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을 하면서 여러가지를 느낍니다...(1)

글쓴이
mhkim
등록일
2004-04-03 19:18
조회
4,860회
추천
44건
댓글
1건
두서가 없는 글이 될지 몰라서 상당히 두렵군요.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S전자에서 일을 하고 있는 연구원(?)입니다.

사실 기업체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이런곳에 들어올 시간조차 부족합니다.

조금 더 정확히 이야기 하면 신경쓸 틈이 없다고 해야 겠지요...

저(30대 중반) 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보다는 저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들을 위해서 글을 쓰려고 합니다.

저 자신도 공대를 선택한 동기는 특별히 없었습니다. 그냥 막연하게 어릴때 꿈이 과학자였습니다.

그때만 해도 꿈을 물어보면 과학자나 대통령이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단지 좋아보여서, 어릴때 본 만화영화 영향, 특히 서울대에서 개최한 1회 마이크로 마우스 기사(소년중앙)

기사를 보고  막연하게 전자관련 일을 해야 겠다고 생각한 사람이었습니다. 특별히 무슨 사명이 있어서 공

학을 시작했다기 보다는 취직하기가 쉬울것 같아서 공대로 갔습니다. 막연히 군대가기가 싫어서 대학원

을 진학한 아주 평범한 공학도였습니다. 제가 말씀 드리는 것은 이제 그런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이공학

을 선택하지는 말라는 것입니다. 정말 좋아하는 사람만이 이일을 선택하라는 것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S

전자에는 수많은 외국인들이 있습니다. 그들과 일을 하다가 보면 문득 문득 두려움을 느낄때가 있습니다.

대부분 돈벌러 온 사람이긴 하지만 그들은 일을 정말 즐기고 있고, 정말 공격적으로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입니다. (사실 동양계 엔지니어들은 서양계 엔지니어들 보다 많이 수동적입니다.)

저 같이 한국에서만 일을 한 엔지니어는 작금에 진행되는 사태를 너무 안이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입니

다. 사실 제 주위에 있는 한국인 엔지니어들 대부분은 정말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

지만, 평균적으로 생각하는 자세가 상당히 문제가 많습니다. 물론 지금의 세태가 그런것 때문에 어쩔수 없

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너무 수동적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물론 변화를 찾아 가려는 노력을 부분적으로

하긴 하지만 공격보다는 방어적인 삶을 살기 위한 방편을 많이 찾고자 합니다. 자신이 하는 분야에서 승부

를 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떠나려고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저 자신도 그러한 고민을 항상하고

있습니다.)왜 그런지 가만히 따져보면 처음 부터 우리가 하는 일의 특징을 몰랐다는 것입니다. 1%의

아이디어를 위해서 99%의 노가다(일본말을 써서 죄송합니다)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았어야 했습니다.

그 1%의 아이디어도 99%는 실패로 돌아간다는 사실도 알았다면 쉽게 이런 길을 선택하지는 않았을 겁니

다. 하지만, 조그마한 성공이 진전을 이루고, 그 진전이 쌓여서 큰 성공을 이룬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

만이 이공학 분야에 오시길 바랍니다. 전 작금의 이공계 기피가 오히려 잘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정말 이일을 좋아하는 사람만이 올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의 걱정은 그 사람들이 활약할 시절은 빨라야 10년후이고, 본격적인 결실을 맺을 시기는

앞으로 20년 후라고 생각합니다. 그 20년 동안 우리가 버틸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정말 위기의 시절...

어떻게 해야할지는 지금 여기에 있는 사람들이 길을 모색해야 하는데 쉬울것 같지는 않군요.

쉽지 않다고 포기  할수는 없고... 당장에 먹고 살아야 하니 직장에 안 갈수는 없고 어렵군요.

이번글에서 저의 요점은 이공학을 하고 싶다면 수많은 실패와 좌절에 대해서 익숙해야 하고, 그것을 자신

의 생활로써 진정 즐길수 있는 사람만이 이길을 택하라고 감히 주장하는것입니다.

생산적인 논의만 받겠습니다.
  • 샌달한짝 ()

      한참 전자회로 때문에 힘들어 할 때, 저보다 1년 먼저 전자회로를 공부했던 친구넘 하나가 이런 위로를 해주더군요. 훌륭한 엔지니어는 밤마다 좌절하고 아침마다 다시 일어나야 한다고....



자유게시판

게시판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추천
공지 질문과 상담은 용도별 게시판을 이용하세요 댓글 5 sysop 04-20 5209 0
14720 5차 산업혁명은 초생명 청정에너지 초연결망이 주도 댓글 11 묵공 04-25 262 0
14719 겸임교수 유감 댓글 2 tSailor 01-18 1438 0
14718 나폴레옹과 산업혁명 댓글 2 묵공 12-10 1147 0
14717 LK99 논문에 대한 단상: 저항률을 중심으로 댓글 13 묵공 08-09 3362 0
14716 배터리 전기차 과연 친환경인가? 댓글 21 tSailor 07-13 2949 0
14715 답변글 Re: 배터리 전기차 과연 친환경인가? 댓글 4 tSailor 07-26 2383 0
14714 국가기관은 정신건강의학과와 연게하여 음주운전/묻지마 폭행/살해/살인 등의 문제를 예방 dfgh 06-28 1706 0
14713 국힘당 정체성은 뭘까요? 댓글 8 시나브로 06-08 2719 0
14712 결국 한동훈 딸은 MIT에 가려나 봅니다. 댓글 9 늘그대로 04-13 4941 1
14711 미국의 금리 딜레마 댓글 9 예린아빠 03-22 2853 1
14710 인간답게 사는 세상은 언제 올까? 댓글 15 펭귄 02-22 3328 0
14709 AI 챗봇 chatGPT를 사용해 본 소감 댓글 10 시나브로 01-19 4346 0
14708 2023년 새해 전망 댓글 13 예린아빠 01-01 3010 0
14707 관성 핵융합이 해결해야할 과제 댓글 11 묵공 12-23 2519 0
14706 사기꾼, 범죄자 천국인 나라. 댓글 2 펭귄 11-23 3223 0
14705 갑자기 공허한 생각 댓글 11 늘그대로 11-09 3442 0
14704 시진핑 3기 집권의 의미 댓글 43 예린아빠 10-26 3675 0
14703 서버 분산에 대해서 댓글 4 늘그대로 10-18 2767 0
14702 현 금융위기에 대한 간략한 설명 댓글 13 예린아빠 10-08 3079 0


랜덤글로 점프
과학기술인이 한국의 미래를 만듭니다.
© 2002 - 2015 scieng.net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