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표준을 잡아라"

글쓴이
최성우
등록일
2002-08-1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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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한 토론도 지속되어야겠지만, 그래도 이곳이 '과학기술정책' 게시판인데 이에 관련된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면 좋겠군요...
그런 면에서 '기술표준'이라는 것의 의미와 이와 관련된 정책 등을 훑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디지털 TV 전송 방식에 대한 토론공방에도 같은 글을 올렸습니다만, TV 기술표준 뿐 아니라, 동기-비동기 방식으로 나눠져 있는 IMT-2000 기술표준 방식도 이 문제에 속하는 것이지요.
그동안 제가 신문의 과학칼럼(한겨레신문-'21세기를 여는 열쇠')에 기술표준 과 관련된 글을 두 차례 쓴 적이 있는데, 최근 새 신간서적을 내면서 그 글들을 통합하고 좀 더 길게 부연설명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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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표준을 잡아라


최 성우(과학평론가; hermes21@nownuri.net)

급속한 과학기술의 발전 결과, 오늘날에도 수많은 신제품과 갖가지 첨단기술들이 속속 눈앞에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것들이 나올 때마다, 연구개발 경쟁 못지 않게 해당 기업과 국가 등이 사활을 걸고 경쟁하는 것이 또 하나가 있다. 곧 제품의 규격 및 기술방식의 '표준화'를 둘러 싼 경쟁이다. 자신의 방식이 업계의 표준으로 정착되면, 다른 기업이나 외국으로부터의 기술료(로열티)를 지급 받는 것은 물론이고, 그 이익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고 할 것이다.
먼저 기술표준이라는 것은 일반 소비자 및 해당 업계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만약 텔레비전의 방송 방식이 공중파 방송사마다 각각 다르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소비자들은 한 대의 텔레비전 수상기로는 한 방송사의 프로그램밖에는 시청할 수 없을 것이고, 다른 방송사의 것을 보려면 그 방식에 맞는 다른 텔레비전 수상기를 구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음악용 컴팩트 디스크(CD) 플레이어나 가정용 비디오 재생기(VCR)가 제조회사 마다 제각각 기술규격이 모두 다르다면? 나아가서, 이동 통신의 기술방식이 휴대전화기 제조회사 및 통신서비스 제공회사마다 각각 달라서 같은 회사의 것을 이용하는 가입자들끼리만 통화가 가능하다면? 뿐만 아니라, 컴퓨터 제조회사들마다 운용체계(OS)가 모두 다르다면?
불필요한 가정일 수도 있겠지만, 이처럼 각종 제품들의 기술규격이 표준화, 통일되어 있지 않고 제각각 다르다면 소비자들이 제품의 구입과 이용에 커다란 혼란과 불편을 겪는 것은 은 말할 것도 없고, 어쩌면 제품으로서 존재가치 자체를 아예 상실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신제품 및 관련기술의 표준화는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이고 이용편리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결국은 제품의 수요를 크게 촉진하게 되어 해당업계 및 국민경제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

신제품의 표준방식은 기술적으로 아주 우수하고 소비자들에게도 가장 편리하고 합리적인 것으로 결정되어야 마땅할 것이나,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처음에 불합리하게 기술표준으로 결정된 것이 나중에까지 그대로 굳어져 버리거나, 두 가지 이상의 기술방식이 경쟁할 경우 여러 이유들로 인해 기술적으로 열세로 보이는 쪽이 도리어 우수한 쪽을 누르고 표준으로 채택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차나 전철을 자주 이용하는 분이라면, 기차 레일의 폭이 너무 좁지 않은가 하고 느낀 적이 많을 것이다. 현재까지도 세계적으로 공통 규격인 기차 레일의 폭 4피트 8.5인치의 유래는 산업혁명 시대 스티븐슨(George Stephenson)이 증기기관차를 발명하고 보급하기 시작했던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증기기관차를 대중적으로 널리 실용화시키는 데에 성공하여 '증기기관차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가 영국 기계공학자협회를 창립하여 기차 레일의 규격을 정할 때에, 예전에 자신의 광산에서 마차를 이용하여 석탄을 나르는데 쓰던 레일의 폭인 4피트 8.5인치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즉, 놀랍게도 증기기관차에 가장 잘 맞도록 합리적인 폭으로서 기차 레일의 규격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이미 깔려 있는 마차용 레일을 증기기관차에도 그대로 쓰기 위하여 마차레일의 규격을 그대로 기차레일의 표준규격으로 정했던 것이다. 대량 운송 수단으로서 기차 레일의 폭이 너무 좁다고 지적한 사람들도 있었으나, 이미 스티븐슨이 정한 폭의 기차 레일이 너무 많이 깔린 상태였으므로 기존의 레일을 모두 교체하고 새로운 기차 및 레일을 보급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었다.
또한, 컴팩트 디스크 플레이어 등을 통하여 음악을 자주 듣는 분들은 일반 컴팩트 디스크(CD)의 재생시간이 1시간도 2시간도 아닌, 74분이라는 데에 의아해 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컴팩트 디스크는 음질, 크기, 사용편리성 등 모든 면에서 기존의 LP 레코드판을 능가하는 획기적인 신제품이었는데, CD 1개의 전체 재생시간은 악성 베토벤의 합창교향곡을 다 들을 수 있는 시간으로 결정되었다. 세계 저명 지휘자들마다 약간의 차이는 났지만,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의 전체 연주 시간은 약 70분을 조금 넘는 정도였기 때문에, 결국 CD의 재생시간 표준규격은 74분이 되었다. 베토벤 애호가들의 입장에서는 합창교향곡과 같은 불후의 명작을 디스크를 바꾸지 않고 한번에 들을 수 있어서 좋았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후 음악 CD를 발전시켜서 음악 뿐 아니라 영상도 함께 볼 수 있는 비디오 CD가 개발되었을 때 74분이라는 시간은, 영화 한편을 담기 위해서 대부분 CD 한 개로는 부족하고 두 개로는 너무 남는 참으로 어정쩡한 시간이 되고 말았다.
현재 누구나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 자판의 영문배열은 왼쪽 위부터 Q, W, E, R, T, Y로 시작하여 흔히 Qwerty 자판이라 불린다. 이 자판 배열은 컴퓨터를 이용한 워드프로세서가 나오기 훨씬 이전인 막대 타자기의 자판배열로부터 유래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빠른 타자 속도를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자주 찍는 글자쇠의 막대가 서로 맞물리거나 충돌하지 않도록 고려하여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컴퓨터 시대에는 이 자판을 쓸 과학적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수많은 타이피스트들에 의해 익숙해진 이 Qwerty 자판은 컴퓨터 자판으로 바뀐 뒤에도 그대로 표준이 되었고, 타자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하여 드보락(J. Dvorak)이라는 사람이 개발한 드보락 자판은 Qwerty 자판보다 훨씬 능률적이라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쓰는 사람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들을 설명하기 위해 최근 들어 신경제학에서는 이른바 '수확 체증의 법칙' 등이 자주 거론되기도 한다. 열등한 기술이라 할지라도 어떤 이유에서건 일단 많은 사람들에 의해 이용되기 시작하면 그 경향이 가속화되어 우수한 기술을 제치고 시장의 표준으로 채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제작업체에서 새로운 프로그램 등을 개발한 후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배포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카피레프트' 정신에 따라 사용자들과 자유롭게 공유하기 위해서, 혹은 자사 제품의 테스트나 평가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다수의 사용자를 확보하여 표준의 지위를 점할 수 있도록 겨냥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 동안 `익스플로러 끼워 팔기' 등 독과점과 불공정경쟁 여부로 논란을 빚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법정 소송에서도 이것은 큰 쟁점의 하나였다.
두 가지 혹은 그 이상의 기술규격이 시장에서 경쟁할 경우, 기술적으로 우수한 쪽이 반드시 시장의 표준으로서 승리자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는 1970-1980년대 VCR의 기술규격 경쟁이 자주 꼽힌다. 우리가 흔히 VTR이라고 부르는 가정용 비디오 기기의 정식 명칭은 비디오카세트 리코더(Video Cassette Recorder)로서 VCR이라고 해야 정확한 지칭이 된다.
소니(SONY)의 베타 방식 VCR은 기술적으로 우수한 측면이 더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쓰시타(松下)가 주축이 된 VHS(Video Home System) 방식에 결국 밀려나고 말았고, 이후 VHS방식이 지금껏 세계 표준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당시 VCR의 표준에 관한 경쟁에서 최종 심판관의 역할을 했던 것이 미국 헐리우드의 주요 영화사 등 소프트웨어 공급업체라고도 볼 수 있다.
2000년 정도면 매우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아왔던 차세대 영상매체인 DVD(Digital Video Disk; 디지털 비디오 디스크)가 예상만큼 빠르게 보급되지는 못했다. 그 이유의 하나로서, 불법복제 방지 등의 요건들을 내세우며 제품의 규격과 방식 등에 영향력을 행사해 온 주요 영화사 등 소프트웨어(컨텐츠) 공급업계의 요구를 제대로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인 측면도 크다. 산업계의 '권력이동'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들은 DVD의 기술규격 표준화 과정에서도 제조업계가 두 진영으로 나뉘어 대립하면서 VCR 기술경쟁의 경우를 재현할 조짐을 보이자 양 진영이 통일된 기술규격에 합의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기도 하였다.

한편, 관련 업계 혹은 국가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끝내 기술표준을 하나로 통일하지 못하고 분열되어 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경우의 하나가 바로 텔레비전 방송의 기술방식이다. 즉 유럽용 텔레비전 수상기로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텔레비전 방송을 볼 수 없고 남한과 북한 간에도 별도의 장치 없이는 상대방의 텔레비전 방송을 볼 수 없듯이 종래의 아날로그 텔레비전 시스템에서는 다른 방식 간에는 호환이 불가능하다. 1953년 미국 라디오 회사(RCA)의 방식을 바탕으로 한 NTSC(National Television Systems Committee)방식이 미국의 텔레비전 방식으로 채택된 반면에, 1956년 프랑스에서는 SECAM(Sequentiel Couleur Memoire)방식이 제안되었고, 1962년에는 독일에서 PAL(Phase Alternance Line)이라는 또 다른 방식이 나왔기 때문에 세계의 텔레비전 시스템은 3개의 기술표준으로 분할된 상태로 오랫동안 그대로 지속되어 왔다.
그간 도스, 윈도우 등의 컴퓨터 운영체계, 인터넷의 표준화 등에서 보여지듯이, 미국은 신기술의 개발 못지 않게 자신의 방식을 세계 표준으로 만들어 나아가는 데에도 탁월한 능력을 지닌 듯하다. 물론 자국의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 등에 힘입은 바가 크겠지만, 역으로 미국이 여전히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데에는 바로 이러한 표준화의 힘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미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자국의 시장 규모 및 영향력 등을 무기로 하여 자신의 방식을 무리하게 세계표준으로 만들곤 해온 것에 대하여, 일본과 유럽 등이 강력하게 맞서는 등, 여러 차세대 기술들의 표준을 둘러싸고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TV의 기술표준을 놓고 미국식과 유럽식이 대립 양상을 보임에 따라, 텔레비전의 기술방식은 종래의 아날로그 시대에 이어서 디지털 단계에서도 쉽게 통일을 이루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IMT-2000이라 불리는 차세대 이동 통신 역시 마찬가지이다. 미국식이라 불리는 동기식 진영과 유럽식이라 불리는 비동기식 진영으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는 것은 차세대 이동 통신의 발전에 커다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차세대 이동 통신에서 전세계가 동기식으로 통일이 되려면 미국의 GPS 위성을 이용하여야 하는데, 유럽 각국이나 일본으로서는 자국의 '통신주권'이 미국에 종속될 우려가 있으므로 수용하기 어려운 일이다. 결국 전세계 단일통신망 및 국제적 로밍 서비스의 실현이라는 IMT-2000의 기본 목표마저도 각 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퇴색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 준다.
이 문제는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은 고민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현 PCS 단계를 기준으로 볼 때, 유럽식인 GSM방식이 세계 시장의 80% 정도를 점하고 있는 반면, 미국식인 CDMA방식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그간 '세계 최초의 CDMA 상용화 성공'을 자랑스레 내세워 왔듯이, 우리나라는 CDMA 기술에서 나름의 강점을 지니고 있다.
그간 우리나라의 차세대 이동 통신 사업자 선정과 관련하여 동기-비동기식으로 나뉜 기술표준의 채택을 업계 자율로 맡긴다고 했다가 다시 복수 기술표준정책이 바람직하다는 둥, 정보통신부가 몇 차례 혼선을 야기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앞으로도 세계 시장의 대부분을 점할 것으로 예측되는 비동기식을 사업자들이 다들 선호할 수밖에 없는데 반해, CDMA 상용화의 종주국을 자처하는 우리나라 정부로서는 한 업체라도 꼭 동기식을 떠맡기를 바랬을 것이다.

21세기의 문턱에 들어선 지금, 여러 기술분야에서 온갖 차세대 기술들이 선보이고 있다. 우리 나라도 연구개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 못지 않게, 차세대 표준을 정하는 과정에서 뒤쳐지거나 소외되어 나중에 뒷북치는 일이 없도록 초기단계부터 부단히 노력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기업에서 개발된 기술들이 차세대 국제 표준의 일부로 채택되는 경우도 있고, 정부로서도 국가적 표준의 확립 및 세계 시장에서의 표준 대열 합류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시장 규모나 전반적인 기술력의 수준 등을 감안할 때, 국제 표준의 제정 과정에서 주도권을 행사하거나 세계 시장의 표준을 장악하기에는 아직 힘이 부칠 경우도 많이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라면 기술의 세계적 동향뿐만 아니라 각국의 정치적, 경제적 역학 등도 끊임없이 파악하고 다각적으로 고려하여, 어느 쪽이 우리의 국익에 가장 크게 부합할 것인지 신중하게 검토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 '상상은 미래를 부른다'(사이언스북스)
4부 '과학은 어디로 가는가?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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