민을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쉽게 생각했을 때의 SW능력이라면 코딩이 들어간 프로그래밍 능력만을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뚱마라치님께서 답변해주신 것 처럼 시스템 전체에 대한 이해 역시 그와 비슷하지만 직무수행에 더 중요한 능력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경찰에 비유를 해주신 것 정말 가장 와닿게 느껴집니다... 무엇보다 쉽게쉽게 설명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뚱마라치 ()

      블라블라// 제가 성실히 답변하는 이유는 그냥 이게 하나의 취미라서 그렇습니다. 해외에서 있다보니 딱히 모국어를 많이 쓸 일도 없어서 이런식으로 종종 풀곤 하지요. 저의 설명이 쉽게 느껴지시다니 제가 글을 못 쓴건 아닌거 같아 다행입니다.

    품질 관련 소프트웨어 소양이라면 자동차 쪽은 SAP 같은 ERP 시스템을 배우셔야 하는데 이건 관련 기업에서 종사하는 경우가 아니면 사실상 배우기 힘듭니다. 그 밖에는 Minitab이나 Q-DAS 같은 품질통계 소프트웨어, 그리고 MS 오피스에 있는 엑셀과 엑세스, 특히 VBA 프로그래밍은 꼭 품질 분야가 아니더라도 실무에서 꽤 유용할 듯 합니다.

    저 역시 이 분야를 제대로 알고 진입하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와 고난을 겪곤 했습니다. 취업 준비때 부터 품질 분야에 대한 애착이 많으신 만큼 지금은 비록 어려울지라도 앞으로 좋은 결과가 오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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