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에 관한 작은 생각...

글쓴이
김영배
등록일
2002-05-05 04:04
조회
3,71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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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들 하세요.

유학에 관해 열띤 논쟁들이 벌어지고 있네요. 찬성하시는 분들이나, 반대하시는 분들 모두 나름대로의 타당한 이유와 그것 모두가 맞는 얘기일 것같습니다. 다만, 전부터 느끼기에 유학파와 국내파 이런식으로 조금 나뉘면서 어떤 서로의 생각이나 이익(글쎄요 그런게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때문에 조금 날카로와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냥 서로 조금 식으시라고, 제가 유학을 결정할 때의 생각을 적어 봅니다. 제 개인적인 느낌과 생각이니까, 너무 욕하지 마시구요. 제 생각과 다르시면, 그냥 그대로 지내시면 되구요.

저는 한국에서 석사를 하는 중에 유학이 거의 결정되었습니다. 사실, 학부 4학년 초에 공부를 계속하겠다고 결정할 때도 많은 생각이 있었습니다만, 유학도 그만한 고민과 나름대로의 결단 끝에 결정이 되었지요. 게다가, 태어나서 처음 가보는 일본으로 박사를 하러 가게 되었으니....

저도 처음에는 모든 다른 분들처럼 미국이나, 유럽을 생각했었습니다. 언어의 문제도 있는데, 일본어는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던 때니까요 (고등학교, 대학.. 모두 일본어 강좌가 없는 곳이었어요. 꼭 도입해 주세요.. ㅜ.ㅜ 개인적으로 별로 재미없어 하던 독일어만...) 하지만, 용기를 내서 유학을 결심하게 되기까지는 제 나름대로 몇가지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중 많은 부분은 여기에서 많은 분들의 쟁점인 실력이 어쩌고, 어디가 연구환경이... 하고는 아무 상관없는 이유들이었지요. 저는 어릴때 그림을 그렸는데 (지금은 정말 못그립니다. 한국의 교육현실... 재능있는 천재를.. 죄송합니다. ㅜ.ㅜ), 대학에 와서도 예술 쪽에 있는 친구들이 많데요... 어느날 그 친구들하고 얘기하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인간의 창작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아마도, 그사람이 상상할 수있는 곳까지 이겠지요. 그럼, 상상의 한계는...? 글쎄요.... 인간이 전혀 느껴보지도, 생각해 보지도, 들어보지도, 만져보지도 못했던 일들을 상상하고 꿈꿀 수있을까요? 그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이 결국은 그 사람의 경험의 폭 아니겠습니까? 그것은 개인뿐이 아니고, 우리나라, 아니, 인류전체의 발전의 한계이기도 하겠지요. 결국은 모든 인류가 경험하고 상상하는 합집합이 우리의 발전의 한계가 아닐까요? 아무리 좋은 컴에 프로그램을 돌려도, 데이터 셋이 작으면... 결국 우리의 연구의 한계도 이런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결국은 그냥 자기가 하는 일 열심히 하는 것일 뿐이었습니다만.. 이 점은 제가 틀렸는지도..)
그런면에서, 유학은 (제가 말하는 유학은 꼭 학위를 위한 것만이 아닙니다.)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도 걸어보지 못한 거리를 걸어보고, 남들이 말해보지 않은 언어로 말하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이 느껴보지 못한 것을 느끼고, 고민해 볼 수있는 좋은 기회니까요. 그것은 학위의 질이나 실력과는 별로 상관이 없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Quality는 분명 높여줄 것으로 생각했지요. 그래서, 일본으로 유학도 갔구요. 미국이나 유럽은 언젠가 오랜시간 있을 수있지만, 같은 아시아의 나라에서 몇년씩 살 수있는 기회가 싶겠습니까? 결국 예상대로 지금은 미국에 있군요.
그래서, 저는 비용대 효과를 잘 생각할 필요가 있고, 잘 생각해 봐야 겠지만, 저보다 젊은 후배가 유학에 대해 물어보면, 권하는 편입니다. 혹시, 군대 문제가 없음, 더 젊을 때 유학이 아니더라도, 어떤 나라에 가서 그냥 한 1-2년 있으면서, 일도하고 고생도하면서 살아보라고도 권하구요. 그리고, 언젠가는 선진국이 아닌 후진국이라 불리는 나라에도 가서 오랜 시간 있구 싶구요. 만약, 제가 한국에서그것도 학교에서 랩을 가지게 된다면, 학생(석사)들 중, 3분의 1정도는 취직, 3분의 1정도는 국내에서, 그리고, 나머지는 유학 (되도록 한나라에 편향되지않게..)을 가면 모두를 위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연구만을 생각한다면, 국내에서 박사를 하신 분들과 차이가 난다고 말씀드리기는 힘든 것같습니다. 다만, 잘하는 부분이 조금 다르다는 생각은 드네요. 그건 국내-유학이 아니고, 저같은 일본박사와 미국, 그리고 유럽에서 하신 분들...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다는 생각이듭니다. 이점은 나쁜 점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해 좋은 수중한 우리 모두의 자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서나, 전에도, 한국사람들이 모여서 세미나를 하거나, 다른 곳 (한국이든 외국의 다른 곳이든)에서 오신 한국분들이 하시는 세미나를 보면서, 훌륭하게 잘한 일을 보면, 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흐믓하데요. 한국사람들이 모두 똑똑하고 우수해서 어디있으나, 참 일들을 잘하는 것같습니다. 한국에 계신 분들도 나름대로 그 기간동안, 많은 생각과 경험과 느낌이 있을테고, 유학을 나와 계신 분들도 나름대로의 장소와 자리에서 그만한 것들이 있을 것입니다. 결국 이런 것은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우리 모두를 건강하게 해주는 좋은 일이 아닐까요? 그럼, 여러분들 계신 곳에서 모두들 즐겁고 좋은 주말 가지시길...
  • 관전평 ()

      공감합니다.  어디에서 학위를 했건 공정하게 실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여건을 한국에다 만드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지금까지는 그렇지못한 면이 있었기때문에 국내파, 유학파하는 용어가 생긴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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