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열 인력에 대한 단상

글쓴이
필립
등록일
2002-08-15 15:02
조회
3,86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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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건

예전에...전병관이라는 역도선수가 있었습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 였지요..역도선수로써
매우 훌륭한 선수였습니다..키가 작고 팔이 짧아서 역도에 매우 유리했던 체형이 눈에
띄는 선수 였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생각 해볼점은... 그 사람이 어려서부터 역도선수를
하고자 해서 연습하다보니 키가 안크고 팔이 짧아 진것일까? 아니면 키가 작고 팔이 짧은
사람이 자신의 특성에 맞게 자신의 진로를 결정한 것일까? 하는 점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답은 후자입니다. 사회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자신의 재능/적성등등을
파악하고 사회에서의 여러 직업의 특성을 고민하고 자신의 진로를 결정해 나가지요.
이공계열 직업의 특징은 평범한 보수에..대인관계는 많지 않고 지식 노동 혹은 실험이 많고..
다른직업에 비해 다소 짧은 생명등등  몇몇가지가 있겠지요. 제생각에는 ..개중에는 정말
잘못 알고 이공계열로 온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이런 특성에 맞는 사람들이 자신의
미래를 선택했다고 생각합니다. 잘못알고 이공계 온사람들은 잘못 안 사람이 무지에 대한
책임이 있는거지요.

사회가 돌아가는 원리는 철저히 경제 논리입니다. 우리나라도 잘살려다 보니...다른건
별로 경쟁력이 없고 물건이나 찍어내서 팔아야 하니 이공계열 인력이 많이 필요하게
된거구요(유럽이나 미국같은 나라는 이공계열 인력의 중요성이 우리보다 낮습니다.
)..이공계 직업에서 중시하는 기술의 발전은 경제적인 부를 위한 도구/방편이지
목적이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공계 인력에게 적정 연봉을 주구 기업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출력을 얻습니다. 그 output이 자신들이 원하는 바에 못미치면 알아서 투자를
올립니다. 기술자의 pay수준이 현재 정도인건 현 연봉정도의 pay를 받고 일할사람들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끔 기술자의 pay에대한 비난의 글도 봅니다..의사/변호사는 1년에 얼마를 버는데 기술자는
왜 이모양인가? 하는 글들이죠. 한가지 아셔할꺼는 돈을 벌려면 사람을 상대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땅을 파면 기름이 나오죠. 땅을 파면 금도 나옵니다. 그러나 땅을 파도 돈은
나오지 않습니다. 기름/금을 다른 사람에게 팔아야 돈을 벌지요. 기술자들도 기술을 가지고
있어봐야 돈이 되는게 아닙니다. 자신의 기술/노동력을 대기업 경영자에 팔던지 자신이
직접 물건을 만들어 다른 사람들에게 팔아야 돈이 되는겁니다. 기술이 돈이 아니라 영업능력이
돈입니다. 그런데 이공계 직업은 특성상 사람을 많이 상대하는 직업이 아니지요. 이는 결코
 돈을 많이 벌수 있는 특성이 아닙니다.

또다른 글들을 보면 ...석박사급 인력들이 사회에 " 나는 이렇게 연구하구 실험했다..나를
알아달라" 고 외쳐서는  안됩니다. 자기 기준의 사고 인거죠. 예를 들자면 대기업들이 요즘
해외 인력 선호한다고  비난하는 글이 종종 올라옵니다. 대기업들은 가능한 유능한 인재를
끌어들여 이윤을 극대화 하는게 목적인 집단입니다. 기업의 근본 목적이 이윤추구이지
국내 연구소/학계의 발전이 아닙니다. 그들의 목적에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뽑는거
뿐이죠. 오히려 전 국내  석박사들에게 사회가 해외의 인재를 선호하니 나가서 공부해보라고
말하고 싶군요.  자신의 능력 범위 내에서 사회의 필요를 파악하고 거기에 적응해가야 맞는거
 아닐까요?
 
저도 국내 공학석사학위 소지자 입니다만...약간 사고 방식에 변화가 와야 할꺼 같아 써봤습니다.
사회는 여러분을 위해 대기하고 있거나 봉사할 준비가 되어있는 곳이 아닙니다. 각 개인들이
 자신의 상황에 맞는 목적을 정하고 목표를 향해 나가야지요.

  • 김신일 ()

      그치만 경제논리를 적용시키기 곤란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론 물리나 모 그런 기초 과학의 경우.. input 에 대한 output 이라는게 나올지 어떨지도 모르고 언제 얼마나 나오는게 적당한건지는 아무도 모르잖아요.. 그렇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부분이죠.. 이런 부분도 생각해야 할 듯 한데요.. ^^a

  • 인과응보 ()

      이제는 과학기술을 理,工系로 나누지말고,같은 과학기술 분야라도, 경제논리를 적용시킬수 있는 분야와 그럴수 없는 분야로 나누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예를들면, BT,NT,IT같이 비교적 산업화가 유망한 연구분야는, 철저히 경제논리를 적용해서 성과를 평가하는대신, 뛰어난 업적을 내는 대학,연구소에 지원을 몰아주고 (High risk, high gain), 우수한 연구원중에는 부자도 나올수있도록 해야합니다. 그러나 순수과학같이 경제성을 적용하기 곤란한 분야는 골고루 연구지원혜택은 돌아가는대신, 정말 좋아하는 사람만이 연구하도록 해야합니다. 경제원리를 적용할수 없는 분야의 연구자는 최소한의 경비만 국가가 도와주어야 할것입니다.

  • 인과응보 ()

      우리나라는 미국,일본처럼 막대한 연구비를 지원할수 있는 처지가 못됩니다. 그렇다면, 물리학,화학, 기계공학같은 기존의 이공계 구별 개념과 동시에, 경제원리가 적용가능한가에 따라 학문을 구분하는 matrix 구조가 되어야, 보다 효과적으로 연구비를 지원할수 있을것입니다. 물론 이런 matrix 연구구조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려면, 먼저 공정한 업적평가시스템이 존재해야 할것입니다.

  • 최성우 ()

      이윤을 내야만 하는 곳, 예를 들어 민간연구소에 몸담고 있는 (몸 담을) 이공계 인력이라면 물론 필립님의 의견처럼 기술과 지식만 있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고, 마케팅, 영업적인 마인드로 물론 있어야겠지요.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기업이 요구하는대로 따라야만 한다는 것은 아주 문제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과거에 (지금도 어떤지는 모르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이 연구소는 '세금 감면 혜택' 등을 겨냥하여 껍데기만 만들어놓고 '부동산 투기' 등으로 큰 돈을 벌었다면 거기에 맞추어야 할까요? 

  • 최성우 ()

      위에서 코멘트한 분들의 얘기처럼 과학기술이라는 것이 (그것도 단순하고 단기적인 측면의) 경제논리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겠습니다만....    설령 백보를 양보해서 '경제논리'가 지배하는 분야의 과학기술이라 할지라도, '경제논리'와 '기업의 논리'는 적절히 구분하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 소요유 ()

      저는 개인적으로 필립님의 의견에 부분적으로 동의하면서 김신일님이나, 인과응보님, 최성우님의 의견에 동감합니다. 뭐 다 지지하는 것 처럼 보여 이상하지만  이제 과학자가 내가하는 일이 중요하니까 남들이 알아주어야하고 알아서 해주겠지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사안에 따라서는 나머지 세분이 말씀하셨듯이 경제논리가 적용될 수 있는 경우 (기업논리가 아닙니다)와  전략적인 사고로 접근해야 하는 경우를 생각해야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김신일님이 말씀하신 돈은 안되지만 국가적으로 필요한 기초과학, 혹은 기반기술에 대하여는 과학자들이 스스로 '국민을 설득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국민이나 장부관료가 무식하다고 한탄만 하고 있어서는 안됩니다. 그들이무식하면 이게왜 필요한지 설득해야합니다.   

  • 소요유 ()

      확실한 것은 경제적인 이유라는 것도 '현실의 논리'라는 것입니다. 즉 현재 경제적이냐 아니냐를 따진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초과학이라는 것은 대개 미래에 경제적 가치를 갖을 포텐샬을 품고 있습니다.  예를들면 16~17C 지리상의 발견시대에  신천지는 당장에 경제적인 이익을 가져다준 것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기초과학기술이 이와같습니다. 기초가학기술에 대한 투자는 미래에대한 투자와 같습니다. 이것을 설득해야합니다. 그런데 기업은 약간 성격을 달리할 수도 있습니다.  적어도 우리가 투자를 이야기할때 최성우님이 적절하게 지적하셨듯이 경제논리와 기업논리의 구분, 전략적인 논리와 경제적인 논리의 구분이 필요한 때입니다.   

  • 김용국 ()

      기업의 논리에 칼자루를 쥐고 있는 기업주들이 변화 하지 않는 이상 우리가 할 수 있는게 과연 얼마나 있을까 생각해 봅시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맞추어 가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입니까.

  • 김용국 ()

      적절한 예가 될지 모르겠지만, 하이닉스의 경우를 보면 복잡하게 얽혀있는 경제의논리, 기업의논리, 그리고 국가차원의 정치적논리에 놀아나는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그것들 중 어느 논리도 합리적이다거나 우월하다고 하는 것이 없는 가운데 흔들리는 연구인력들의 직업 생명을 보면 만감이 교차합니다. 아직까지도 무엇 하나 우세한 논리가 없이 줄다리기를 하는 가운데 묶여있어야 하는 처지가 안타깝습니다. 흘러가는대로 흘러가야만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군요.

  • 김용국 ()

      단하나만이라도 기업윤리와 기업논리에 정말 모범을 보이는 이공계관련 대기업이 국내에 있다면 소원이 없겠군요.

  • 소요유 ()

      우리의 기업도 나아지리라고 생각합니다. 예를들면 또 미국의 예인데  Keck이란 성공한 기업가가  Caltech에 연구실 차려주고, 미국천문학계에 3억달러짜리 세계최대의 망원경 두대를 기부하였습니다. 우리사회는 일부 기업에서 대학에 기부하기는 하지만 아직 이 정도까지 간 것 같지는 않습니다. 

  • z9203420 ()

      당근...울 나라 사람들의 기본 마인드는 자기만 잘먹고 잘살면 된다고...그 사람들 마인드는 많이 틀리죠. 나보다는 남을 위한 가치를 많이 생각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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