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필요 없는쪽으로 가야한다고 봅니다.

글쓴이
과학도
등록일
2002-05-03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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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 없는쪽으로 가야합니다. 일본의 경우 최초의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 셋(물리학상 수상자 유카와 히데키,도모나가 신이치로와 박사까지는 일본에서 한 생리학상의 도네가와 스스무)이 모두 국내파였습니다. 최초의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유학파가 된다면 저는 우리가 근본적으로 일본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2차대전의 격리된 상황에서도 중간자이론과 양자전기동력학이라는 최첨단 분야에서 세계적 조류를 따라간 일본 과학기술의 막강한 저력을 우리는 너무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나 자연과학의 경우는 특성 상 꼭 어느장소,누구의 밑에서 배우는것이 중요하지는 않다는게 제 지론입니다. 지식은 책, 그리고 발간되는 논문들을 열심히 습득하고 가끔 학회에 나가 동향을 파악하는 정도로 충분히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열악한 연구여건,인식을 탓할 수는 있겠지만)
 
 그러나 자라는 세대의 학생들도 지식탐구의 보편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지 못하고 변방의식에 젖어있는 현실에서 혹독히 말해 우리가 일본을 근본적으로 능가하기란 아직 멀고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감정의 앙금이 있는 이웃나라이지만 그들의 교토제대 만한 자존심을 가진 인재들이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나와야합니다. 아무튼 저는 일본인들이 유학을 가지 않는다고 비웃는 일부 풍조를 뭔가 이상한거라고 생각합니다.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우린 언제까지나 변방일 뿐입니다. 저는 "그곳에 가야 학문을 할 수 있다"는 우리의 일반적 사고방식에 근본적인 이의를 제기합니다.


>  60-80년대 우리나라 대학원의 연구 여건은 열악하여 실험을 하려해도 장비가 없고, 논문을 찾아보려 해도 도서관에 없는 등의 이유 때문에 제대로 된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유학을 갈 수 밖에 없었전 것으로 알고 있다.
>
> 지금의 국내 몇몇 대학원은 충분한 연구설비와 저널도 충분히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이유라면 몰라도 국내에 없는 매우 고가의 장비가 필요한 분야가 아니라면 학문적 목적에서의 유학의 필요성이 있을까?
>
> 영어 때문에? 공짜로 생활 영어 배우니까? 이력서에 한줄 넣으려고?
>
> 박사의 실력은 그가 발표한 논문 몇 편 읽어 보면 그 분야의 사람들은 바로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관전평 ()

      분야에 따라 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독립이 가능할 수 도 있겠지요. 하지만, 인구1억5천만의 일본과 겨우 4천만인 한국을 단순비교해서 일본이 이러하니 한국도 이래야한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한 분야의 연구가 국가별로 자생력을 갖추려면 어느 정도 이상의 연구인력이 있어서 서로 토론도 하고 학회도하고 해야하는 데, 1억5천만과 4천만은 임계질량을 넘느냐 못넘느냐의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 :) ()

      두 분 말씀을 저는 "일본은 했는데 우린 왜 못하냐"는 말씀과 "일본과 우리는 사정이 다르다"는 말씀으로 저는 이해를 했는데요, 두 분 다 맞는 말씀인 거 같아요... 다만 자신의 입장에서 효과/비용 고려할 때, 자신을 최대한 성장시키는 기회가 어디에 있는가.. 를 찾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소요유 ()

      전 개인적으로 유학이냐 아니냐는 현실적으로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결국에는 나가야 하는데 국내에서 학위를 받고 '총 달랑들고' 나가느냐, 아니면  학위를 외국에서 받느냐는 결국 시기차이일 뿐이라고 봅니다.  다시 말하지만 경쟁은 우리끼리 하는게 아니고 세계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다는 점입니다.  일본의 학문적 기반은 이차대전 전에 벌써 세계 최고였습니다. 그들 입장으로는 외국에 나가나 국내에서 학위하나 세계적인 학자 밑에서 일하데에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게 차이라면 차이입니다. 일본은 예전에 벌써 우리가 유학 가야하는 나라입니다. 일본사람들이 왜 유학안가느냐는 논의할 필요가 없습니다. 

  • 과학도 ()

      간과하고 넘어갈 수 없는 몇가지가 반론중에 나왔군요. 첫째로 어떻게 일본은 2차대전 전에 이미 세계적 수준의 과학기술을 이룩할 수 있었는가. 둘째로는 전후의 일본 연구자들의 행태(잘 유학을 가지 않는)는 순전히 그러한 여건 때문이었는가. 관전평님께선 단순히 그것이 인구규모에 따른 질적차이라고 하셨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지 않습니다. 에도시대에 이미 상당한 수학과 장인우대의 수준에 도달했던것은 긴 일본열도의 모양으로 우리보다 교류에 있어 이점을 가졌기때문은 아닌겁니다. 이 문제는 한달 정도 논의해도 좋을 주제입니다. 계속 논의가 진행되었으면 하군요.

  • 과학도 ()

      냉정히 말하자면, 우리가 일본만큼 과학기술을 발전시키지 못한것이 사실은 외부적 요인때문이 아니란겁니다.

  • 소요유 ()

      일본은 18세기에 벌서 유럽에 유학을 보냅니다. 19세기에 들어 천문학 등 학문영역에서 유럽 유학생들이 나옵니다. 180년대 말, 정확하게는 1880년대 벌써 서양개념의 동경 천문대가 세워집니다. 따라서 그때 벌써 서양과학적 방법으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유가와 히데끼는  18세기에 시작된 외국 유학파의 제 3세대에 해당하는 사람입니다. 학교에서는 19세기부터 서양과학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유가와 히데끼가 수업하고 활동한  1900년대 초반 30년은 물리학에서 아주 역동적으로 새로운 파라다임이 형성되는 시기였습니다.  이때 일본의 과학, 정확하게는 물리학계 세계 물리학의 주류에 벌써 들어가 있었습니다.  국제적인 교류도 많이 이루어 지고 있었구요. 

  • 소요유 ()

      우리나라에 진정한 의미의 서양과학이 우리나라 사람의  손에 의하여 시작된 것이  1920년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때 연희전문 출신의 이원철이란 분이 미시간대학에서 PhD (천문학)를 처음 받습니다. 이게 우리나라 과학의 시작입니다.  그런데 어느 자료를 보니까  일제시대에 일본 총독부의 정책 중에서  특이한 것이 '과학기술을 갖은 자는 정부 고위직에 임용하지 못한다'는 내부 규정이 있었답니다. 즉 이때 벌써 과학기술자에 대한 의도된 차별이 이루어집니다.

  • 소요유 ()

      그러니 당시 국립대학격인 경성제대나  그밖의 대학에서 이공계통을 육성했을리 만무합니다.  따라서 제가 생각하기에 서양 과학기술자 1세대는  해방 후에 나왔다고 생각됩니다.  이 분들이 60~80년초가지 국내 강단에서 일했습니다. 그러니 2000년대가 겨우 2세대, 혹은 2.5세대라고 생각됩니다.

  • 소요유 ()

      약간 벗어났네요. 전 과학도님이 말씀하시는 '누구 밑에서 배우느냐가 중요하지 않고, 게다가 현재는 논문이나 책등이 풍부하므로 외국 학회나 가끔가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라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일본의 예를 들면 양자전자역학 이론으로 유명한 일본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도모나가 싱이치로는 제가알기로는 교토대 유가와 히데기의 제자입니다. 노벨상이 다 말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학풍을 이야기 합니다.

  • 소요유 ()

      현재의 학문세계, 특히 과학계는 토마스 쿤이 말하는 '패러다임'의 영역 내에 있습니다. 이 패러다임은 단순하게 '논문이나 책에서 습득 가능한' 과학적이론만이 아닙니다.  과학적이론에 과학자들 자체의 사회, 그에 따르는 인프라 스트럭쳐들이 다 함께 들어가 있습니다.  즉 현재에서 연구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가는 구조입니다. 이게 현재 과학계 주류입니다.  이런 점에서 일본은 '주류'라 불릴 만한 요소들을 1세기 전부터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은 서양과학 2세대든 3세대든 이런 '주류'적인 모습이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른바 진정한 의미의 '학풍' & '학파' 라는 것이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학파'는 학문적인  분류가 아니라 정치적 이익을 공유하는

  • 소요유 ()

      패거리들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아무리 천재라해도 이런 속에서는  패거리로 태어나지 '노벨상 수상자'로  태어날 수가 없습니다. 

  • 소요유 ()

      이건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라  정말 그렇게 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일본의 자존심, 즉 교토대의 자존심은 일본을 주도하는 일본 최고 동경대에 비하여 사립대로서 3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세명의 노벨상을 배출한 '학파'를 갖고 있다는 현실적인 자부심입니다. 이게 과학자 사회 저변에 깔려 있고요. 

  • 소요유 ()

      다시 이야기 하지만 현재 학문영역에서 독불장군은 없습니다.  뛰어난 천재는 태어나지만 뛰어난 이론은 만들어 집니다. 전느 학문에 있어서 환경이 차지하는 요소가 50%, 개인적 성향이 30%, 그리고 천재성은 다만 20%뿐이라 생각합니다.  국내가 발전하려면 잘할 수 있고, 잘나가는 과학자와 엔지니어를 중심으로 커다란 학파를 형성해야 합니다. 그 속에서 나름대로의 '노벨상 수상자가 될 수 있는 길'이 만들어 집니다.  현재처럼 깍아내리는 사회에서는 이룰 수 없는 것입니다.  다른 과학자의 실력을 '세계학계라는 거울'을 통하여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평가 되어 질때, 비로소 그런 일들이 가능해 집니다.  잘나가는 학자가  정치적인 '딴지'들을 피하려고 고심해야 한는 현실은  이를 회의적으로 생각하게 만듭니다.

  • 과학도 ()

      도모나가 신이치로는 유가와 히데키의 제자가 아니라 친구였습니다. 히데키의 경우 자존심이 대학자가 된데에 원동력이 된것은 맞는데 그 자존심을 소요유님은 노벨상 획득후에 생겨난것이라 보시는군요. 학문영역에서 독불장군이 없다고 하시지만 라마누잔이나 보즈는 지금의 우리보다도 척박한 환경에서 세계적 연구를 했습니다. 열악한 여건에서도 학문세계에서는 승승장구해온 인도를 보건데 우리는 별 할말이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학문에 있어서 정치와 사회적 요소를 너무 중시하는 경향이 폭넓게 상존합니다. 안타깝게도 소요유님의 시각에서 그런면을 엿보네요.

  • 과학도 ()

      히데키의 경우 조금 더 말하면 이미 젊은 나이에 일본의 입자물리학계를 이끌어갔고 그 중심에는 일본물리학계의 자립에 우선했던 면이 보이더군요. 그 자신 석가모니급의 천재라고 자부했다고 할 정도이니.. 아무튼 하고싶은 말은 우리가 일본보다 뒤졌다는것, 그리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해보자는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 단순히 시간이 지난다고해서 일본과 일본과 질적으로 동등해지리라고 보여지지가 않아서요.

  • 과학도 ()

      그리고 "그런데 어느 자료를 보니까 일제시대에 일본 총독부의 정책 중에서 특이한 것이 '과학기술을 갖은 자는 정부 고위직에 임용하지 못한다'는 내부 규정이 있었답니다. 즉 이때 벌써 과학기술자에 대한 의도된 차별이 이루어집니다.". 이 부분은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해주시기 전에는 믿지 못하겠습니다.

  • 과학도 ()

      간접적 전범이지만 일본 천황가문은 히로이토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본업은 과학자(박물,생물학자)입니다. 우리나라에 만약 왕가가 있다면 이러리라고 보기 힘들지 않을까요. 세습이 아닌데도 아버지의 권력을 거저 차지하려는 나라인데.. 그리고 일본이 18세기에 유학을 보냈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그보다도 먼저 왕세자(소현세자)가 과학기술과 실용주의에 대한 이해가 깊었습니다. 하지만 그를 기다리는것은 "정신을 팔아먹은데" 대한 처절한 응징이었고 저는 이것이 당시의 민중들의 동의도 구할법한 것이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정도는 약하지만 현재도 마찬가지라고 보고요. 신문물을 접하고 받은 충격에 몸져눕고 삭발한 일본 지도층의 열정을 닮은 한국관료가 역사속에 있었던가요? 냉철히 말해서 우린 이러한 면에선 일본에 열등합니다.

  • 소요유 ()

      도모나가가 유가와의 친구라구요 ?  나이차이가 얼만데 친굽니까?  뭐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도모나가 신이치로와  파인만을 비롯한  사람들이 양자전자역학을 완성한게 1950년대 입니다. 그 공로로 1960년대 노벨상을 받았구요. 중요한게 아니고 도모나가는 유가와의 다음세대 인물입니다. 제가 유가와 히데기 박사의 제자  (재일동포 제자로 페르미 연구소에서 근무)에게 역학 (학부)과 양자역학 (대학원) 강의를 들었었습니다.  뭐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 소요유 ()

      일본의 자존심이 노벨상 이후에 나왔다는 것이 아니라 1930년대면 이미 노벨상을 받을 실력으로 성장했다는 뜻입니다. 그 이전, 정확하게는 19세기에서 20세기 초반에는  일본도 유럽에 유학을 많이 보냈습니다.  유가와 히데기의 중간자이론이 나온게 1930년대 이니까 이때는 벌써 세계 물리학계의 주류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또 인도를 이야기 하는데 인도는 정말 양파 껍질 같은 나라입니다.  인도 역시 그 기반은 영국이라는 '식민지 종주국'이 있었습니다. 즉 인도는 상위층에 속하는 지식인 일부가  영국에서 영국 지식인과 같이 교육받아온 것이 수십년이 아니라  영국이 인도를 지배한 수백년간의 연륜이 있었습니다.

  • 소요유 ()

      인도는 과학기술에 관한한 우리보다 절대로 척박하지 않습니다. 인도의 연구소에 한번 가보십시오.  인도 연구소는 외국 연구소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같은 시스템으로 운영되고요.  비록 뉴델리에 사는 하층민은 화장실없이 아침이면 여기저기에 실레하고 물로 적당히 씻지만, 연구소 화장실 조차  외국의 그것과 같이 모든 것이 갖추어진 나라입니다.  인도는 절대로 과학기술 면에서 열악하다고 폄하될 수 있는 나라가 아닙니다.  일반인이 사는 세계와 지식인이 사는 세계가 다른 나라가 인도입니다. 영국을 비롯한 서구의 영향과 특별한 지원속에서  괜찮은 과학자들이 나오는 것은  당연합니다. 

  • 소요유 ()

      일제시대의 조선이 억압에 관한 기록은 박은식 선생의 <한국독립운동지혈사>에 나온답니다. 뭐 저도 그책에서 확인한 것은 아닙니다. 그냥 줏어 들은 이야깁니다.  일제시 조선인 임용제한 불문율이 " 1)가능한 조선인을 관리에 임용하지 말 것, 2.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임용해도 과학기능을 소유한자는 반드시 배제할 것, 3. 조선인 관리는 절대로 중요한 직위에 임용하지 말 것, 4. 조선인은 고등관은 100원, 판임관은 30원에 달하면 반드시 퇴직시킬 것, 5. 재판소 검사에는 일체 조선인을 임용하지 말 것 등이랍니다.

  • 소요유 ()

      참고로 우리나라 왕가도 일제시대때 박물학자였습니다. 일본 왕가 왕자들이 박물학자 등 과학자가 된 이유가 단순히 과학을 좋아서 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 이유였답니다. 제가 알기로는 영친왕은 잘 모르겠고, 그 아들들은 학위는 안했지만 식물학자 였던 것으로 들었고, 흥선대원군의 장손 집안 (고종은 셋재아들)은  대대로 과학자였습니다.  그 종손이 연세대학교 물리학과를 이끌었고 나중에 학장을 역임하였구요. 물론 조선시대는 아닙니다.  다시 말하지만 유가와 박사가 하늘에서 뚝 떨어져서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에 물리학을  이룩했던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그 만큼 일본은 배경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유가와 히데끼 박사가  닐스 보어의 코페하겐 학파와 함께 일정기간 연구를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과학도 ()

      유카와 박사가 코펜하겐 학파였던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는 엄연히 "일본박사"입니다. (그리고 도모나가는 1905년생으로서 1906년생인 유카와보다 한살 연상입니다. 친구가 맞고요. 이 문제는 핵심이 아니니 이제 그만 언급하지요)

  • 소요유 ()

      다시 강조하지만 다 외국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는것이 아닙니다. 과학도님 말대로 우리나라에 토착화가 필요하다는데 동의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오기나  자존심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겁니다.  국내에 있는 학자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도록 스스로 열심히 해야하고, 주위에서도 그런 것을 도와 주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서양과학이 정식으로 들어온지  1920년대부터 80년이라 치면 그동안 만들어 놓은 이렇다 할 기반 - 이것은 누구 말대로 문화 입니다-이 없습니다.  국내 실력은  대개 외국에서 학위한 사람들의 실력인데 그 실력들이 국내에 오면 밀물처럼 빠져나간다는데 있습니다.  그러니 각 분야에서 변변한 학파도 없습니다 (뭐 제기 모르는 분야도 있을 수 있겠지요).

  • 소요유 ()

      개인이 아니라 학파를 이야기합니다.  제 눈에 최근에 몇개의 그룹이 눈에 띄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외국에서의 실력보다 결코 나빠지지않고 5년 10녀늘 버티는 몇몇 사람과 그룹의 소식을 듣습니다. 문제는 이런 사람들을 여기저기서 나서서 헐뜯는데 있습니다. 

  • 과학도 ()

      말씀하신 임용제한 불문율은 "불문율"이므로 신뢰성을 줄 수 없습니다.-특히나 그렇게 말한분이 민족주의계열이므로 더욱. 제가 왜 이렇게 말하냐면 저 역시 "일제가 이공대 진학을 막은걸로 알려져왔지만 실제로는 어디에도 그러한 것이 없었다"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그 불문율을 살펴보면 법조,관료쪽 진출도 제한하려했는데 왜 그쪽 진학은 (이공계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을까요.

  • 소요유 ()

      우선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나름대로 실력을 갖더라도  한 파라다임 속에 있는 과학은 역시 '문화'의 일부입니다.  즉 인터랙션이 항상 필요합니다. 도모나가 박사가 파이만과 같이 일하고 유가와 박사가 코펜하겐 학파에서 당대의 거장들, 보어, 파울리, 하이젠버르그, 슈뢰딩어 등등과 일했기에 그만한 성과들을 올린 것입니다.  과학적 업적은 시험보듯이 해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 과학도 ()

      저 역시 오기따위로 토착화가 된다고 주장하려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아직도 외국에 안 가면 아무것도 안 된다는 사고방식이 여전히 지배적이기에(어린 세대들에게 있어서도) 딴지를 거는겁니다. 저는 물리학쪽의 뒷얘기밖에 모르는데 트후프트가 나온 유트레흐트 대학도 물리학계에서 별볼일 없는 대학이었죠. 하지만 그는 거기서 당시 물리학자들이 생소해하는 방식으로 첫 성공을 거둔것으로 압니다.(컴퓨터 시뮬레이션) 학계에 공헌하겠다는 일종의 공명심과 열정이 더 나은 학교로 진학이 불가능했던 그를 이끌어 반짝성공이 아닌 인정받는 학자가 되게 한 것입니다. 변방의식.. 그것을 우선 비판하고 싶은겁니다.

  • 과학도 ()

      도모나가가 파인만과 일했다구요? 그의 수준은 이미 구미의 첨단논문을 구할수 없었던 대전중에 함께 따라가고 있었다고 조사되고 있습니다.(물론 일본 물리학계의 수준이) 아무튼 저는 업적을 남긴 일본과 인도의 일부학자들(아인슈타인이 공동연구자로 초청했을 당시 고등학교 수학교사였던 보즈등)이 공동작업에 의존한 정도가 (소요유님이 보시는 것보다는) 훨씬 적었다고 주장합니다.

  • 소요유 ()

      불문률이 더 무서운 것입니다. 전 일제시대 역사, 특히 과학사를 잘 공부한 적이 없어 무어라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과학도님도 한편으로 어떤 족에 바이어스된 것 같습니다. 민족주의 계열에서 그처럼 이야기 했다면 이유 없이 이야기 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제 말은 그사실이 맞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팩트를 그렇게 봤다는 말입니다.  전 조사해본 적이 없지만 경성제국대학에  이공계통이 있었는지와 있었다면 학생의 구성이 어떻게 되었는지, 그리고 일제시대때 일본에 유학한 한국인 중에서 이공계통을 학위한 인원을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한편 법조 & 관료 계통이나 문과 (사학, 인문사회과학)에 조선인들을 많이 임용하거나 키운 이유는 식민지 정책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 과학도 ()

      물론 현재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 안 좋은겁니다. 일본과 인도가 도달한 자가완결적 연구수준(더 근본적으로는 "마인드")에 접함이 없이 가고 있는게 아닌가하는 걱정때문 말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선 꼭 경제적 여건때문이 아니라도 고국을 등지는 과학기술자들이 늘어감은 막을 수 없는거겠지요.

  • 소요유 ()

      이 것은 사회과학 하는분들에게 물어보면 금방 답이 나옵니다.  만약 과학도님이 박은식 선생의 책에 나오는 불문율의 진 가를 논하면 결국 '실증사학'적인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팩트는 문서나 다른 가시적인 증거로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특히 정치적인 것은 말이죠.

  • 과학도 ()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사실 이 문제는 이 논의의 핵심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실증사학에 대한 폄하에 저는 반대합니다. 팩트가 없으면 없는걸 탓하면 됩니다.(물론 그렇게 만든 일본인들-자료를 경시하는 우리자신에게도-을 미워할 수도 있겠지요.) 저는 오히려 해방후 우리나라에서 실증에 대한 인식을 학문의 기본적 방법론으로 꿋꿋이 지켜온 분들이 과학자들이 아니라 사학자분들이라고 봅니다. 실증사학자들이 친일이라고 비난받지만 객관적으로 수긍할만한 비난이 아닌것 같아 저는 동의할 수 없고요.

  • 과학도 ()

      과거에 분명 있었을 팩트를 정치적 또는 요즘 유행하듯 맥락적인거라고 친다면 사학은 더 이상 학문적 대상이 되지 못한다다고 봅니다. 그건 단순히 역사와 지식에 대한 횡포요 오만이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그러한 횡포가 학계를 지배하는 사회에선 대중은 마침내 비합리적인 쇼비니즘의 광기로 몰려갈 수 밖에 없고요. 그래서 저는 최근의 민족주의에 대한 성찰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 소요유 ()

      제가 여기서 이야기하고자하는 것은 몇몇 천재들, 즉 예외적인 사람들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두 그 천재들과 같이 되어야 한다는 아니시겠죠 ?  제가 관심 있는 것은 교육이라는 것이 결국 천재들이 문제가 아니라 수재들을 어떻게 가르쳐 '천재적인' 일을 하게 하느냐입니다. 특히 과학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말이죠. 특별한 몇몇을 고르면 전체적인 상황을 잘못 판단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샘플링 오류죠.

  • 과학도 ()

      현재인이 바라는 과거에 유물을 짜맞춘 결과가 어떻습니까. 세계의 웃음거리가 된 그래서 사학계 전체의 신뢰가 추락한 일본이 보여주잖습니까. 계속해서 실증이라는 주제 자체에 대해서도 정리를 하지 못한 우리나라 사학계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고요.

  • 과학도 ()

      그리고 포스트 모더니즘이 득세해도 다시 아날학파와 같이 실증에 대한 존경으로 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연구자들 포함)은 근본적으로 실증을 너무 경시합니다. 아니 인식이 없습니다. 과학자들조차도 그러합니다.(실증을 외쳤다가는 답답한 인간,인정머리 없는 인간으로 몰리니까요.) 아직 멀고 멀었습니다. 과학이 착근하기 어려운 이유는 아주 깊숙한 곳에 거대하게 도사리고 있습니다.

  • 과학도 ()

      네 "천재들이 문제가 아니라 수재들을 어떻게 가르쳐 '천재적인' 일을 하게 하느냐"라는 말씀은 동의합니다. 우리나라 위인전은 전부 날때부터 대단하다고 말하는게 여전하더군요. 제가 과학계의 여러인물들의 뒷얘기를 살펴본 결과 정말 하늘이 낸 천재는 극히 드물다는겁니다. 그들은 그렇게 자랄 수 있는 여건에서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것에 불과하죠. 권위의 해체가 적어도 천재들에 대해서는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과학도 ()

      여담으로 저는 매스컴의 주목을 받고있는 히딩크 감독이야말로 합리정신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있는 공이 큰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맥에 연연치 않는 공정한 선발. 세계수준에 대한 자신감의 강조. 과학적인 훈련과 반복.. 그의 그러한 노력이 이번 월드컵에서 (그동안의 기득권 세력의 해꼬지를 무릎쓰고) 성과를 거두는게 우리에게도 득이 될거라고 봅니다.

  • 소요유 ()

      저는 근본적으로 인간세계가 (우리가 알고있는) 과학적을 이루어 져있지 않다고 봅니다.  그래서 실증사학의 한계를 거기서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학제간의 연구가 어렵구요. 그래서 인문사회과학에서 '팩트'라는 말을 쓰는 거구요. 그걸 과학하는 사람들이 이해해야 이야기가 됩니다. 실중사학자들이 일제시대때 일본의 제국주의적 사관에 봉사했고, 그걸 이후에 신주단지 모시듯 우리나라 전역, 특히 권력에 빌붙었고 이런 것은 어떤 과학적 증거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 사회는 결과가 있는 것이 확실하면 원인의 증거가 확인되지 않더라도 원인은 어디엔가 있는 것입니다.  IMF가 온 것이 하나의 팩트인데 현재 그 원인으로 나타난 증거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IMF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 소요유 ()

      더 이상 거론할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도 여담인데 한국의 사학자들이 실증사학이라고 해서 과학적 방법론을 이야기 하는데 저는 그 방법론이라는 것이 자신들의 결론에 유리한  것만 취사 선택하다는 느김을 받았습니다. 이를 테면 인간의 역사와 무관하게 역시에 나타난 과학적 현상의로서의 실체, 즉  천문현상이 대표적인데 이 것을 그들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사료에 나타난 자료만 인정합니다 . 이를 과학적 계산으로부터 틀렸다고 해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소위 실증사학의 거두란느 이병도 박사의 후예들입니다. 그들의 '실증은 자신의 논리를 위한 실증'  이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그게 현재 우리나라 사학계의 문제일 것 같습니다. 

  • 과학도 ()

      마지막 말씀에 반론을 하고는 싶지만 그만 하는게 좋겠습니다. 제가 한 말 중 두가지만 추린다면.. 인도나 일본처럼 자국에서 (준)완결적인 연구를 했던 경험없이 국제적인 연구가 필요한 과학,공학으로 들어가는게 우리로선 안 좋은 여건이라는겁니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변방의식은 씻어버리자는 것 그 두가지입니다. 좋은 말씀 많이 들었네요.

  • 기초학문위기 ()

      소요유님이 말씀하신 것을 변방의식으로 해석하시는 것은 좀 잘못된 것 같습니다. 주류,학파라는 것.. 참 중요하다고 봅니다. 현재 세대의 과학이라는 학문은 서양에서 출발한 것이죠. 아무리 노력을 해도 우리는 그저 후발주자일 뿐입니다. 그 개중(아시아 여러국가들)에 일본이 그나마 일찍 서양 문물을 받아들여서 이룩한 것이 현재의 일본이 모습이겠죠. 중국(세계인구의 1/6)이라던가 인도(세계인구의 1/10)는.... 인구자체만 놓고보면 어디서든 세계 최고를 달릴 것 같지만 그렇지 못하지 않나요? 중국이나 인도에서의 몇명의 특출난 인물의 예를 가지고 우리나라의 변방의식을 탓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 기초학문위기 ()

      단순 예를 들자면, 노벨상 수상자가 미국(수십,수백명/2억5천) 중국(수명/10억) 인도(수명/7억) 한국(0명/0.4억) 정확한 수치를 몰라서 대충 적었지만, 어쨋거나 미국인종이라는 뛰어난 인종이 따로 있다는 명확한 증거만 없는한(--;)... 이러한 결과는 주류,학파, 혹은 학문적 분위기라는 것이 중요한 작용을 한다는 것을 단순명쾌하게 보여주는 것 같은데요. 그래서 다들 외국으로 나가려고 하는 것이구요. 우리나라에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니까 우리나라에서 열심히 해서 뛰어난 업적을 남기도록 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본래의 취지는 동감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좀 이루어지기 힘든 일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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