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국가공인 이공계 학위를 신설하라.

글쓴이
유창현
등록일
2002-09-27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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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인 이공계학위에 대해 전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와 비슷한 사례인것 같아 몇자 적어 봅니다.

대략적으로 국가공인 이공계학위란 것도 또 다른 자격사항을 의미하는 것인데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는 이와 비슷한 예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와 비슷한 사례를 찾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사의 MCP(Microsoft Certified Professional)정책을 살펴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데 있어 일정한 수준이상의 고급사용자에게 자사제품에 대한 전문가자격(MCP)을 부여하고 MCP들을 통해 자사제품의 활용도를 높임으로써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는 일종의 마케팅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쪽에서 5년여동안 근무한 분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MCP정책이 가장 빛을 발했던 시기는 5년전, 즉 IMF위기 이후 가장 각광받는 자격증으로써 상당한 액수의 연봉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MCP정책은 MCSE(System Engineer), MCDBA(DataBase Administrator), MCSD(Solution Developer)와 같이 분야를 세분화하고 자격사항에 차등을 두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인증하는 최고권위 자격사항을 취득하는 사람에게는 일정한 우대를 해줌으로써 하위자격증과 차별화를 하였다.

그리고 MCP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출시한 제품을 베이스로한 자격증이다.

따라서 새로운 제품이 출시될때마다 매번 자격증을 업그레이드해야 그 자격을 계속해서 인증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일정한 우대사항이라고 해봤자 마이크로소프트와 그와 연관된 학회에서 발간된 자료를 제공 하는것 일뿐 그 자격사항을 취득했다 하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사로부터 얻는 그 어떠한 금전적인 이익은 없다. 다만 그 자격증을 소유한 사람은 업체에서 우선적으로 선발한다거나 연봉협상시 어느정도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다.

올해로 MCP정책이 10주년을 맞이하였다.

그사이 무수히 많은 MCP들이 배출되었고 이들을 고용한 업체들의 평판도 좋은편이다.

하지만 고여있는 물이 썩듯이 MCP정책도 10년간 그렇다 할 만큼 커다란 변화가 있지 못했기 때문일까 국제공인자격시험중에 가장 어렵다는 MCP시험이지만 각종 덤프들과 현장실습을 겸하지 못한, 일명 페이퍼들이 무수히 양산되고 있는 현 시점에선 MCP들에 대한 평판이 그다지 좋지 못한 상황이다.

사실 업체의 입장에선 최소한의 Input을 통해 최대한 Output을 뽑아내야 하므로 현장경험이 없는 MCP들을 고용할리 만무하다. 그래서 필드에서 케리어를 쌓아 스스로 자격증을 취득하는 사람보다 전문학원에서 가상시나리오를 통한 실습으로 현장업무를 대신하고 자격증을 취득하는 사람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싸게는 몇십에서 비싸게는 수백만원씩이나 들어가는 수업료에 적잖은 부담감을 느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인증하는 전문학원에 들어가지 못하고 덤프풀이나 해주는 일종의 야매(?)를 통해 자격증을 취득함으로써 더 많은 페이퍼가 나오는 현실이다.

현실적으로 엄청난 수업료를 지불하기가 불가능 하고 좁은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에선 반드시 따고 싶은 자격증이기 때문에 야매를 통해서라도 자격증을 취득할 수 밖에 없는 현실도 무시할 수 없을것이다. 하지만 이런식으로 양산된 전문가(?)들은 앞서 필드에서 쌓아놓은 MCP들의 명성에 먹칠을 하고 자신이 취득한 자격증을 휴지조각으로 만들뿐이다.

10년동안이나 시행되어 지고있는 MCP정책도 초기에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지금은 그 폐단으로 인해 MCP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요컨대 국가공인 이공계학위도 단기적으론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나 시간이 흐른뒤에는 폐단(폐단의 예는 소요유님(?)의 생각과 비슷합니다.)으로 인해 국가공인 이공계학위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져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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