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의 스캔들 - 비단 황우석만이 문제가 아니다

글쓴이
자넷
등록일
2005-12-22 15:28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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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파문으로 요즘 시끄럽지만 제 경험에 의하면 비단 황우석만이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황우석 같은 대형사고는 아니지만 학계에는 이런류의 스캔들이 적지않게 아니 어쩌면 학계 전체에 관행처럼 만연되어 있지않나 생각합니다.

실제 제가 몸담은 학계에서 경험한 바를 예를 들어서 이런류의 스캔들이 나는 순서를 살펴보겠습니다.

<과학기술계의 스캔들이 나는 순서>

1. 산학연에 발이 넓은 정부 고위관료가 퇴직과 동시에 수백억 규모의 연구사업단을 만들어 나오면서 교수로 임용됨 (또는 교수로 있다가 고위관료로 발탁됨) (정치 권력과 학계의 밀월 단계)

2. 교수이자 사업단장을 겸임하면서 수백억 규모의 사업단을 인맥으로 얽힌 사단을 만들어서 나눠먹기 시작.  그리고 말이 선택과 집중이지 전혀 사전 논의도 없고 공감대도 없는 상황에서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의 편의에 의해서 특정 사업을 선택과 집중이라는 허울로 정부 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해 갑니다. (인맥에 의한 정부예산 독식 단계)

3. 이렇게 거대예산을 독식하고 나면 실적에 대한 부담이 커짐 (실적 부담 단계)

4. 특정 사업에 대한 연구 결과 부풀리기를 하지만 검증을 하는 주체가 사업단과 한 패라 투명한 평가를 못함 (연구성과 부풀리기 단계)

5. 수백억의 특정연구 사업의 시작부터 과정 그리고 결과까지 과연 타탕한것인지 많은 의문을 가지지만 아무도 괜히 나서지 못하고 결국 아무런 문제 없이 넘어감 (유야무야 마무리 단계)



사실 황우석 사태은 언론의 스팟라이트를 받다 보니까 재수없이 걸린것으로 보여집니다. 예전부터 크고 작은 이런 류의 스캔들 눈에 잘 보이지 않았을뿐 많다고 봅니다. 어쩌면 스캔들이라기 보다도 과학기술계에 관행일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이런류의 비정상적 독식과 부풀리기는 특히 연구 성과가 쉽게 증명이 안되는 분야에서는 더욱 비일비재 합니다. 마치 이 약을 먹으면 젊어진다라는 연구처럼.. 그래도 의약분야만 해도 느리긴 하지만 증명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결과 눈에 쉽게 안나타나거나 정답이 없는 연구사업일경우 독식을 하고 연구결과를 부풀려도 검증이 안된다는것을 노립니다.


  • 쉼업 ()

      이번 사태에 적합한 설명가능한 백그라운드를 지적해 주신 듯.

  • 자넷 ()

      우리나라에서 선택과 집중이 성공할 수 없는 이유는 우리나라와 같이 학맥과 인맥으로 똘똘뭉쳐있는 좁은 사회에서 선택과 집중을 한다고 사업단을 구성하면 시작부터 끝 그리고 평가에 이르기까지 한 패거리를 지어서 해먹기 때문입니다. 황우석도 IRB위원회까지 자신의 입김으로 맘대로 구성하지 않았습니까? 선택과 집중이 취지는 좋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하지 않는것이 오히려 과학기술발전에 도움이 되리라도 저는 믿습니다.  과학기술이 시장원리에 따라 경쟁해서 발전하고 대박을 터뜨린 예가 훨씬 더 많습니다.  물론 이와같은 경우는 미국과 같은 자본이 많은 나라인 경우에 성공을 많이 하지만 우리나라는 자본이 부족하니 반드시 선택과 집중을 해야한다는 논리는 타당성이 부족합니다. 선택과 집중을 할려면 그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기위한 대책을 사전에 강구해놓던가 아니면 섣불리 시도 해서는 안될것입니다. 저는 이번 황우석 파문은 선택과 집중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규정하고자 합니다.

  • 자넷 ()

      다시말하면 과학기술계의 패거리 문화를 없애지 않으면 선택과 집중은 실효를 거둘 수 가 없다고 봅니다. 패거리 문화를 포기하던가 선택과 집중을 포기하던가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제2의 황우석 파문을 방지 할 수 있습니다. 패거리 문화에다가 선택과 집중을 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장작불에 기름을 붓는 격입니다. 아까운 기름 (국민의 세금)이 훨훨타서 한순간에 사라지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지금이라도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 관전평 ()

      한국은 연구자의 저변이 좁다보니 과제 심사가 제대로 되지않는 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과제심사부터 제대로 하는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겁니다.

  • 바동 ()

      이번 상황으로 한국 과학계의 국제적 위상이 떨어지고 활동이 많이 둔화될 거라고 예상합니다. 이번 기회를 환골탈태할 절호의 기회로 삼는 게 어떨까요? 몇 주전에 검찰에서 서울대 공대 교수들을 상대로 연구비 횡령등에 대해서 내사를 벌이다가 2명만 기소하고 나머지는 이공계의 침체 등을 이유로 봐주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대학원 활동 하신 분들은 다 알겠지만 교수들의 학생 인거비 탈취 등은 이미 보편화된 범죄입니다. 교수 밑으로 들어가면 자기 도장 파서 하나씩 갖다줘야 되지 않습니까? 그밖에도 프로젝트 심사나 여기저기서 인맥 등으로 인한 부정부패가 만연되어 있습니다. 이참에 그런 사람들 다 솎아내는 게 어떻습니까? 이곳 과학기술인 연합 주도 아래 그런 피해 사례들 부정 부패 목격 사례를 수합하여 검찰에 고발합시다.
    어짜피 이공계가 국제적으로 침체될 것은 예견되는 일이고 검찰이 전방위적으로 수사한다고 더 침체될 게 있겠습니까? 이참에 이공계에 고인 물들을 정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같은 좋은 기회가 앞으로 또 돌아올 것 같지 않습니다. 이곳에서 과학기술인들이 나서서 이공계의 정화를 위해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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