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스턴 고등연구소의 비극

글쓴이
keonki
등록일
2011-02-01 13:00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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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건
고등과학원의 과학자들은 엄청난 두뇌 때문에 특별히 스카웃되어 최대한 자유롭게 연구하고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다. 숲속의 멋진 집에 살면서 오직 생각하고 연구만해도 되는 꿈같은 환경, 강의의 의무도 없이, 어떠한 의무조항도 아무것이 없는.

그러다보니 이상하게도 그들에게선 한동안 아무 아이디어도 나오지 않았다: 뭔가를 할 수 있는 모든 기회가 주어졌는데 어떤 연구아이디어도 나오지 않았단 말이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진짜 일과 진짜 도전이 충분히 없기 때문이다: 정말로 일을 하는 사람과 접촉하는 일도 없고, 학생들의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궁리할 필요도 없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Richard P. Feynman


연구 성과가 제일 좋은 때는 주로 연구환경이 아주 나빴을 때랍니다. 캠브리지 물리학 연구실(Cambridge Physical Laboratories)이 좋았던 시절 중 하나는 연구실들이 그야말로 판자집이었을 때 였습니다. 그 때 그들은 지금까지 중 최고의 성과를 일구어냈지요.  -Richard Ham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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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환경에서 가장 일이 잘 되시나요?

아래 페이스북 엔지니어들이 일하는 방식에 관한 글을 보고 문득 예전에 보았던 이 글이 떠올랐네요
저 같은 경우도 어떤 벽에 막혀 있다가 breakthrough가 되는 영감이 떠오를 때는 항상
하드코어하게 혹사당하면서 스스로를 옥죄일 때 였던 것 같은데요

창의적 조직. 하면 떠오르는 게..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근무 형태와
주당 25시간을 채 못 채우는..그야말로 널럴한 분위기인데..

오히려 이러한 루즈한 환경에서는 뇌도 같이 루즈해진다는 것을 다양한 분야의 레전드들이 잘 써놓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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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ropas.snu.ac.kr/~kwang/quote/research-env.html
훌륭한 작업이 나오는 환경 -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이광근

  • 세아 ()

      해야만하는 절박함이 있을 때입니다. 많은 경우 대학원생은 박사 학위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박사 후 연구원은 정규직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갓 자리잡은 교수는 정년 보장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혹사하고 옥죄이고, 그럴 때 무언가가 나오는 듯 합니다. 이런 외적인 요인이 아니더라도 절박함이 있어야 무언가가 나옵니다. 천재들이라면 알고 싶고 이해하고 싶다는 절박함 때문이겠지요.

  • 구르는돌 ()

      모티베이션을 스스로 만들어내느냐 아니면 만들기 위해 환경에 의존해야 하느냐의 차이같군요

  • 서시 ()

      이게 연구자는 옭죄이고 닥달당해야 한다는 컨센서스로 이해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나 그럼 연구자 안할래.

  • 빅터 ()

      당연히 너무 제약조건이 없으면 헤이함속에서 아무것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강력한 제약조건이 있으면 그 환경에 지쳐 보다 "창의"적인 결과가 도출되지는 않는것 같습니다. 해서 조금 이상한 표현일지 몰라도 "땡땡이" 속에서 최적의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어느정도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물론 계속적으로 몰입을 해야겠지만, 한발 물러나 게으름을 피거나 산책할때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건물주변을 산책하면서 이산도함수나 무계수 알고리즘같은 개념을 떠올렸지요.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사이트에 있습니다. <a href=http://www.harmonysearch.info/ target=_blank>http://www.harmonysearch.info/</a>

  • 반골 ()

      인용된 사례들에선 "연구환경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기준들이 너무 혼재되어있군요. 고등연구소나 캠브리지의 사례는 우수한 동료/학생들(=stimuli)과 복작거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지, 건물이 후지거나 잡무가 많을수록 연구가 잘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봅니다. 
    단, procrastination같은 인간 본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deadline이나  절박한 motivation(종종 deadline을 수반한) 은 어떤 환경에서든 도움이 되는 유니버설 솔루션이라는 데에 동의합니다.
    빡셀수록 창의성이 샘솟는다든지 창의력이 잡무의 양에 비례한다면 한국이 진작부터 글로벌혁신의 선두였어야겠죠?

  • Wentworth ()

      내용 읽어보고 싶기는 한데 글씨가 깨져보이네요. 제대로 보이게 할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 예진아씨 ()

      반골님의 말씀에 덧붙여, 아래 페이스북의 개발 문화와 연결지어 생각한다면, 저 블로그 글에 보면 개발자 집단의 동료의식 속에서 나오는 건전한 압박 즉 peer pressure 가 엄청나게 큰 원동력이 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압박을 만들어내는 문화 속에서 페이스북이 생산성이 나오는데 거기 보면 중간 관리자나 프로젝트 매니저의 입김이나 역할을 윗선에서 제한시키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중간 관리자가 프로젝트 매니저가 필요 이상으로 떠들어 대고 설치고 다니면 실제 일의 생산성과는 관계없는 쓸데업는 압박을 받는다는 것을 알고 경계하는 것이겠죠.

  • 통나무 ()

      일단 대학교수들을 다 짤라버리라는 얘기같은데요.

  • 훌륭한과학자가될래요 ()

      적당히.. 라는게 중요할거 같네요, 그리고 그 동기 부여를 누가 하느냐.. 어떻게 하느냐도요...
    저는 동기 부여가 안되는 일은 정말 효율이 안나는 편에 속합니다만, 할일이 너무 많아도 손에 잡히지 않아서 마인드 컨트롤을 항상 합니다... 압박이 꼭 금전적, 환경적 압박일 필요가 있을까요? ^^;; 이젠 가난은 그만...

  • 언제나 무한도전 ()

      좋은 링크네요. 감사합니다.

  • 이주남 ()

      Starving Artist...

  • 한반도 ()

      저도 서시님의 생각처럼,,, 이와 같은 현상분석이 곧 '쥐어짜야하는 연구자'로
    섣불리 귀결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최고에 대한 예우는 좋지만, 연구자로서의 본질을 잃지 않도록 하는 일정한 장치정도는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상대적으로 배고픈 사람이 더욱 열을 올리는게 당연한지라..

  • 킬로이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제한된 조건 안에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것이 창의력이란 얘기와 일맥상통한 얘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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