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핀 로봇박사

글쓴이
sonyi
등록일
2011-01-1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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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3192

두가지를 말하네요.

 - 천재라고 모든걸 잘할 수는 없다. 모든걸 잘할 수 없는데 '영어'로 '미적분학'을 들으라는 것...
 - 좌절에 대해서 대응하는 방법

저는 대체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나마 한국에서 시스템이 잘되어 있는 곳이라 생각하는 곳이지만.. 한국 교육계전체의 문제일까요?
 

  • Nusselt ()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한가지만을 뛰어나게 잘 한다는 개념이 어색한가 봅니다. 한가지에 뛰어난 수준을 갖추었으면 다른 것도 '당연히' '어느정도' 비슷한 높은 수준인 것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지나 봅니다.

  • 별밤 ()

      꽂다운 나이에 막다른 선택을 한 고인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분명 재능은 있는데 이런 학생들을 어떻게 교육시켜야하나요?

    그렇다고 미적분을 안가르칠수도 없고..근데 로봇설계를 하려면 전기/컴퓨터프로그래밍 이런거 잘알아야하지 않나요? 그럼 수학적인 마인드도 당연히 갖춘학생이라고 판단되는데... 참 당황 스럽네요.

    과학기술 교육계에 숙제가 던져졌네요.

  • BizEng ()

      Bridge 프로그램 제공하고 , Tutor 제도도 있는데 죽은 학생이 신청했는지느 모른다? 그래서 학교 당국은 책임이 없다? 이런 식이면 좀 곤란하죠. Bridge 프로그램 유효성은 차치 하고라도, 특별학생(?)에 대한 아무런 모니터링도 없었다는게 학교로서는 책임을 지어야할 부분이죠.

  • sonyi ()

      저 첫 좌절이란 것 때문에 저도 2-3년정도를 고민했던 것 같은데.. 높이 비상하는 만치 첫좌절도 참 뼈져린 고통이죠. 그 상황을 겪었기에 남 이야기같지 않습니다. 정말 -.-);;;

    나중에 보면 성적같은건 아무것도 아닌데.. 자신의 꿈을 펼칠 기회는 널려있는데.. 에휴...

  • 바닐라아이스크림 ()

      안타까운데, 학교측이 자기들은 아무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만 대응을 한다는거.

    다음에 이런 경우 방지를 위한 진지한 고민과 죽은 학생에 대한 애도의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달까요.

    획일적 시스템인지 아닌지 판단할 잣대는 예외 케이스를 적용하면 드러나는데, 카이스트 마저도 획일적 시스템을 벗어나지 못했던 것 같네요.
    그런 틀을 좀 깨도 될텐데, 이번 일로 많이 바뀌었으면 좋겠네요.

  • 임춘택 ()

      이 학교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무슨 말도 소용이 없겠지만, 누구보다 가슴 아파하고 계실 부모님과 친지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직접 가르치지는 않았고 개인적으로는 잘 모르지만,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학생인데 이런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다니, 저도 애 키우는 부모로서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이런 불행한 일을 사전에 알고 예방하는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자책감도 듭니다.

    오늘 우리 학과와 타 학과의 몇몇 교수님들과도 이 얘기를 했는데, 학생들 입장에서는 성적이 안 좋으면 등록금도 내야하고 진학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민감할 수 밖에 없겠지만, 교수들 입장에서 보면 1등이나 꼴찌나 큰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공부를 아주 잘 하면 학자 밖에 길이 없지만, 공부를 못하는 사람 중에 CEO나 기업 이사, 정치인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이죠.
    우리가 학생들이 성적만 바라보도록 만든 것은 아닌가 하고 자성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하버드의 마이클 센델교수처럼 대학 1학년생들에게는 철학과 기본 개념 위주로 가르쳐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인생과 인류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번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가장 소중한 생명을 포기하는 일 만은 없도록, 대안을 마련하는데 저도 지혜를 모아 보겠습니다.

  • sonyi ()

      저는 비슷한 고민을 고등학교때 이미 한번 거쳐서, 대학교가서 겪은 1-2년정도의 혼란을 비교적 잘 이겨냈던 듯 싶네요. 고등학교때나 대학교때나 저의 경우는 본다면 해결책은 결국 두가지였습니다. 1) 결국 자신이 잘하는 영역을 발견하는 것 2) 좋은 친구들을 사귀는 것. 근데 후자의 경우 성적은 열등감으로이어지기 매우 쉽습니다. 그게 사실 중고등학교때 수도없이 겪었던 폐해이기도 한거 같구요. 열등감은 벽을 쌓고 혼자만의 갇힌 세계에 살기 쉽게 만들죠. 2)번이 되면 1)번은 당연히 됩니다. KAIST정도 갈 정도의 실력이면 다들 한가닥은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친구의 경우는 로봇공학분야에서 영어나 미적분학만 쓰는게 아니라는것을 로봇분야 랩에 한달만 와서 일해보면 금방 깨달았을 텐데 참 아쉽습니다. 자신의 강점이 있는 분야를 찾는 것은 참 쉬웠을 텐데...

    하여튼간에... 잘하는 친구들 모아놓으면 이중에서 1등부터 꼴등까지 생기니.. 참 그렇죠.. 그런데 꼴등하는 친구에게 너도 훌륭한 인재다.. 라고 말해주는 사람 있던가요? 저는 고등학교때 그런 말을 들은적이 없었고, 인생 꽝난줄 알고 살았는데.. 참 지금보면.. 참 아쉽습니다.

    1년정도는 제 생각에는 자존감과 친우관계를 돈독히 하는 훈련을 많이 하는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대학교 첫 1학년은 사실 많은 학생들이 방황을 하게 되는데, 이때 임교수님의 말씀처럼 인생에 대해서 생각하고 토론하고, 자신을 나누고 하는 훈련들을 강화해서, 혼자서 성적때문에 헤메지 않도록 하는게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 dopeLgangER ()

      카이스트 학생이 아닌지라 말하기 좀 조심스럽긴 한데요 이러한 사건이 일어난 원인은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느낀 자괴감이 아니라 학점이 낮은 학생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처벌(등록금 폭탄)을 내리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잘은 모르지만 학고를 받을 정도면 일반 대학 등록금 2배 정도의 돈을 내야 한다고 들은거같은데요 그런 상황이고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다면 부담을 느낄만 한 것 같습니다.

  • sonyi ()

      <a href=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58248.html target=_blank>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58248.html</a>

    성적에 연계된 학비문제, 영어강의문제에 대한 글도 올라왔네요..

  • sonyi ()

      학교내에서 뭔가 토론이 있을 듯 싶네요. 저도 일종의 현역이긴 한데, 외부에 나와 있다보니 내부의 소리는 잘 모르겠고.. 저도 일단 관망을 해봐야겠네요.. 제가 학부과정을 다닐때와는 또 시간이 많이 흘렀고.. 잘은 모르는 사정도 많은 듯 해서...

  • 통나무 ()

      왜 저렇게 된지는 모르겠지만
    조금만 둘러봐도
    특목고 떨어져서 세상다 포기할것, 자기 인생 다 끝난것 같은 중3애들
    들어가서 첫번째 중간고사 보고 쇼크받아서
    고등학교 3년내내 우울증의 기저에서 성적올리기위해 바득바득
    살다가 왜 대책없이 여기다 밀어넣었냐고 속으로 항의하는 애들부터해서
    망가진 애들 많은데요.
    물어보면 대답이 없는 공부잘한다고 현시스템이 만들애들.
    야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라. 백날애기해봤자
    학교가면 도로아미타불 되는 시스템.
    다 남의 일이죠. 자기자식 죽기전까지는.

  • rabyl ()

      한국어로 미적분학 가르치면 안되나요?
    요새 입학 전에 대학 미적분학을 영어로 선행 과외도 합니다. 아시고들 계신건가요?
    한국어로는 선행을 안 해도 대충 따라갈 수 있지만 영어수업은 못 따라가죠.
    이거 뭔 미친 짓인지 모르겠다구요.

  • 산촌 ()

      학생의 명복을 빌겠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그 학생은 가서는 안될 대학을 갔던 것입니다.
    여기서 교훈은 카이스트라고 입학시켜 준다고 막 가면 안된다 라는
    교훈을 학생들이 얻어야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학교측을 보자면 뽑아서는 안될 학생을 뽑은 것이 되겠구요.
    대책도 없이 공고출신 뽑아서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한심한 짓을
    한 것이고 결과적으로 학생에게 혜택을 준 것이 아니라 피해를 준
    것이고 그 피해라는 것이 돌이킬 수도 없는 최악의 상황이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저는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도 학교측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봅니다. 생각도 없이 대책도 없이 어린 학생을 궁지로 몰아 넣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보기엔 그 학생이 성적이나 등록금의 걱정 정도로 자살했을 거로
    보이진 않습니다. 아마 여태까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보았을 것이고 아마 어린 나이에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을 겁니다. 
    그것을 이겨내기란 쉽지 않았을 거로 보입니다.

  • tatsache ()

      극단적으로 적어 보겠습니다. 저는 성적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의 명성을 유지하려고 성적문제로 일관하는 학교와 이를 따르는 언론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위에 분들이 친우관계라고 언급하셨는데 사실 이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서 친구를 제대로 사귈 수 있었을까요? 나는 A특고출신, 나는 B특고출신 등등 하는 와중에서 자기는 어디에도 끼일 곳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바로 외로움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동문이라도 있으면 좋은데 자기 혼자 밖에 없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학점까지 좋지 않으면...  고등학교때 친구들을 자주 만나면 좋은데 학교 위치상 이것도 여의치 않습니다. 결국 극단적인 생각으로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외로움은 자살의 주요 원인중에 하나입니다.

  • 최희규 ()

      먼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젊은 나이라서 더더욱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더욱이 훌륭한 인재였기에 그 아쉬움이 더 큰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기를 바라겠습니다.

    저는 자살에 대해서 몇가지 적어 보려고합니다.
    자살의 원인은 크게 몇가지로 분류할 수가 있다고 합니다.

    첫번째는 병이죠.
    우울증이라고 통상 이야기하지만, 여러 가지의 병명들이 있겠죠.
    정신의학상 딱히 어떤것은 병이고, 어떤것은 병이 아니다라고 규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평소에 우울증을 앓고 많이 힘들어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그 우울증의 원인에 대해서는 위에 많은 분들이 적어주신 그러한 공부에 대한 것들도 있을 수 있고요, 개인적인 사생활 부분도 있을 수 있겠지요. 이런경우는 우리가 이(치아)가 아프면 치과에 가듯이 정신과적인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다른 친구가 우울증의 증세를 보이면 병월엘 보내야 합니다. 술먹고 고민 상담 들어주는 것도 좋은 친구의 자세이지만, 의학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더 큰 문제를 막을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살인입니다.
    본인이 본인 스스로를 죽이는 것입니다.
    이는 인간이 모두 가지고 있는 여러개의 자아 중에서 스스로가 자기 자신속에 너무 마음에 안드는 자신이 있는 것입니다. 예컨데, 나는 다른 것은 다 잘하는데 영어를 못한다... 순간적으로 영어를 못하는 나 자신이 너무너무 미워지고 그 영어를 못하는 자아를 죽여버리는 것이지요. 이런경우 자기 자신과 많이 싸우면서 오랬동안 고민을 많이 했을 것입니다. 정신과적으로는 이런 경우는 그 영어를 못하는 자아가 나 스스로에게 싸움의 대상이 아니라 같이 가야하는 친구로 존재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세번째는 복수입니다.
    세상에 대한 복수, 변심한 애인에 대한 복수,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하는 부모님에 대한 복수... 아주 어리석은 짓이지만, 내가 죽음으로서 내가 이렇게 힘들어지게 만들었던 다른 사람들도 힘들어 하라는 것이지요. 대표적으로 변심한 애인때문에 자살하는 경우, 공부만 강요하는 부모에 대한 복수. 이럴경우 유서에 복수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꼭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다고 합니다. 미안하다고 남김으로써 보는 사람이 더더욱 힘들어하게 하려는 것이지요. 이런경우는 내가 죽음로서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일깨워 주어야 합니다.

    쓸데없이 자살에 대한 이야기를 죽 늘어 보았는데요...

    자살을 하는 경우에는 위의 원인들 중에서 한가지만 작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여러가지로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겠지요.

    극단적인 선택을 택할때까지 많이 힘들어 했을 망자를 생각하면 가슴이 많이 아려옵니다. 다시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gdgd ()

      <a href=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4181792&RIGHT_DEBATE=R5 target=_blank>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4181792&RIGHT_DEBATE=R5</a>

    깔끔한 결론이네요

  • 통나무 ()

      외고 상위권만 가르치던 학원선생님과 얘기해보니
    거기서 가르치다 자리를 옮겨서 일반고애들 중간애들
    수업 첫시간에 본인이 망치로 뒷통수를 맞은것 같다고 하더군요.
    외고에서 가르치던 대로 가르치니 애들이 전혀 못알어먹고
    그동안 가르친던 관성이 있어 애들을 어떻게 해야될지 편두통까지 생긴다고.
    그럼 외고 상위권과 일반고 중간이 크게 다르냐?
    집중해서 성적올리는 차이는 있겠지만
    같은 선상에서 가르쳐보면 기본적인 차이가 극복되는것은 몇개월이 안걸리더군요. 물론 성적이 좋게 나온다는것은 더 많은 시간 더 높은 집중력을 필요로 하기에 성적만으로 단기간에 차이를 극복할수는 없지만
    같이 공부하는데 문제없을정도로 만드는데는 별로 어려움이 없는것 같더군요. 단 가르치는 사람이 좀 당장은 떨어지는 애들에게 더 시간투자와 세세함이 들어가기에 힘든정도. 굳이 대학교수들 같으면 안할짓이죠.
    그런 상위권애들의 자질이 하루이틀에 만들어지느냐?
    그건 아니죠. 놀면서 일등하는 몇명 빼놓고는.
    그런 그런애들이 다른 능력지수는?
    한국사회의 특징이 자주 언급하지만 지애들이 어떤지 모른다는것,
    부모들은 전혀 애들 상태에 대해, 주변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되는지
    관심도, 그저 성적만 나오면 된다는것, 극단적일지 모르지만
    지금껏 관찰해온 바로는 그렇습니다.
    주변에 초지일관 특목고나 그런데 보내지 말고 기본 성적만 유지하면
    놀리다 한국대학보내지 말라고 하는데요. 단 인맥관리할 생각이면 보내고.
    저 학생이 미적분이 문제라면, 로봇에 저정도 집중을 보이는 학생이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것이라고 봅니다.단 누군가 맞아서 시간투자를 해야죠.
    아무도 기다려줄줄 모르고, 집중관리해서 특목고 가서 그비스므리한 애들이 우굴우굴 모여있는곳에서는 다른 삶을 이해나 할까요.
    여러 관계의 문제가 학교내에서도 그렇고 사회적으로도 그렇고 졸업하고도 문제가 될것이라고 봅니다. 단 우리나라는 그것을 관성적으로 그냥 받아들이고 모르고 지나가고 죽어도 그냥 죽었구나 그때뿐이고
    자기들도 같이 정신적으로 죽어가는것에 대해서 어떤 정서적 연과성이랄까 그런것은 거의 젬병이기에 자살율1위인 나라도 여전히 애들을 이상한 공부의 연속선상에 집어넣어놓고 꾹꾹 눌러 자살충동이 몇%라는 보도가 나와도 그냥 고고씽인 나라죠.
    한국 현실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그리고 대책은 책을 보고 열심히들 매뉴얼 만들겠죠. 그런 감수성은 전혀 없는 사람들이.
    들어간 학생 제대로 가르치니 못하는(수준이 낮더라도) 학교는 그학교가 문제가 있는것이죠.

  • 모코나 ()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학교측의 무관심이 아니라 무시가 한 몫 하지 않았을까 하네요. 고등학교때는 로봇영재니 뭐다 해서 큰 주목을 받고 대학에 들어갔는데 막상 자신의 위치는 미적분도 제대로 모르는 공고 출신의 꼴통으로 취급받았을 것 입니다. 로봇 분야도 위의 링크처럼 사실 자신은 영재가 아니었던거죠. 영재로 불렸던 자신의 기술이나 지식들이 사실은 대학 1학기만 다니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그런 분야의 지식이었다는 걸 깨닫고 큰 좌절감을 맛봤을꺼구요. 그리고 학생사이의 대인관계도 좋지 않았을 것 입니다. 남들은 과고 외고 수재들뿐인데 자신은 기초적인 영어 수학도 못하는 꼴통이니 학생들이 모르는것도 가르쳐주면서 같은 학우로 취급했을까요? 대놓고는 아니더라도 분명히 알게 모르게 무시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있었을껍니다. "공고 출신이 뭐 그렇지.." 이런 얘기를 수 없이 들었을것이고 가르치는 교수도 배려보다는 "너는 이것도 모르냐?" 와 같은 무시와 모욕감을 수없이 들었겠죠. 대학 입학 하기 전 2월달까지만 해도 어깨에 힘이들어가있고 자기 자신의 청사진을 쫙 그렸을 친구가 3월에 입학하자마자 고딩때와는 다른 취급을 받으면서 크게 충격을 받았을겁니다. 이를 악물고 공부를 해도 따라잡을수는 없고 친구들은 무시하고 학교 교수마저 찬밥 취급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지식은 별볼일없었던 것이고 여자친구와는 헤어지고 등록금은 어마어마하게 청구되고 이런 복잡하고 다양한 요인이 그 친구에게 짧은 시간에 닥쳐왔을겁니다. 시련을 겪더라도 오래 천천히 겪어야 하는데 받아들일 수 없는 양을 1년도 안되는 시간에 다 겪어겠죠. 게다가 저 학생은 자신이 적응하지 못하면 앞으로 전문계 고교 학생은 카이스트서 받아주지 않을꺼라며 나름대로의 사명감을 갖고 부담감을 느꼈다고 하더군요..

  • 임춘택 ()

      여러 분들이 나름 분석들을 하고 의견을 주셨는데, 고인의 명예를 존중하는 것을 잊지 않는 선상에서 거론이 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컨대, 저 자신도 공고출신입니다만, 카이스트에서 학업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30년전의 특수목적 공고와 지금의 일반 공고는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그 연장선상에서 볼 수는 없겠지만, 이번 학생의 경우도 일반화하여 볼 수는 없는 그 분만의 나름 사정이 있었을 것입니다.

    저는 이번 일로 전문계고 출신이라고 해서, 또는 발명 등에 특별한 재능이 있는 인재들이 역차별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학교 차원에서도 그야말로 전인적인 인간 교육을 위해 신입생들과 교수들이 일반적인 지식 전수차원이 아니라 별도의 시간에 보다 가까이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현재의 다소 딱딱하고 사무적인 분위기와는 다른 보다 인간적인 프로그램이 될 것 같아, 저도 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과는 무관하게 그 전부터 준비되고 있었는데, 조금 늦은 것 같아 아쉬움이 많습니다.

  • 바닐라아이스크림 ()

      한가지 의아한건, 왜 굳이 미적분 수업도 영어로 강의하는 것인가요?

    소수 외국인 학생들을 위해 굳이 자국 학생과 교수들이 억지배려 하는건가요?
    그냥 외국 유학 대비도 되고 좋은게 좋은거니까 영어로 강의 진행하는건가요?

  • 통나무 ()

      대학에서 영어강의
    참 어찌보면 나쁜 인간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변에서 영어좀 시킬려면
    영어만 초딩애들이 6-70만원들어갑니다.
    거기다 단어 외우고 뭐하고,
    수학까지 하면, 사교육비용은 솔직히 겁납니다.
    그렇게 부모들이 잘 돈들여 해놓은 애들 보내면
    영어강의라, 제대로 안되는 영어강의라고 보는데요.
    요즘 애들은 거의 원어민 수준이라.
    참 날로 먹는 대한민국 대학들 같아서.
    들어가서 배워서 쉽게 영어강의 듣게하는게 원칙일것 같은데요.
    참 징그러운 나랍니다.
    그런데 모를겁니다.
    대학은 교환교수니 뭐니 지자식들 앞길은 예전부터 닦아놓거나
    일찍부터 준비해놔서.
    학원에서 동태눈으로 졸린듯 안졸린듯 공부하는 애들 보다
    참 세상.
    (어제들은 얘기로 초딩 6학년 도 영재로 뽑혀서 자랑하는 얘기 들었는데
    아직도 엄마가 얼굴 씼겨준다는)

  • 임춘택 ()

      바닐라../통나무님,

    영어강의가 처음에는 대부분의 학생들과 일부 교수들에게 불편했던게 사실이고 지금도 일부에서는 불편을 얘기하고 있지만, 4년여 하다보니 그런 대로 정착이 되고있고 긍정적인 측면이 많아졌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속한 학과의 경우 학부와 대학원의 모든 전공 강의를 영어로 한 지가 수년 째 되는데, 이제는 영어나 한국어냐의 문제보다는 내용 자체가 쉽냐 어렵냐, 그리고 잘 전달이 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문제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일부 학생들과 교수들은 영어가 더 편리하게 느껴져서 한국어로 해도되는 세미나에서 영어로 하기도 합니다.

    앞으로 학생과 교수 중 외국인 출신 비중이 더욱 늘어갈 텐데, 모든 대학이 그럴 필요는 없겠지만, 세계적인 수준을 지향하는 연구중심 대학의 경우에는 영어로 강의하지 않고는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도 그리고 배출한 학생들이 글로벌 환경에서 경쟁력있게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교재도 영어로 쓰고 강의 녹화도 영어로 되어 있어야 세계적인 컨텐츠가 될 수가 있습니다.

    이번 일과 관련한 제가 겪은 일화를 하나 소개하면...

    일반고를 나와서 카이스트 학부과정에 다녔던 학생이 찾아와서, 카이스트 내에서 새로 생겼고 인기가 좋은 대학원(어딘지는 논란이 될 수 있어 안 밝힙니다)에 진학하겠다고 합니다. 본인은 일반고 나온 것에 대한 컴플렉스와 함께 성적이 탁월하지 못한 것에 대해 걱정을 합니다.

    제가 그곳 입시 기준을 잘 알고 해서, 몇 가지 질문을 해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영어로 자기 전공분야 소개도 잘하지 못하고 글쓰기도 해본지 몇 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한번 에세이를 써오라고 했더니 며칠 후 갖고 왔는데, 역시 기본 자질이 다소 부족하더군요.

    그래서, 가급적 긍정적인 점을 발견해서 칭찬을 해주는 것이 교육적으로 더 좋다는 것을 알지만, 본인을 위해서도 그게 좋을 것으로 생각이 되어, 저의 솔직한 평가 결과를 알려줬죠. 왜냐하면 입시가 불과 3~4 개월밖에 안 남았고, 제 경험상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영어와 작문 실력이 입시 기준을 만족할 만큼 개선되기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학생이 스스로는 큰 문제로 인식하고 있던 비과고생이라는 점과 학부 성적이 최상이 아니라는 점은 이런 입시에서 큰 고려사항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알려줬고, 이는 사실이 그렇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변이 생겼습니다.
    카이스트내에서 학부에서 과수석을 하는 학생들도 합격하기 어려운 그 대학원 과정에 이 학생이 가장 좋은 점수로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를 통과한 것이죠. 그 짧은 시간에 필요한 수준의 영어실력을 닦고, 필요한 기본 지식과 발표력도 훌륭히 쌓았더군요.

    나중에,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는지, 왜 포기하지 않았는지 물었더니, 어렵다고 하니 오히려 오기가 발동하더라더군요. 그래서 평생에 가장 열심히 공부를 집중적으로 했더니 자신도 모르는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그 때 저도 배우고 느낀게 사람의 능력은 절대로 자신이 경험한 것이나 지금 보이는 것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되겠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일반고 나와서 카이스트 학부과정을 다니면서 힘든 일을 보다 많이 겪고, 이 과정에서 정신적으로 단련이 된 것도 한 몫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지금도 가끔 지나가면서 만나보면 씩씩하게 전문가로서의 길을 잘 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하겠다는 의지가 이러한 변화를 낳은 것 같습니다.

    제가 살면서 보니까 아무리 잘 나 보이는 사람도, 아무리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도 콤플렉스가 있습니다. 이러한 콤플렉스는 심각한 것일 수도 있고 남들이 보면 아무 것도 아닌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것을 진짜 자신의 콤플렉스로 믿는 한 이는 당사자에게는 중차대한 문제라는 것이죠.

    이 시점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콤플렉스가 있느냐 없느냐 혹은 크냐 작으냐가 아니더군요. 오히려 어떠한 콤플렉스든간에 이를 극복하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삶에 임했느냐 아니면 체념을 하고 열등감에 사로잡혀 원망이나 하고 사느냐의 선택 같습니다.

    헬렌켈러나 스티븐 호킹, 베토벤은 말할 것도 없고 뉴턴, 프로이트, 테슬라 같은 사람들도 정신적인 핸디캡을 안고 살았던 위인들입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너무나 쉽게 나태해지고 목표를 포기하고 적당히 타협하는 유혹에 빠지기 쉬운 존재라는 것을 감안할 때 큰 콤플렉스 또는 핸디캡을 갖고 있지 않고는 오랜 시간 집중력을 갖고 큰 인생목표를 위해 매진하기 어렵습니다.

    참으로 역설적이게도, 큰 핸디캡이나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만이 인생에 있어서 가치있고 장기적인 일에 도전할 힘과 동기를 가질 수 있습니다. 오히려 그런게 없는 사람이 대책이 없고 참으로 어려운 케이스입니다.

    이게 이번 일을 보면서 제가 안타깝게 생각되는 점이기도 합니다.

  • 임춘택 ()

      Physica님,

    영어회화나 사고력, 작문능력을 키우는 수업은 따로 있습니다.
    수학이나 전공과목을 한국어로 하게되면, 그 과목 강의에는 외국인 학생이나 외국인 교수는 들어오지 못하게 됩니다.

    그리고, 가끔 아프리카나 남미의 지도자들이 영어로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대단히 사투리가 심하고 발음도 엉망이지만 당당하게 말합니다. 네이티브가 아닌 이상 그런 것은 사실 자연스러운 것이죠. 어차피 영어 잘 하는 영어권 사람들은 다른 나라 말을 더 못하잖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한국에서 하는 영어를 완벽하게 못한다고 해서 콤플렉스를 가질 필요는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발음이나 표현이 완벽하면 좋겠지만,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다면 언어의 기본적인 역할은 훌륭하게 한 것이기 때문이죠. 일단 기본은 하고, 시간이 되면 어학연습도 하고 외국 생활도 하면서 가다듬어 가면 되는 것 아닌가요?

  • 바닐라아이스크림 ()

      그런데 말이에요.

    영어로 인터뷰도 잘 못하는 일본 사람들은 왜 그렇게 노벨상을 한개도 아니고 여러개씩 타가는지....

    '영어'가 중요한게 아니라 진정한 연구를 할 수 있는 토양이 우선이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영어 잘하는 사람들 데려다가 학자들, 학생들 연구 잘 할 수 있게 원문서적과 논문들만 (잘) 번역해주고 영문 논문 (싸게) 영작해 주는 일들 해주는게 더 낫지 싶네요.

    연구하고 공부할 사람들이 영어라는 언어의 장벽에 가로막혀 각 개인의 재능을 펼칠 자원을 낭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 통나무 ()

      애들이 너무 버거운 짐을 지고 살고 있다고 보는 사람인데요.
    그걸 너무 강하게 극복한 애들은 변태가 되어가는것 아닌가도 생각을 하고요.
    성장과정에서 그 내부의 심적인 갈등이 사회적으로 다는 아닐지라도
    제대로 풀어주지를 못하기에 막다른 골목까지 가기도 하고요.

    동네 커피집이 고향분이고 한다리 건너면 잘 아는 분이 되더군요.
    그집딸내미가 커피를 배워서 지금은 커피전문점으로 잘되고 있는데,
    중학교때 공부잘한다고 전교1등해서 그지역 제일 좋은 고등학교 시험봐서 들어가서 첨 중간고사 보니 꼴찌. 고3내내 지옥이었다고 하더군요.
    슬쩍 비추는 말이 자살까지 기도 했을것 같고. 이래저래 잘하는 고등학교라 내신은 엉망이더라도 수능점수로 외국어중 제일 점수낮은곳에 들어가
    그쪽나라로 유학까지 가서, 공부하다 커피로 턴했는데,
    그 극복과정이 본인이 참 어려웠고, 가족까지 거의 피로도의 극한까지 간 상태였는데, 여동생은 공부에 대해 아예 신경끄고 니 맘대로 하다 아무대학이나 되는대로 나와서 할일이 있을것이라고 그냥 가까운 대학가고.
    아랍어 통역까지 되는 수준이라 커피외에 여러일들을 하고 있는데,
    동네애들 모아서 아랍역사에 대해 갈켜달라고 부탁을 하니 그것도 하게 되었는데요.  지금은 밝게 자기일에 전문성이 점점 더해지지만
    그 좋은 젊은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을 자기 자존감이 망가지고
    어둠게 보낸것을 생각하면, 그것을 극복하는것도 가족이나 개인이 해결을
    봤으니.

    별게 아닌게 다 별게가 되어버린것 같은데, 너무 단선적인 사회인지라
    애들아 그게 다가 아니란다, 별게 아니란다 라고 해봤자
    보여지는 성적에 성취감밖에 못느끼는 어찌보면 좀비들의 사회같다는 생각이 계속 드는데요.

  • 예린아빠 ()

      한국의 대학에서 영어(외국어)로 강의를 하는것에 한마디 하겠습니다.

    영어가 상대적으로 한국어보다 국제어이기 때문에 세계를 상대로
    교수나 학생을 상대할려면은 꼭 필요하다..란 명분인듯 한데..

    일단 그 명분속에 숨은 대한민국의 서열화 의식은 차치하고.....

    사람을 다른말로 호모 사피언스라고 합니다.
    생각하는 존재라는 것인데...
    생각은 언어로 합니다.

    대학은 누가 뭐래도 그나라의 지적 보고입니다.
    그런 대학에서 다른나라말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면은...
    도대체 그대학의 국적은 뭐가 되나요?

    잘나가는 대학이 세계화를 하려면 세계 각지에 대학을 만들면 되지않나요?
    거기서 현지어를 쓰던지 영어를 쓰던지...꼴리는데로 하시고요.

    존재가 의식을 규정한다는 말이 있지만...
    언어는 의식 그 자체입니다.



  • 루목유 ()

      학부생 대상 설명회 때 학생 한 명이 영어 강의에 대한 건의를 교수님께 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영어로 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의 이해도가 떨어지는데 굳이 꼭 해야 하냐는 요지였는데요, 그 교수님의 답변은 첫째 대학 평가 항목이라 어쩔 수 없다, 둘째는 사회 분위기상 어쩔 수 없고 그걸 까는 기자는 없다 였습니다. 생각나서 검색해봤더니 영어 강의를 까는 기사는 거의 없더라구요. 메이저 신문에서 있다고 해도 대학생 인턴들이 쓰는 기사밖에 없었습니다.

    학생들이 전부 교수나 연구원 할 것도 아니고 결국 중요한 것은 전공 지식인데 영어로 듣는 전공 지식이 제대로 박힐 리 없죠. 교수님들도 모국어 보다는 확실히 잘 전달 못 해주시는 것 같구요. 참 어떻게 보면 우리 나라는 기득권 보호는 착실하게 잘 하는 것 같아요. 카이스트나 포스텍같은 대학들 기준이 아래로 내려가는 건 좀 아닌 것 같은데, 기준이 그렇게 정해져 버려서 문제가 계속 확산되어 가는 것 같아요.

  • 남영우 ()

      외국인 학생이나 교수들을 위한 것이라면, 대학원에서 하는 강의나 콜로키움, 세미나 등을 영어로 하면 됩니다.

    학부 1학년 미적분학을 영어로(만) 강의하면서 외국인 핑계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게 낫다고 봅니다.

    어차피 영어로 강의를 듣고 뭔가를 하면, 나중에라도 어떤 곳에 가던 써먹을데가 있지 않냐 라는 그런 마인드 아닌가 싶습니다. 겉멋이 아니라면요. 한국이 인도처럼 영어를 공용어로 쓰는 국가도 아닌데, 너도 나도 그런다면 그렇게 여길 수 밖에 없다고 보는데요.

     그런 것을 학문적인 부분과 상관없이 학교 특성중의 하나로 내세우는 대학이라면 그렇게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 별밤 ()

      고등학생의 노력을 간단히 평가절하 시키는 아고라 댓글이 있는가 하면 갑자기 화제가 영어강의로 옮겨 갔네요.

    어차피 모든 현상의 아이디어는 알고나면 심플하죠. 남이 한일, 그것도 아주 열악한 실험실/교육여건을 갖춘 중고등학교 당시에 한일을 거의 노벨상과 동급 수준의 연구가 되어야만 인정해주시겠습니까. 참기가 막힙니다.

    스카치 테이프를 이용하여 그래핀 발견으로 노벨상을 탄걸알고도 저렇게 돌을 던질수있을까 참 분하네요.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말라, 너는 한번이라도 뜨거웠던 적이 있었느야?" 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기성세대의 생각이 이러니 학생들에게 이공계 공부는 너무나 어렵고 40세 되면 짤려서 치킨집이나 하니, 뭐하러 그렇게 어렵게 공부하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러운거죠.

    우리같은 한국인이 영어회화를 아무리잘해도 미국애들 7세 수준 정도도 되기 어렵다는 말 맞습니다.

    피차간에 일단 외국행 비행기만 타면 영어를 못한다는 자괴심이 얼마나 큽니까.

    저도 미국에서 6년간 살아봤지만, 지금도 미국 학회 간다면 영어 울렁증이 있고 뭘 해도 영어를 좀 더 잘할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늘 합니다.

    논문을 쓸때도 상황에 적절한 표현법이 생각이 안나서 좌절한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대학때부터 라도 이공계는 영강을 해야 그나마 학생들이 좀 해볼려고하지, 그마저도 안한다면 반벙어리 되기 쉽죠.

    교수님들이 강의를 콩글리쉬를 해도 그정도라도 하면 교수도 되고 학회해서 의사소통도 되는구나하고 학생이 자신감을 갖지 않겠습니까.

    현실은 창피당할까봐 영강을 애써 외면해 버리는 교수님들이 대부분이지만..

  • 산촌 ()

      임춘택님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본인께서도 말씀을 하셨지만
    옛날 공고 수준과 현재의 공고 수준은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앞으로 공고생은 뽑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구요.
    옛날 일류 공고,상고 출신들하고 지금의 실업계 아이들과 비교하는 것은
    큰일 날 소리입니다. 그냥 카이스트가 갈 길이나 가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괜히 뭐한다고 공고애들 데려다가 더이상 애들 잡지 않았으
    면 좋겠습니다. 이 문제는 대책이 없는 일입니다.
    현재 특목고를 입학하고 카이스트 정도까지 갈 정도의 아이들에게
    투자된 자금과 시간이 얼마인데 그걸 공고출신이 그들과 같이 할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게 가능하면 그 자체로서 연구대상일 겁니다.
    고인의 명예에 누가 되는 얘기인지는 모르겠으나 현실을 제대로 바라
    보지 못하면 대책도 제대로 나오지가 않는 법입니다.
    영어강의에 대한 것은 이 게시판에서 많이 나온 얘기입니다만
    임춘택님의 말씀으로는 설득이 안되는 얘기이구요.

    아무튼 젊은이들이 이런 사건을 통해서 세상을 다시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 산촌 ()

      영어문제에 대해서 예전 돌백님의 글을 퍼왔습니다.
    이게 뭐냐하면 전공실력이 부족하면 영어가 안들린다는 것이고
    전공실력이 부족하면 그 분야에 좋은 작문이나 말이 안된다는 것이죠.



    "제 경험에 비추어 보면 (토플, 지아리 한번 쳐본 적도 없는..., 특별하게 영어공부라고는 고졸 이후 해본적 없는... ), 전공 분야에서의 의사소통이나 협의는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어린 사람들이 외국인 전문가들의 얘기가 안들리는 것이 영어때문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사실은 자기가 정말 모르는 것에 대한 얘기일 가능성이 훨씬 높아요.

    읽어서 알 수 없는 내용은, 들어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영어쓰기도 마찬가지인데, 논리가 맞지 않는 생각은 아무리 훌륭한 영어로도 좋은 문장이 될 수가 없어요.

    그리고, 나중에 외국에 직장을 잡게되어도, 전문가로 일을 시작하면, 비서들이 사소한 일들을 처리해 주기 때문에, 전문가가 비서들 처럼 영어하면서 일할 상황은 자주 발생하지 않습니다."

  • 산촌 ()

      영어강의 문제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많은 토론이 있어 왔어서,
    좋은 말씀들이 많이 있습니다.
    역시 돌백님의 글이 인상적이고 설득력이 있습니다.
    --------------------------------

    영어 강의가 국제화에 도움이 된다는 전제는 "훌륭한 강의"가 기본이죠.
    정말 조사단 만들어서, 비슷한 수준의 대학에 가서 청강을 해보시길 권합니다.

    강의의 3대 요소는 "교재","교수","학생" 입니다. 언어는 논외이구요.

    대한민국에서 외국의 교재를 채택하는 것 부터가 잘못되었죠. 왜냐하면, 선행 과목들이 틀립니다. 중고교 교육과정이 다르죠. 그래서, 교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강의가 대부분이죠. 그런데도 교재가 없는 것은 출판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것과 교수들이 게을러서 그래요.

    "교수"는 role model 이 될 수 있는 인간적으로 성숙된 사람이여야 합니다. "말"이라는 것이 그 인간을 표현하기 때문이죠. 본받고 싶은 사람이 아니면, 강의의 효율이 많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겠죠. "교수"의 역할은 교재의 이해를 돕는 것과, 학생들의 진도를 점검하고, 그리고 교과목의 역사적인 위치, 사회적인 위치를 설정하는데 지표를 제시하는 것입니다.

    "학생" 은 강의의 필수요소입니다. 강의의 최종 수혜자이며, 강의의 나침반이 되는 것이죠. 학생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면, 강의는 방향을 잃어버리게 되죠. 강의의 진도나 교재의 수준은 학생의 수준을 반영하게 됩니다.

    결국, "강의"의 "언어"는 교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학생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교수"가 강의의 언어를 위해서 마치 성우가 연기를 하듯, 다른 사람의 흉내를 내는 것은 제대로 된 "강의"가 아니고, 일종의 연극이고 사기입니다. 학생들이 "언어"의 장벽으로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은 "강의"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수가 없습니다.

    제대로 된 강의, 수업료 아깝지 않은 강의, 그런 강의를 할때 대학의 수준이 오르죠.

    "교수"들에게 먼저 인간이 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 다음에 영어로 할지 한글로 할지 결정하시죠.


  • gdgd ()

      임춘택님의 말씀대로
    4년간 시행결과 어느정도 정착되었다고 하셨는데
    남의집 제사(카이스트 영어 수업)에 왜 감놔라 배놔라 하는지 모르겠네요
    학교마다 수준이 다르고 사정이 다른 법인데,
    잘 흘러간다는 영어강의에 왜 딴지인지 모르겠네요.

    그냥 자율에 맡겨서 (교수,학생)모두 영어가 되면 영어로 하는게 좋습니다.
    아닌 대학은 그냥 한국어로 하고요.

  • 산촌 ()

      그게 국민 세금으로 하는 학교거든요.
    감놔라 배놔라 할만 하다고 봅니다.

  • 바닐라아이스크림 ()

      이 사이트 목적도 그렇고, 어떤 커뮤니티든 사람들이 모이면 '감놔라 배놔라' 얘기하지 무슨 이야기 합니까?

  • tatsache ()

      산촌님//
    "현재 특목고를 입학하고 카이스트 정도까지 갈 정도의 아이들에게 투자된 자금과 시간이 얼마인데 그걸 공고출신이 그들과 같이 할수는 없는 노릇입니다."라고 하셨는데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사례가 다르기는 하지만 대학원에서 비슷한 경로를 거친 분을 본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분도 대학원 초반에 위에서 다른 분들깨서 언급하신대로 영어, 기초와 전공 과목이 제대로 되지 않아 많은 고생하시는 것을 직접 보았습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약간의 도움을 드렸더니 충분히 극복을 해내시더군요. (비록 학점은 좋지 않았지만...) 도움의 예로 예전에 사용한 기초 혹은 전공 서적을 드리고 없는 것은 도서관 혹은 인터넷 서점에 있는 책을 소개해 드리고 문제의 어떤 부분에서 잘 모른다고 하시면 같이 고민하면서 해결하는 것이었습니다. 영어원서를 보시는 것이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전자사전을 잘 활용하시더군요. 이러한 사례를 본다면 출신은 상관없고 누구라도 주위의 도움과 본인의 노력이 잘 조화된다면 난관이 있더라도 충분히 극복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임춘택님//
    "저는 하버드의 마이클 센델교수처럼 대학 1학년생들에게는 철학과 기본 개념 위주로 가르쳐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인생과 인류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는 이 글을 읽을 때마다 "쩝"이라는 말 밖에 안 나옵니다. 파랑새를 찾으러 멀리 다니시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그 학교에서 나온 대책들이 전부 파랑새를 찾으러 멀리 다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위에서 든 예도 파랑새라고 보시면 됩니다. 무슨 이야기인지는 잘 모르시겠으면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파랑새 이야기'를 읽어보시거나 읽을 시간이 없으시면 파랑새의 교훈을 한번 생각해보시기를...

  • 산촌 ()

      그래서 남에게 감노라 배놔라 소리 듣기 싫으면 정부지원이 한푼도
    없는 사립대학을 만들면 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학교를 온통 영어로 도배를 하든 말든 외국인 교수로
    도배를 하든 말든 등록금이 얼마가 되었든 상관없이 자유로운 대학운영
    을 하라는 것이고, 반면에 국가에서는 보통의 일반 또는 서민가정에
    서도 대학을 가서 공부를 할수있는 국공립 대학을 만들어서 운영을
    해서 누구라도 일정 수준만 되면 대학공부를 할수있도록 하게 하자는
    것이 옛날부터 나왔던 주장이었죠.
    고인이 된 학생에게도 이런 국립대학이 필요했던 것이라고 보여지구요.

  • 양쿤 ()

      많은 (아마도 직업이 과학자가 아닌) 분들이 착각을 하는데, 이공계 기초과목을 영어로 배우는건 한국사람이 프랑스어를 배우는데 중국어로 된 교재로 배우는것과 마찬가집니다. 2중의 낭비, 2중의 어려움이라는것이죠. 정당화 하는 쪽의 논리는 "그러면 중국어도 배우고 프랑스어도 배우니 1석 2조 아니냐, 앞으로는 차이나메리카의 시대인데..." 라는것이죠. 이런 주장이 얼마나 합리적인가 하는것은 읽는 분들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일종의 정신병입니다만..)


    토론하고 건의해서 해결 안될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이건 표면적으로는 대학의 교육행정 문제 같지만, 그 기저에 깔린것은 노골적인 이념문제이기 때문이죠. 즉 "어차피 세계는 미국이 지배하고 앞으로 그런 세상은 계속될것이다, 우리같은 군소국가는 거기에 순순히 복종해야 한다"는 것이죠. 비약이 아니라 영어강의 옹호하시는 분들과 대화를 길게 해 보시면 결국 이 이야기가 나올수 밖에 없습니다.
    냉전시대의 반공숭미주의가 아니라 신자유주의 시대의 경제적 숭미주의랄까... (숭미주의2.0 ?) 이런 이념(영어강의 문제등으로 불거지는)의 열광적인 동조자들에는 조선일보에 댓글을 다는 수구적인 한국인 뿐 아니라 소위 '노빠'라고 불리는 일부 진보적인 사람들도 포함될겁니다.

  • 산촌 ()

      tatsache님의 예로 드신 것이 구체적으로 그 수준이 어느 정도이고
    어떤 대학을 거쳐서 대학원까지 오게 된 경우인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우리 중등,고등학교 교육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자꾸 고인에게 누가 되는 것 같지만 솔직하게 적어 보겠습니다.
    통나무님께서 주변학생들의 예를 많이 알고 계신 듯 합니다만
    중학교에서 어떤 학생이 실업계를 가는지 부터 따져봐야 됩니다.
    저는 제 아이에게도 실업계를 가라고 했던 아빠였습니다.
    공부는 못하지만 자라면서 학교선생을 비롯해서 누구에게나 성실도
    에서는 항상 칭찬을 받고 자라는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실업계를 가서 기능을 배워 사회에 나가서 세상을
    먼저 배우라고 했습니다. 그래야 왜 대학을 나와야 하는지 스스로
    느껴서 늦게라도 다시 공부에 매진할수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어서 그랬습니다. 설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어차피 후진 대학은
    인문계고나 실업계고나 가려고 맘만 먹으면 갈수 있다는 생각도
    있었죠.

    그런데 내자식이라 잘 봐주고 싶어도 이렇게 공부 못하는 아이들은
    절대로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따라갈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 공고를 갔으면 내 자식의 수학실력이나 영어실력이
    고등학교 3년동안 실력이 늘어날까요? 천만에 말씀입니다.
    중학교때 못하던 실력 그대로입니다. 이런 실력으로는 카이스트는
    커녕 일반 대학 이공계 수업도 절대로 따라 갈수가 없습니다.

     

  • 산촌 ()

      아빠가 실업계 가라고 했다고 해서 그걸 그대로 학교 선생에게 전달을
    했다고 합니다. 담임선생께 전화가 왔었죠.
    담임선생의 의견은 절대 반대였습니다. 실업계가면 안된다는 거였죠.
    담임 선생뿐 아니라 주변 학부모들과도 상담을 했습니다.
    저는 아이에 대해서 감추지 않고 있는 그대로 얘기하고 조언을 얻으려고
    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런데 실업계 가는 것을 찬성하는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집사람에게 구박만 받았습니다.
    제가 왜 이 얘기를 하는지 아시겠는지요.
    주변에 공부 못하는 아이들이 많아서 이런 얘기하려면 몇시간을
    얘기할수가 있는데요. 이걸 이해 못하니까 제대로 된 교육정책이
    안나오게 된다고 봅니다.
    제가 교육에 대해서 주장하는 것은 단 한가지입니다.
    제발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상의 교육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능력만큼의 지식수준을 가지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하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공고출신의 카이스트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교육은 아이를 바보로 만들어서 고등학교를 졸업
    시킵니다. 그래서 그 다음의 대학 교육을 받을 수가 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 tatsache ()

      산촌님//
    그런데 고등학교 졸업을 위한 최소한 능력만큼의 지식수준이 어느정도이지요?

  • 통나무 ()

      여러 얘기가 나올수 있을것 같은데.
    대학교재가 제대로 된것이 있나부터.
    한글교재보면 좀 떨어지는식으로 보통 얘기되는데
    일본 유명한 컨설턴트 책보면 일본애들한테는 제발
    원서도 같이 봐라라고 애원하다시피하는데요.
    한국교수들, 교재다운 교재를 쓸 시간도 여유도 생각이 있을까요.
    자기 논문쓰고 자기 앞길 개척하느라.
    이건 초중고 교과서가 개판인것과 같은맥락인데요.
    중학교 과학이 개편되면서 보니 하이탑 고등내용이 고대로 내려온것 같더군요. 무슨 고민도 없고, 그냥 대학내용이 고등학교로 고등학교 내용이 중학교로 이제 초딩으로 내려가겠죠.
    그거 배우고 잘한다고 과학자가 되느냐? 라는것은 또다른질문일것이고요.
    영어, 우리나라 영문학교수중에 영문법책 제대로 손꼽을겁니다.
    그런데 외고다니는 애들 텝스니 뭐니 열라 시험봐야 되죠.몇점이상 되어야 되니. 회화실력은 많이 나아졌습니다. 그렇게 시간투자하고도 못하면 그냥 저능아라는 생각밖에는 안들지만요.
    그래서 결과는
    대학원 수업과 인문학 위기
    <a href=http://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21813 target=_blank>http://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21813</a>
    철학강의나가는 분얘기가 80년대는 지방대라도
    대학원에서 원서강독이 당연한것처럼 하고 가능했지만
    지금 가능한것은 서울대 정도라는.
    저 글쓴분은 외고 싹쓸이하는 학교에 계신분인데요.
    영어강의, 듣고 이해하고 문제풀고, 그게 학원이지 대학인가도 가끔 생각을 하는데요. 이런것은 글쓰기와도 관련이 있는데 잘하나 못하나 일반고나 특목고나 글쓰기 시켜보면 차이가 없는것은, 결국 앉아서 집중적인 밀어넣기에 대한 양적인 차이밖에 없다는것으로 보는데요.
    그건 나중에 학문과도 관련이 있을겁니다.
    논문쓰는데 크게 관계없지만, 과연 몇백페이지짜리 책을 써낼능력을 만들어주는지는 또다른문제이니까요.

  • 산촌 ()

      그게 물론 정량화 해서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중학교만 나온 사람이 가지는 최소한의 지적수준
    고등학교를 나왔으면 고등학교를 나온 정도의 지적수준이 있고
    대학을 나오면 좋은 대학이든 아니든 최소한 가지고 있는 지적 수준이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실제로 제가 젊었을 때는 그게 가늠되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아주 극단적인 예로, 예전에는 초등학교(국민학교)만 나와도 받침이
    그리 틀리지 않았습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국민학교를 졸업하면
    한글을 읽고 쓰는데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는 거죠.
    그런데 지금 어떻습니까?
    거의 대학을 나왔다고 하는 세상에도 한글을 쓰는 것을 보면 아주
    상식적인 한글이나 받침등도 엉망인 경우를 자주 볼수가 있습니다.

    중학교를 나왔으면 최소한 인수분해가 뭔말인지는 알아야 깊이의
    논란은 뒤로 하고 그 다음 고등학교 공부를 이어갈수가 있겠지요.
    뭐 이런 겁니다. 그럼 아이들의 능력자체가 초등학교때 국어를 깨우칠
    능력 자체가 없어서 그런 것이냐 하면 그건 아니라는 얘기죠.
    저는 공교육이 잘못되었다고 보는 것입니다.

    돈이 많거나 머리가 우수한 아이들을 위주로 하는 교육때문에 돈이
    없거나 머리가 상대적으로 모자르거나 하는 아이들은 자신의 능력과
    상관없이 무식한 상태로 초등에서 중등으로 가고 중등에서 고등으로
    넘어 가게 됩니다. 이게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 임춘택 ()

      영어강의 문제로 다소 과열된 것 같네요.
    좋은 토론주제이지만, 이 자리가 명소 같지는 않습니다.

    위에서 여러 제안과 비판, 조언을 해주셨는데,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군요.

    제 의견을 첨언하면, 교육은 실험이 아니고 사람을 길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길게 내다보고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서, 앞으로 10~30년후 본격적으로 사회 활동할 때, 지금 기른 인재들이 어떤 역할을 하게될 것인지를 보고 해야 합니다.

    이제 영어는 '미국말'도 아니고 중국어, 불어 등과 더불어 가장 영향력 있는 글로벌 언어입니다. 교재 문제도 언급한 분들이 있는데, 영어로 된 교재는 전 세계적인 경쟁을 뚫고 나온 것들이기 때문에 좋은 것들이 월등히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일어나 중국어, 불어 교재가 이공계에서 영어 교재와 비교될 수 없습니다. 적어도 향후 30년 이내에는...

    영어가 우리에게 다소 불편하고 어렵더라도 충분히 투자해서 잘 할 가치가 있고, 영어를 잘 하는 것이 발표력이나 국문작문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언어의 보편성입니다.

    이제 영어보다 더 중요한 근본적인 것에 대한 교육을 고민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 문제만 천착하는데 따른 실익보다도 우리가 고민해야할 주제와 과제가 이공계 교육에도 많습니다.

    그 중 하나가 수학이나 물리, 화학 등 기초과학을 보다 근본적인 개념 위주로 잘 강의하는 문제입니다. 그리고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한 미래전략을 기획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전략적 사고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 산촌 ()

      가끔 듣는 얘기중에 공부 못하던 아이가 나중에 정신차려서 공부를
    잘하게 되었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이거 액면 그대로 믿으면 바보되는 겁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공부라는 것이 탁 놓고 있다가 어느날 정신
    차려서 시작하면 되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그 상태에서 최소한의 바탕은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겁니다.
    그 바탕을 만들어 주는 것이 공교육이 해야 할 의무라는 것이죠.
    아이들을 고등학교까지 국가세금 쳐들여서 공부시켰는데 그 아이들이
    지금과 같이 일부를 제외한 많은 아이들이 무식한 상태로 졸업을
    한다는 것은 교육기관의 직무태만입니다.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 통나무 ()

      초딩 3,4학년 과학과목을 재구성해서
    교재를 다시 만들어 애들한테 가르쳐봤는데요.
    중고딩올라갈때 새롭게 시도된 외국교재를 가져다고
    과학을 가르치는 실험을 해볼려고 하는데,
    문제는 그 교재를 한국애들이 알아들을수 있게 만들수 있는 사람이
    먼저 있어야 되겠더군요.
    그게 과학 그분야에도 정통하고, 그걸 제대로 가르칠수 있는 사람.
    그건 자기가 무슨전공해서 연구를 많이 했다고 할수 있는것도 아니고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보이더군요.
    근데, 그것을 한국에서는 아무도 안하는것으로 보이더군요.

    산촌님이 최소한의 바탕을 얘기하시는데,
    그게 수업시간에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그 수업시간에 이해하면
    나중에 대학가서 좀 부족한부분을 보충하면 충분히 따라 잡을 정도의
    그런 바탕일겁니다.
    대학에서도 일단 다른부분에서 뭔가 가능성을 보이면 입학시켜 그 부족한 부분을 잘 따라 잡게 해줄 의무도 있을것 같은데, 대부분 옆에 재수좋게 좋은 친구있으면  되지만 그건 재수에 맏기는것이고, 뭔가 틀이 있기는 있어야 되죠.

    해야할부분에 하기만 하면 크게 어려운일은 아닐것 같은데,
    아무도 안하는것 같더군요.

    위에 로봇학생이 남의 일같지가 않습니다.
    제 자식놈이 곤충에 죽고사는데, 그냥 내비두고 준비안키셔 놓으면
    비슷한 꼴 날것이라고 예전부터 생각했기에,
    공부는 좀 늦게 해도 된다고 생각하고
    지금 과학고 가고 그런트랙에 걸려들면 좋은 인생(한국에서는 성공일지는 모르게지만요) 아닐것 같아, 일부러 일반고 가고 대학도 와이프한테는 얘기 안하지만 그냥 평범한데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사교육은 따로 시키고 있습니다.
    해보면 참 교육이 어려운게 한국이고, 실제로 작동되는것은 제생각으로는 없다고 봅니다.

  • 산촌 ()

      저는 개인적으로 임춘택님의 영어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얘기되는 수학이나 전공과목같은 것을 서로간에 완벽
    하지 못한 언어로 소통하는 것이 과연 어떨 것인가 하는 거였죠.
    그리고 교재 얘기도 미국의 교재가 우월하지 않다는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었죠. 쬐끔 벗어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가면,
    임춘택님의 의견을 들어 보아도 앞으로는 공고출신을 검증없이
    입학을 시키면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괜히 정부시책을 무조건 따른다는 생각으로 애들 잡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그전에 이 기사를 얼핏 본 적이 있었습니다.
    크게 신경쓴 것은 아니지만 그때 들었던 생각이,
    "그게 되나?"
    "그게 가능한가?"
    라는 생각이 있었고 그냥 잊어 버리고 있었지요.
    저는 부정적 시각이었고 그런데 그 결과가 너무 참담하게 되어 버려서
    같은 자식을 둔 사람으로서 정말 안타까운 생각입니다.
    정말 기성세대들이 아이들을 너무 모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산촌 ()

      교육얘기 나오면 얘기가 길어지긴 합니다.
    저는 현재의 의무교육은 진정한 의무교육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시간만 때우게 하는 것이 교육은 아니거든요.
    국민의 지식수준을 중등교육의 수준까지는 의무적으로 만들어 주어야
    그것이 진정한 의무교육이겠죠. 물론 개인적으로 안다닌다면 할수없죠.
    그러나 국민이 원하는 한 중등교육수준까지 만들어 줄 책임이 국가에
    있습니다. 이건 다시 말해서 학생의 지식수준이 정부가 원하는 만큼
    되지 않으면 낙제를 시켜서라도 지식수준을 올려놔야 한다는 겁니다.
    낙제제도가 우선 생겨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학생이나 선생이나 서로간에 가르치고 배우려는 노력이 있을
    겁니다. 그래야 그 기초를 가지고 고등학교 진학을 해서 공부를 이어
    갈수가 있습니다.
    중등교육을 망친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가면 3년동안 할일이 없습니다.
    공부를 이어가기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부모들이 그냥 두고 볼수는
    없으니까 과외니 학원이니 다니게 해서 어떻게든 내 자식을 무식함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애를 씁니다.
    애네들이 또 이름없는 간판만 대학에 다닙니다.

    사교육의 90퍼센트가 아이들의 무식함을 벗어나게 하려는 부모들의
    몸부림입니다. 학원선생에게 국가에서 월급을 보조해줘야 한다니까요.

  • rabyl ()

      현재 특목고출신들의 영어 수준은 이미 예전 유학박사출신보다 낫습니다.
    얘네들과 처음 접하는 개념을 영어 강의를 기준으로 놓고 학점 경쟁을 한다는 건 그냥 불가능하죠.
    예전의 "열심히 하면 따라잡을 수 있는 수준"하고는 많이 다릅니다.
    학교를 잘못 간 건 맞다고 생각합니다만 KAIST가 그런 학교가 되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웃기는 건, 애들이 정작 논리적이라거나 글을 잘 쓴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토론에서 특출한 애들은 특목고에서 성적이 안 나옵니다.
    이거 뭔지 모르겠어요.

    통나무님/
    중등 교육과정 개편된 거 보셨군요. 기가 차지 않아요? 중등 학생들의 특성이 하나도 반영이 안 되어 있고 생각할 시간이 없도록 만들어 과도하게 많은 지식을 그냥 외울 수 밖에 없는 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누구 말대로 과학교육은 있는데 과학은 없어요.
    중등은 고등 내용이 고대로 내려갔고 고등은 대학초년 교육과정이 내려갔습니다. 이전에도 교육과정 개편 될 때마다 대학에서 다루는 과정이 일부 내려가기는 해 왔습니다만 중등을 저렇게 포화시켜 놓은 적은 한번도 없었죠.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 특목고 진학하려는 애들은 중3에 고1 통합과학은 빼고 화학1, 생물1 과정을 선행하고 진학합니다. 얘네는 새로운 것 천천히 논리적으로 따지는 거 그냥 못 합니다. 게다가 스트레스 증후군을 보여요. 애들 이상징후 보이는 거 보고 있자면 저는 진심 무섭습니다만 부모는 눈치도 못 채요.

  • 예린아빠 ()

      영어공부가 자기 인생에 도움이 된다면은 다들 알아서 할겁니다.
    그러나 그것이 안되는 사람에게 컴플렉스로 작용하면은 문제가 되겠죠.

    마찬가지로 외모가 요즘에는 정말로 아주 많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천부적으로 잘생긴..이쁜 사람이야 열외라고 치면은...
    돈이 있어야 이것도 해결되겠죠.
    벗은 몸만으로 끝나는것이 아니라 걸친 옷과 가방 자동차 까지
    거기다가 말재주 까지 다 돈으로 되나 봅니다.

    젊은이들이 영어공부하고 성형수술 하는것이 본인 스스로 판단해서
    나름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할것이고 실재로 그렇다고 해도..
    그런 세상이 정의로운 사회는 아닐겁니다.

    영어를 잘하는것과 못하는것이 선택의 문제...경제학적으로 말하면은
    기회비용의 문제로 인정되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것이고..

    외모의 문제는 차별의 문제로 이해되는 사회가 좋은..건강한 공동체가
    아닐까 합니다.

  • 산촌 ()

      rabyl님
    카이스트가 그런 학교여야 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현재와 같은 학교 시스템이라면 공고출신을 뽑는 것은 위선이고
    범죄라는 것입니다.
    임춘택님의 말씀을 들어보면 사실상 대한민국은 국가차원에서 영어
    공용화를 해야 맞습니다. 그 영어강의를 듣기 위해서 엄청난 돈을
    어렸을 때부터 쏟아 부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아이들에 대한
    차별이고 같은 국민으로 인정받기도 어려운 지경에까지 도달할수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정말 심각한 문제인데 이걸 카이스트에서 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낳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얼마나 많은지 그조차
    생각하지 못하는 지식인들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이 절망적입니다.

    중학교과정이 또 그렇게 바뀌었군요.
    지금도 훨씬 많은 아이들이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등과정이 중등과정으로 내려 온다니 엄청난 일이군요.
    더 많은 아이들이 더 무식해질 겁니다.

  • 산촌 ()

      예린아빠님께서 여성의 외모말씀하시니 대한민국이 어디까지 갈건지
    궁금합니다. 보수정당이라고 하는데서 룸싸롱 자연산 얘기가 나오는
    판국이니까 우리나라의 퇴폐문화가 어디까지 깊게 있는지 짐작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자연산이라는 것이죠.
    그전에는 룸싸롱등에서 그저 외모가 예쁘면 통했는데 이젠 그냥 예쁜거
    가지고는 안되고 자연산인가 아닌가를 따지고 있다는 얘기거든요.
    우리야 그런 곳을 가본 경험이 거의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한나라당
    대표의 말을 들어보면 그렇게 매춘시장이 변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엊그제 발표에 우리나라에 접대부 여성이 14만명이라고 발표를 했지요.
    이게 전체 접대부 여성의 몇퍼센트나 반영이 되었을까요?
    저는 최소한 50만에서 70만명 정도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엊그제 방송에 키스방같은 곳이 나왔는데 25,000명의 여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접대부 일을 할수있는 젊은 나이대를 추산을 하면 대략 200만명 정도로
    보거든요. 그렇다면 제가 설명드리지 않아도 계산이 되실 겁니다.
    외모가 안받쳐주면 저것도 못하거든요. ㅎㅎㅎ

  • 산촌 ()

      약 20년 후에는 접대부를 할수있는 나이대의 인구가 약 60만명 정도가
    줄어 드는데요. 수요는 대부분 남자인데 수요자는 별로 줄어들기
    어렵죠. 수요자는 어리나 늙으나 다 수요자가 되니까요.
    에휴 ... 죄송합니다. 이 글타래에 어울리지 않는 얘기네요.

  • tatsache ()

      그런데 한가지 이해가 안되는 것은 왜 거기서는 자살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는가입니다. 저도 위에 글을 적기는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가 빠져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산촌님 글을 읽어보아도 이번 특별한 경우만을 설명하거나 혹은 한국교육의 전반적인 문제이지 지금까지 거기서 발생한 학부생 혹은 대학원생의 자살에 대해서는 설명이 전혀 되지 못합니다. 위에서 언급된 영어강의, 등록금 등은 부수적인 원인이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직접적인 영향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지나가는 이야기로, 거기 학부졸업 후 다른 대학원으로 옮기신 분과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거기에 있으면 뭔가 답답하고 누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은 적은 있다고 하시더군요. 그냥 느낌이 그렇는데 그것이 빡빡한 학업으로 인한 것 같지는 않다고 하시더군요. 저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원인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통나무 ()

      몇년전 몇명이 모여서 과학사 세미나할때
    모대학 컴공공부하는 학생이 있었는데요.
    공부끝나고 호프집에서 두런두런 얘기하는데
    자신이 우울증이 있다고, 학교 휴학중이고
    이런저런 얘기를 털어놓더군요.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다들, 야 나도 우울해,
    난 너보다 더해, 그래도 이러저래 살아, 뭐 그러다
    복학해서 공부하고, 우울증은 이러저래 사람들 만나서 좀 이렇게 하고.
    학교 복학시 이런저런 문제는 담당 교수님 찾아서 사정얘기하고,
    공부 다시 잘할 의지만 보이면 이러저런 문제는 이렇게 저렇게 해결하고,
    복학하는것 까지는 봤는데, 그 다음은 어떻게 된지는 모르겠지만,
    공부는 잘했는데, 뭔가 답답하고 우울한인생인데, 그게 자기만 그런줄 알수도 있고요.

  • 산촌 ()

      이번 사건은 꼭 공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말씀은 이미 드렸습니다.
    그러나 그것과 별개로 공부만의 문제로 따져도 지금과 같은 공고생의
    수준으로, 카이스트에 정상적으로 입학한 학생과 아무런 대책없이
    같이 공부한다는 것이 제 상식으로는 말이 안된다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이게 가능하다면 사실상 대학입시가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 ZdayATK ()

      수업 시간에 영어로 가르치는건 별 의미가 없는게 맞지만, 그렇다고 영어가 이 사태의 원인이라고 보는건 잘못된 시각입니다. 어차피 강의를 우리말로 한다고 해도 책도 영어, 문제도 영어, 해답도 영어, 시험도 영어로 봅니다. 교수님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하실 수도 있는데, 사실 학생 시절 기억을 떠올려보면 교수님 강의를 듣고 이해한 것이 아니라 그냥 책을 보고 이해했습니다. 무슨 말씀인지 다들 아실 거라 보는데, 남이 백날 떠들어봐야 머리 속에 제대로 안 박힙니다. 본인이 생각을 해야 이해하는거죠. 강의는 내가 어떤 부분을 공부해야 하고 어떤 식으로 생각해야 되는지 가이드만 해 줄 뿐입니다. 강의 mp3 파일 200개 듣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보다 강의 안 듣고 생각 많이 한 사람이 더 잘할거라 생각되는데. 영어강의 때문에 죽었다는건 근거가 빈약한 주장입니다. 이 학생은 아주 안타깝고 슬픈 사례이긴 합니다만, 한국어로 강의했다고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 별밤 ()

      지금까지 알려진 언론기사를 종합해보면 이학생은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이 결코 아니었고, 소위말하는 징벌적 등록금에 학업을 계속하지 못할 만큼 가정형편이 어려운것도 아니었으며 더우기 논란이 되고있는 영어 교육을 생소히 생각할만한 조건의 학생도 아니라는 생각이 됩니다. 또한, 학교에서 방치한 학생도 아니었습니다.

    물리학과목은 다른학생에게 가르쳐 주기도 했었고, 대학원 학석연계 과목도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수강하여 학점을 취득하였다고 합니다.
    고인의 아버지에 의하면 고인은 열심히 공부하였고, 때론 교수의 도움을 받아 따로 공부하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학교생활도 신입생 반대표를 맡아서 활발하게 생활했던 학생이라고 합니다.

    고인의 친형은 미국 아이비리그의 명문대 물리학과 학부 재학생이라고 합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어쩌다 개천에서 용난 케이스가 아니라는 겁니다.

    고인은 여기서 논란이 많은 '영어로 진행된' 물리학, 프로그래밍 과목은 학점따는데 어려움이 전혀 없었던 학생이고 다만 '상대적으로 다른학생에 비하여' 미적분학 과목에서 취약하여 이런 선택을 하게된거라고 생각합니다.

  • 통나무 ()

      결국 제가 생각하기에 이런질문 같은데요.
    의대다 법대나 명문대나 직업훈련소외에 뭐가 있느냐?
    거길 면허증이나 기술에 대한 훈련을 하기위한것 빼놓고 뭐하러 가느냐?

  • 양쿤 ()

      '논리적으로'따진다면 군대의 총기자살도 구타가 원인이라고 볼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훨씬 가혹하게 구타를 당한 사람중에도 멀쩡히 제대해서 정상적으로 사회생활 하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중요한건 개인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정황적으로 볼때 구타(또는 영어강의, 징벌적 등록금 부담)가 위안이 되었을까 위협이 되었을까 하는 점입니다. "구타는 군내 자살사고의 주된 원인이다" 또는 "이 학생은 학업부담때문에 자살했다"는 표현은 이런뜻인거죠.

  • restory ()

      고인의 죽음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모두들 추측만 할뿐 확신할 수는 없지만....영어 강의에 적응하지 못해서? 다른 과목은 괜찮았다고 하니 그것만은 아닌 것 같고....여자친구 문제? 아니면 징벌적 등록금?

    등록금도...꽤나 잘사는 집안 같은데 그 문제도 아닌 것 같고요..여자친구 문제와 미적분 성적 잘 안나오는 것이 주 이유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런데 로봇대회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상을 주는지 모르겠군요. 제어공학 관련 지식은 전혀 없어도 기능적으로 결과물만 잘 만들면 수상가능한 대회인지 궁금하네요. 제어공학 맛배기라도 흉내내려면 이산수학, 미적분 등 어느정도 해야 되는데요. 학부생 미적분 수업에서 계속 F를 맞았다면 그런 이론을 바탕으로 로봇을 만들었던 것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학생이 너무 목표를 높게 잡고 거기에 자신이 미달했을 때 너무 좌절한 것은 아닐지 모르겠네요. 다른 과목은 잘했으면서...

    그리고 산촌님 말씀처럼 카이스트 학생 선발 방식도 문제가 있습니다. 입학사정관제도....한 분야에 특출나면 뽑아준다..?? 그래도 연구중심 최고 과학기술 대학인데 미적분에 대한 기본은 갖춘 학생들을 뽑아야죠...아니면 수학에 대한 소질과 감각의 "최저 기준"을 확립하고 뽑던지요...

    대회 수상 경력만 보고 뽑았는지 의구심이 드는군요..훌륭한 과학자 공학자 뿐만 아니라 기능인도 양성하는게 카이스트 목표일까요....

    그리고 영어강의는 대부분 잘 적응하고 장점도 많습니다. 순전히 공부빨로 카이스트 들어온 학생들은 과고, 비과고 출신 상관없이 모두 잘 적응하는 편입니다. 개인적 경험으로는 오히려 과고출신 중에 영어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어려움도 상대적인 것이지 크게 수업받는데 불편한 정도는 아니구요...

  • restory ()

      아, 그리고 유학생이 많은 대학원의 경우 영어강의는 필수지만 학부생의 경우 선택 시행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1,2학년까지는 우리나라말로 강의하고 1,2학년 내내 영어 과목 의무 수강해서 3,4학년 때는 누구나 별 무리없이 영어강의 수강할 수 있는 것도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하네요..

  • restory ()

      그리고 학교 문제 외에, 사회 구조와 시스템 문제를 보자면,,

    빌 게이츠, 마크 주커버그 등처럼 자신이 학교를 박차고 나가도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이 있었으면 하네요. 그런 것은 개인의 탁월한 능력도 중요하지만 사회 분위기도 한 몫을 하겠죠..그리고 빌이나 마크가 학교 커리큘럼 따라가지 못해서 자퇴한 것은 아니고 더 좋은 길이 보였기 때문에 그런 결정도 가능한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나라에서 명문대 박차고 나가면 그런 길이 보이는가요? 단순히 천재급의 학생만 대학 박차고 나가도 성공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개인의 능력이 부족한 이유만으로 박차고 나가면 실패한다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요..?

  • sonyi ()

      restroy님의 의견중에 입학사정관제에 의한 선발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데에 대해서는 동감을 표합니다. 뽑았더라면, 3년동안 남들 수학과학할때 로봇개발에 매달린 그 시간을 보완할 정도의 시간은 줬어야겠죠. 그게 F때리는 건 아닌것 같구요.

    아니면 우리는 기본적으로 수학과학은 이정도 수준은 필요하다라는 명확한 기준을 세워놓았어야 할거 같습니다. 그리고 뽑지 않았어야 했겠죠.

    급하게 도입된(?) 입학사정관제와 그에 따른 커리큘럼의 대응이 안된 상태에서벌어진 비극이라고 볼 수 있을 것도 같네요.

    영어강의는 그자체가 문제라기 보기는 어려울 것 같구요.. 아무래도 영어강의가 이해도가 떨어지다보니 수학이 버거운 상태에서 덧붙여져서 더 큰 어려움을 만드는데 일조를 한정도라고 생각합니다.

  • 통나무 ()

      어제 서점 가보니 새로운 고1 개편 참고서들이 죽 깔렸더군요.
    융합을 타이틀로 걸고.
    과학을 보고, 음, 완벽한 암기 교재가 생겼군.
    딱 그생각만들더군요.
    고등과정을 중등으로 밀어넣고 이제 고딩때는 거대한 서사시를 읽어라.

    지금 자퇴하고 미대준비하는 조카의 경우를 보면 하나의 좀 무리일지는 모르지만 패턴이 보이는것 같은데요.
    그 애가 초딩때 정말 아무것도 안시키고, 집에서 꼼지락 꼼지락 만지작 거리다가 초딩 6학년되니 학력이 이루말할수 없이 꼴지,
    미술을 타고난게 있는지 몇달 학원으로 돌려서 예중에 합격(딴애들 보니 정말 살벌하게 몇배의 시간과 돈투자를 해서 하는짓 보니 그거 할게 아니라고 생각했는데)해서 들어갔는데, 실기 가르치는 선생들 우리나라 최고 명문대 타이틀이지만 실기 실력은 좀 안스러운 정도, 그래도 학벌로 충분히 버틸수 있고요.
    예중이라고 들어가니, 이건 정규인가가 난게 아닌학교. 엥 그런학교도 있나, 하여간 못들어와서 안달인데, 학교에서 미술, 끝나고 미술학원가서 또 미술, 그리고 저녁에 늦게 집에들어가서 학과 과외. 뭐 이런 도돌이표를 중3년내내 하다가 예고 준비라는데, 학교성적이 그리 좋지도 않고, 그렇다고 미술이 뭐 낭만적으로 자기 하고싶은게 아니라 주어진 틀에서 과제하기 바쁘다 보니 개뿔, 미술은 창의력은 거의 기계적인얘들만 우굴거려. 본인이 이건 아니다 해서 중2때 일반중으로 턴.
    중2학교에서 첫시험에 반에서 다운증후군걸려 최하점수인애보다 더 낮은 점수가 나와서, 소풍가서 그애랑 손붙잡고 즐겁게 갔다는 얘기.
    따로 하나하나 다시 공부시키는수밖에 없어서, 천천히 공부시키는데
    우선적으로 고등학교 입학할성적이 안되어서 먼저 일반고라도 가게 준비해서, 겨우 턱걸이로 일반고, 제일 성적 낮은 학교로 들어가서.
    고1 다니다, 여름방학때 자퇴. 중3때 겨울방학때부터 잘 아는 국어학원에 다니는데 지금 모의고사 보면 국어 1등급은 나오더군요.
    예술에서 일반적인 엘리트 코스를 거친다면 그 길이 뻔한길인데요.
    그렇게 나오면 그 이름값으로 그냥 왠만하게 갈수는 있더군요.
    근데, 실제로 예술이 뭔가 자기 작품이 나와야 되는데 그게 안되죠.
    근데, 남들은 모르죠. 별것도 아닌데, 그 사람들이 그 별것 아닌것때문에
    그 오랜시간을 그렇게 투자하고 이제와서 보니 헛것이라고 누구도 얘기 안하고, 그쪽은 자기들 끼리 노니, 남들은 정말 관심가지지 않으면 알수도 없죠.

    영어강의, 그거 강의 안들어도 점수나올 애들 아닌가 하는 생각인데요.

  • 푸른등선™ ()

      자살이란 것이 아주 길고도 긴 논리적인 결정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죠. 굉장히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선택입니다. 여기서 논의해봤자 고인이 자살한 원인은 아무도 알수가 없습니다. 다만 정서적으로 굉장히 예민한 사람이었겠죠. 학교성적이 어떻고 생활이 어떻고가 자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랬으면 죽을 사람 널리고 널려있습니다...한 개인의 선택을 통해서 사회적인 '담론'이야 만들수 있겠지만 단답식으로 자살의 원인이 이거다 저거다 말하는게 사실 의미가 없어보이네요...

  • sonyi ()

      정확한 원인이야 누가 알겠습니까..
    이참에 추측을 해보고, 구조적으로 위험요인이라 예상되는 문제점을 찾아내서 그 원인들을 제거해보자는 거죠 뭐..
     

  • 임욱 ()

      사회에서 영어 능력이 직무상 요구되는 분야는 해외영업직군 정도입니다. 그런데 과도한 자원을 외국어 교육에만 투입하는 현재의 현실은 바람직하지 못하지요. 정작 학교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면 영어는 그렇게 필요하지 않거든요.영업직이라도 해외영업보다는 국내영업으로 배치받는 인원이 훨씬 많습니다. 대학교재 또한 이제는 국산화되어야 합니다. 한국 경제 하나만 홀로 잘 나가는 현재의 현실에서 외국 교육이 한국 교육보다 우수하다 이런 얘기가 성립되기 어렵게 되었는데, 한국도 이제 과학기술은 세계 최상위 수준인데(적어도 대다수 서양 국가들보다는 크게 앞서 있습니다) 교육이 외부의 문화에 의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 hudal ()

      제가 84학번인데 제가 학교 다닐때도 공고의 경우 저희 학교입학 할때 무슨 혜택이 있었는지 서울 공고 출신 2명이 있었습니다. 거기서 거의 전교 일등을 했었다고 하는데 일반고 출신인 다른 학생들과 학력차이가 무지하게 나더군요. 원래 83학번으로 들어왔는데 중간고사 보고 도저히 안돼서 둘다 일년휴학하고 복학했는데 한명은 일년만에 학사 경교로 짤리고 나머지 한명도 그후 휴학을 두번이나 더한 후에 87학번과 같이 졸업을 했습니다.

    동기들하고 친해서 이런 저런 고민 이야기도 많이 했는데 학업 따라가기가 너무 어렵다고 하던 이야기가 아직도 기억납니다. 이제 다 지난 이야기지만요.. 

  • 이안 ()

      좋은 말씀이 많았지만 그 중 성공하기 전에 실패하는 법을 배우라는 말이 와닿네요. 항상 승리, 성공만이 인정받는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은 실패를 해보지 않은 것 처럼 포장되는 세상에서 실패를 인정하기가 쉽지 않은데 모두가 실패할 수 있기에 실패를 극복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나부터 생각을 고쳐야겠네요. 좋은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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