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과학행정가와 정치권의 역할'

글쓴이
최성우
등록일
2002-08-09 22:46
조회
3,22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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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건
댓글
3건
신입회원 과학평론가 (겸 벤처기업 연구소장) 최성우 라고 합니다.
'가입 기념'으로, 제가 2년 전 한겨레신문 과학칼럼(21세기를 여는 열쇠)에
썼던 글을 아래 덧붙이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신문 이외에 다른 곳(?)에도 이 글이
그대로 실려 있기는 합니다만, 그건 차차 알려 드리기로 하고...

워낙 좁은 신문지면이어서 별달리 심층적으로 논하지도 못하고, 어찌보면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들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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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21세기를여는열쇠]과학기술 밀어주고 끌어줄 행정가 아쉽다
뉴스제공시각 : 2000/07/30 21:56
출처 :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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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에 이어, 21세기에 들어서도 미국의 과학기술은 당분간 세계 최강의
자리를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미국이라는 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정치적, 경제적 위상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겠지만, 오랜 세월 동안 미국과학이
정상을 고수해 올 수 있었던 배경과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풍부한 물질적 자원을 비롯해, 독일 등 외국으로부터 유능한 과학인력들이
대거 유입된 역사적 배경, 기초과학 못지 않게 응용과학과 산업기술을 중시하는
실용주의적 태도 등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미국 과학이 있기까지 탁월한 과학행정가들과 정치권의
역할을 간과할 수 없다. 이들은 물리학과 화학, 이론과학과 응용공학 등 서로
다른 분야의 학자들이 함께 연구하는 학문 분야간 연구(Interdisciplinary Study)
가 뿌리를 내리도록 도왔고, 정계, 재계 등과 긴밀하게 연결되면서 미국 과학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오늘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분자생물학이라는 학문
분야가 태동하게 된 데에도 록펠러재단의 지원을 빼놓을 수 없다.

물론 이들의 역할이 언제나 바람직했던 것만은 아니다. 미국과학이 이른바
`거대과학'(Big science)으로 발전하면서 냉전 하의 군비경쟁의 격화 및 군산학
복합체제의 폐해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냉전구도가
해체되면서 이 또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1993년 미국의회는 그동안 막대한
비용을 들여 온 `초전도 슈퍼입자가속기'(SSC) 건설계획을 폐기하는 결정을
내렸다.
자연과 우주의 신비를 밝혀내리라 기대했던 소립자물리학자들에게는 무척 아쉬
웠겠지만, 급변하는 과학 내외의 환경에 부응하려는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했을
것이다.

현 미국 부통령인 앨 고어는 상원의원 시절 선구적인 안목으로 정보통신
분야에 지원책을 마련해 오늘날 인터넷을 비롯한 미국의 정보통신산업이 세계를
주름잡을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고, 미래를 바꿀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얘기되는
`나노과학기술'에도 관심을 보인 적이 있다.

그런데 우리의 사정은 어떠한가? 대학과 연구소의 일선 과학기술자들은 행정
관료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적지 않고, 아직도 과학기술에 관한 정치권의 관심은
여전히 다른 분야에 비해 한참 후순위로 밀려나기 십상이다. 지난 15대 국회에서
는 이상한 과학진흥법안 하나가 발의돼 많은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하기도 했다.

지금부터라도 진정한 과학기술입국을 선도할 전문적인 과학행정가들을 양성할
방안을 마련하고, 정치권에서도 과학발전을 위해 1회용이 아닌 지속적이고도
심층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최성우(과학평론가)


  • 소요유 ()

      동감입니다. 역시 우리나라에서 압권은 의원입법으로 올랐던 '기육성 특별법'이죠 ?  미국의 거대과학은 역시 전방위적인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행정부의 정책에 따라서 '고인 물'들이 정화되어 사회로 배출되는 독특한 정치-과학기술의 체계를 갖는 것으로 보입니다.

  • 임호랑 ()

      이공계 지도자 한명이 과학기술자 만명을 먹여 살리고, 과학기술자 한명이 일반 국민 만명을 먹여살리면, 우리 민족(남북 7000만+교포/귀화 1000만)을 다 먹여살리고도 남을겝니다. (2000만명이 남음)

  • 천칠이 ()

      이상한 과학진흥법안이란 것이 '기육성 특별법'이라는 것인가 보군요? 내용이 얼마나 이상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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