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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님들의 주변분들을 빌어 제 공학 전공 성향좀 판단 부탁드릴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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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트리 작성일2014-06-28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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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5살 기계과 남학생입니다. 8-9%정도 학생들 모여있는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현직에 계시는 분들중에, 혹시 주변에 저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이 있으면 '그런 사람들은 대략 어떻더라' 판단하고 계신것이 있으시면 알고싶어 글을 씁니다. 다 열어놓고
진로탐색 중이라 가감없이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 문단 첨언하자면, 남의 기대에 맞춰 살게끔 세뇌되어 살아오다가 고3때 노이로제로 몇 년 고생하고 이제 좀 안정을 찾은 학생입니다. 전 제가 공부하는 걸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호불호 마저 사실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내가 그저 잘해서 인정받고 싶은 것을 좋아하는 것으로 착각하며' 살아왔었습니다. 고1때 1%에서 고2때 5% 고3땐 병으로 8~20%까지 왔다갔다 했습니다. 공부가 미덕인줄 알고 광적으로 했으나
장기적인 플랜을 계획/수행하는 걸 잘 못해서 내신만 서울대 문턱까지 갈 정도로 했는데 결국 서울대도 떨어지고 지금 학교에 왔습니다.

본론으로 와서, 제 성향과 특징 몇가지 적어보겠습니다.

1. 계산을 잘 못합니다. 바보같이 못 하는 정도는 당연히
    아니고, 주변에 보면 머리 굉장히 샤프하다 느껴지는 친구들
    있는데 저는 그렇지는 못합니다. 더치페이 같은거 할때 돈
    계산도 잘 못하고 미적하다보면 계산때문에 많이 틀립니다.

2. 전략게임 잘 못합니다. 이게 머리 샤프한거랑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스타크래프트같은 순간적인 판
  단력이 요구되는 게임 잘 못합니다.

3. 수학 잘 못합니다. 나름 핑계도 있긴 합니다. 1학년때
  유학준비한다고 영어공부만 해서 수학은 항상 허겁지겁
  공부한것같네요. 이후에도 수학의 시급성을 몰라 고3되기
  전까진 충분히 공부할생각을 못한것같습니다. 내신은 항상
  1등급 나왔는데 모의고사는 항상 2등급, 고3때는 2~4등급
  널뛰기 했습니다. 계산 자주 틀렸고 제 사고의 범위를 넘어
  버리면 걍 멍해진 경향이 많습니다.

4. 프로젝트, 보고서 종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약간 결벽,강박 스타일에
  논리적으로 오류있는걸 싫어하고 원리중심으로 서술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어, 과목을 불문하고 이런 종류는 항상
  반이던 과던 제일 잘했습니다. 곁가지들 엉성하게 엮은 이런
  거 싫어합니다. 물론 그래서 하는데 시간은 많이 잡아먹습
  니다. 참고로 무슨 디자인이나 구성만 보기 좋게 이렇게
  한다는건 아니구요, 실험 보고서면 제가 이해되게끔 꼭 공부
  하고 제대로 하는 스타일입니다.

5. 우유부단합니다. 선택장애 있습니다. 대충해서 후딱 마무리
    하는거 잘 못합니다.

6.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워 스스로 차근차근 실력 쌓아나가는
    거 잘 못합니다. 하지만 학원이나 어떤 시스템에 들어가게
    되면 그 안에서 요구하는건 모범생처럼 충실히 잘 합니다.
    (대학은 그게 안되더라구요. 과생활을 전혀 안해서 그런가
      진로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그런가;;;)

7.  진짜 또라이를 만나지 않는 이상 사람들하고 전혀 트러블
    없습니다. 긴장을 많이해서 발표같은건 잘 못하지만
    말재주는 좋습니다. 어른들을 속으론 어려워하나
    응대는 잘 해서 어른들이 항상 이뻐하시는 스타일입니다.
    (이건 공학전공 성향 판단이랑 상관이 없는것같네요..;)

8. 수학에 좀 집착이 있습니다. 주변에서도, 스스로도
    수학 잘하는걸 좀 우러러보는 경향이 있었고 항상 정복하지
    못한 산 같은 존재로 남아서 이번 방학에 한 번 미적분학1
    이라도 제대로 공부해보자는 마음이 있습니다.
    수학을 제 머리나 몸이 좋아하는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항상 있는것같네요.
    학생시절에도 수리가 4등급 나와서 점수도 많이 깎아먹었고
    해서..

9. 센스가 좋습니다. 그냥 좀 감각적인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음악이던 말이던 미적인거든 항상 잘했었습니다. 언어 IQ
    같은 경우엔 전문기관에서 133나와서 괜찮은 편이였고
    이 때문인진 모르겠지만 영어는 쉽게 공부했고 학업성취도
    도 시간대비 남들보다 많이 좋았습니다. 중3-고1때만
    공부하고 고3때까지 항상 1등급이었습니다. 지금도 영어
    관련 시험은 공부 안하고도 잘 푸는 편입니다.
    근데 언어점수는 영어만큼은 안나왔네요; 글을 잘 안
    읽어서 그런지 읽는속도도 느리고... 그냥 말에 대한
    감각만 좋은것 같습니다.
    또 어떤 시스템을 구성한다거나, 무슨 아이디어를
    낸다거나 할 때는 남들보다 잘할자신 있습니다. 이런 감각
    은 좋습니다. 남들 하는게 헛점이 많이 보이고 엉성해보일
    때가 많습니다. 피곤해지기 싫어서 진짜 중요한거 아니면
    그냥 넘어가려 할 때가 많으나 여튼 이런 특징이 있습니다.
    좀 피곤한 성격이기도 하죠.

10. 물리쪽은 또 수학같진 않습니다. 많이 공부해보진 않아서
    잘한다고 할순 없지만 공부한 만큼 결과 나와서 A+나왔고
    공부 할때도 흥미있는 그림이 많아 풀이욕구를 많이 자극
    했습니다. 일반물리랑 정역학 할때 의욕적으로 공부했고
    더 마스터하고자 하는 강박이 항상 있었습니다. 그러나
    막 골치아픈 날에도 즐길정도로 좋아하는 않는단
    생각입니다. 재료역학을 옛날책으로 공부했는데
    과목 자체에 흥미가 없는건지 책이 싫은건지 앞선
    과목들과는 다르게 별로 공부할 맛 안나더라구요.

11. 문제풀이가 느린편입니다. 그냥 풀땐 별로 그런거 없는데
    꼭 맞춰야 된다고 생각을 하게될때는 긴장을 해서
    패닉상태에서 느리게 풉니다. 근데 긴장 안해도 빠른편은
    아닙니다.

이상 11가지만 쓰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문단 더 첨언한다면, 요새 사정이 있어 정신적으로 많이 힘든 상황에서 공부를 하려니 공대공부 하기가 힘드네요. 이해하는건 문제가 안되는데 장기 플랜을 가지고 익히기를 하기가 힘듭니다. 별로 재료역학이나 공업수학 책 펴고싶은 생각도 없구요. 주변에 좀 재능있어 보이는 친구들 보면 이런게 상관없는것 같아서 내 다른 재능 죽이고있나 생각이 들어서
탐색해보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공부하기 힘든 상황이라지만 '나한테 쉽고 재미있는 일이 있다면 좀 힘들다고 해서 이렇게 공부하게 힘들진 않을꺼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에 재능있어 보이는 친구들이 보이는 모습처럼요.
개인적으로 예술쪽이나 문과계열은 각각 나그네 이미지, 속빈 강정 이미지라서 예전부터 단독적으로 하기는 싫었습니다.
요샌 이게 마음은 원하는데 머리가 거부하는 것일수도 있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 스스로가 세뇌된 틀 속에서 공대, 이과
계열을 너무 치켜세우는게 아닌가 생각도 들구요.

긴 글을 따로 검토해보지 않고 올렸습니다. 글이 좀 이상할지도
모르겠네요. 아무쪼록
조언 한마디 한마디 감사하게 듣겠습니다.   

cf) 단 한번도 내가 원하는 공부를 원하는대로 해 본 적이 없다고 생각해서 한 1년간 영어나 온힘을 다해 공부해보고자 하는 마음도 있는데 어떤가요?
미적분학을 3달만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좀 더 솔직해지니
 잘하고 싶은거지 원하는 공부는 아니란 생각이 들어서
 영어를 해볼까 합니다.

댓글 4

지드하르트만님의 댓글

지드하르트만

  수학과 문제풀이는 못한다. 보고서는 잘 쓴다. 님이 쓰신 성향만 봐서는 문과 쪽을 좀 더 잘하실 거 같네요.

그리고 나한테 '쉽고 재미있는 일' 을 찾으시는 것은 그다지 현명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이든지 '취미' 가 아닌 '직업' 이 되면 다 어렵습니다. 하다못해 게임 조차도 프로로 가려면 엄청난 연습과 노력을 해야 해요.

님이 말하는 잘하고 싶은 공부, 원하는 공부라는 개념도 너무 모호합니다.  자신에 대해서 길게 길게 설명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자기가 지금 뭘 원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막 이것저것 다 고려하지 마시고 내가 앞으로 남은 인생동안 단 하나의 공부만 해야 한다면 뭘 선택할 것인가? 이렇게 질문하세요.

저도 지금 대학원 박사과정이지만 나는 왜 박사과정에 들어왔는가 하고 누군가 묻는다면 전 단 두가지로 대답할 것입니다.

'논문 쓰는게 재밌어서'
'박사 졸업하면 연구 직종으로 직업을 얻을 수 있으니까'

이 두 가지 입니다. 님도 자신의 진로 선택의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한두마디 문장으로 답하실 수 있어야 됩니다. 그렇게 답할 수 없다면 사실 그건 자신의 진심이 아닌 것일 가능성이 높아요.

MSE님의 댓글

MSE

  좋은 스타일이신거 같네요. 윗분 말씀처럼 너무 계획 크게 세우지 마시고 당장 관심가거나 해야하는 한 두가지를 즉시즉시 해결하는 방향으로 연습하세요. 그리고 선택적인 문제가 고민이 되면 그냥 임의로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고르시면 됩니다. 좀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면 하루정도 한 두 세단계정도 더 단계적으로 생각해보고 더 이상은 생각하지 마세요.  또 당장 중요한 일이 아니면 할 수 있는 일 하면서 시간이 지나고 생각이 정리되면 될수록 더 좋은 방향이 나옵니다.  여러과목 시험 보듯이 처음에 많은 영역에 대한 최대한의 해결책을 구해놔야 이후에 다른일들이 다 순조로울 것이라 생각하지는 마세요.

MSE님의 댓글

MSE

  그리고 수학과 물리등 순수과학 영역은 공대생 입장에서 생각보다 진입장벽이 굉장히 높습니다. 왜 그런지 생각해 봤더니 우리 나라또는 세계적으로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인 듯 해요. ㅎㅎ 모든 입시생들이나 과학자들 이런 사람들이 현재 자격을 얻기 위해 그 부분들을 얼마나 많이 연습했을 것이고 본인 기반과도 같은 내용들인데 그 노력에 비해 실제 쓰이는 부분은 사실 많지 않죠. 그런데서 오는 저항감 등이 다른사람에게 쉽게 그 영역을 허락하지 않는 것 입니다. 할 듯말듯 하면 될거 같으면서 약오르게 말이죠. 영어는 그에 비하면 쉬운 편입니다. 대신 꾸준히 시간을 들인 연습이 많이 필요합니다. 직접 신문이나 책등에 쓰인 외국인 들의 글을 쓰는 수준을 목표로 글쓰는 연습을 많이 하세요.

휴트리님의 댓글

휴트리

  지드하르트만, MSE//
두 분 답변 감사합니다. 이후에 잘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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