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농어민을 위한 예산이 약 20조(일반회계 10조+특별회계 10조)입니다. 국방예산 16조 보다 많습니다. 이를 103만 농어업 가구에 나누면 가구당 2000만원씩 정부가 뿌리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엄청난 재정지원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농업경쟁력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은 왜일까요. 바로 예산이 효율적으로 집행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산을 보조금, 지원금 위주로 편성하는 일정 수익 보전형으로 집행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농어업이 국제 경쟁력이 있게 하려면 우선적으로 농어민에 대한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데 정부가 이를 알면서도 10년이 되도록 못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보다 농어업 생산력을 4배 정도 증가시키려면 농어업 종사자의 수를 대폭 줄여야 하는데 이게 뜨거운 감자입니다. 바로 집권당의 투표수에 결정적인 역할을 농어민들이 행사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어느당도 구조조정에 앞장서지 못합니다. WTO협정에 의해 수입관세가 해지되는 그 해에 집권을 하고 있는 정부가 이 폭탄을 감당하겠지요. 그러면서 그 책임을 이전 정부에 떠넘길 것입니다.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할 것이고 농어민들은 그동안 구조조정 못한 것에 대한 댓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