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전 수요공급의 문제가 더 크다고 봅니다.

글쓴이
이기돈
등록일
2002-03-04 14:49
조회
2,97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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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잘읽었습니다. 소요유 님의 글도 다시 한번 읽어 봤고요.
사실 대부분 공감합니다. 다만, 실험 하던 버릇이 있어서, 전 상황을 여러가지
가설과 함께 비교하면서 단순화 시키는 걸 좋아해서요.
또, 진실은 단순할거라고 생각합니다.
( 물론, 제가 하고 있는 말이 모두 진실이란 생각은 안합니다. 그러면 이런데 글
올리면서 의견 구하지 않습니다. ^^ 그리고, 추구하는 목표는 같을거라고 믿습니다. )


세 그룹, 의대출신 법대출신 공대출신 을 간략히 비교...

조선시대를 가정해서, 위 세그룹중 법대출신이 과거로 돌아갔을때 가장
살기 좋을 겁니다. 권력이 있고, 사회가 알아 주고, 부도 어느정도 챙길테니까요.

7~80년대엔 법대출신의 파워가 좋았죠. 판검사의 전성기. 뭐, 의사들도 사회적으로
존경받을 때였고요. 공대출신은 회사들어가서 월급받으며 일했지만, 역시 사회적인
인식은 좋았을 겁니다. 이시기에 국민학교 다니고 있었고, 같은 반의 장래 희망이
순서대로, 판사, 검사, 의사, 과학자, 군인... 가끔가다가 대통령도 있었고,
하지만, 장사꾼 (사업)이란 말을 들은 기억은 없군요. 정치가가 되기위해 군인이
되겠다는 말을 한 친구도 있었습니다. (우습지요?)

90년대초에 들어와서, 여전히 법대, 의대 인기 좋았고요. 공대도 역시 많이들 지원했죠.
판검사는 권력으로, 의사는 사회의 존경받는 직업이었던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만큼의 부도 있었을 테고요. 공대출신은... 국민 GNP예기 + 선진국 진입을 희망하던
때여서인지, 이상하게 공대생의 사회적 인식이 좋았었던 기억을 합니다. (월급이 갑자기
늘었을리는 없고, 사회적 인식이 공대생의 사기를 올려 준거같군요.) "월급장이가 속편
하다" 라는 말을 들은 거 같네요. 이때, 공대의 정원이 아주 많이 늘었습니다.
사법고시 합격자 수나 의대 정원은 비교적 유지 되었었고요.

90년대 말 IMF를 거치면서 제조업을 하는 회사들이 넘어가고, 동시에 공대생의 직업
안정성도 떨어지기 시작했죠. 90년대 초에 늘어난 공대정원에 따라, 공대 졸업자도 같이
늘었고, 결국은 이때 사단이 난거란 생각이 드네요. 의사들은 그 와중에도 힘을 합쳐
의료보험을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바꿉니다. 사회적 존경을 잃었지만, 자신들의 이권은
훌륭히 방어해 냈습니다. 판검사요? 사법고시 합격자 정원 늘린 직후에 어떤일이
있었는지 알아보세요.

역대 대대로 최고의 신분상승수단이었던 사법고시 패스도 그 약발이 정원증가 하나로
많이 줄더군요. 물론 그들 내부에서의 상대적 박탈감이란거 압니다. 하지만 본인들의
말로는 뭔가 상당히 불만이 많더군요. (친구한테 미안한 감이... )

공대가 인기 있었던 시기의 유일한 이유가 직업안정성이었던 걸로 생각합니다.
또, 지금 인기 없는 이유도 여기 있을테고요.

의사가 예나 지금이나 할만한 이유가 어디 있는지 알아 보면 대강 우리가 어느쪽으로
움직여야 할지 알수 있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 자기만 살겠다고 하는 이기주의는
싫지만, 뭔가 방법론쪽에서 배울거리가 있을지도... )

여기 까지가 제 의견입니다. 지금 미국에서 박사학위 마지막 해에 있습니다. 아직
사회경험이 없으니 제가 본 바가 얼만큼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의견이라고
생각해 주십시오.

아는 선배랑 토론을 했더니 그 형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계시더군요.

그것도 소개.
"회사에서 박사들을 짜를때 위에서 부터 짜르는건 그들의 연구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랍니다. 회사에 들어간 다음에, 연구 보다는 로비나 아부를 잘하는 사람들이 위로
올라갔고, 그러다 보니, 회사가 위태로울때 짤라도 별 지장이 없는 사람들이 40대
박사들이다라는 의견이신데요. 아직 회사 생활을 못해 봤으니... 잘 모르겠군요.
다만 공대출신 박사가 연구소장이 외국갔다고 아침부터 골프채들고 필드 나간다면
짤려도 싸다고 생각합니다. 실력 없는 박사들과 실력있는 박사들을 바보로 만드는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들었습니다. (이걸로 욕좀 먹겠구나... --; )

그럼... (반론 환영 .. ^^ )




>80년인가 81년인가 졸업정원제가 실시되었다고 하죠. 그리고 그에 따라서 대학정원이 거의 2배가량 늘었고, 입학정원의 20~30%가 탈락되도록 했던 원래 취지가 사라져 그 수가 그대로 졸업 및 대학원 진학을 했던것으로 알고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말그대로 사회에서 요구하는 고등 산업인력을 배출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일 것입니다.
>
>이것이 나쁜 결과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대학 교육을 통해 수많은 부모님들이 갈망했던 신분상승???을 이루어냈고, 산업체에서도 필요한 인력을 국내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
>하지만 결과적으로 '박사들을 일렬로 세우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고도 남는다'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고급인력이 넘쳐나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경제적 가치가 그만큼 떨어지게 되는데 일조한거죠.
>
>그렇지만 이것은 이공계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정책 전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수요와 공급에 의한 문제는 확실히 오늘날의 이공계문제를 만들어 내는데 확실히 -한 축을 이루며- 문제점을 제공했습니다. (전에 제가 글을 올릴때도 두가지 원인 중 하나로 언급했었습니다만) 중요한 원인이자 문제점이지만 이것이 더 중요한 문제다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
>이는 대학갈 필요 없는 사회가 아닌 누구나 대학갈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한 결과-이는 교육에의 평등한 기회와는 동떨어져 교육열 식히기의 응급처치다라는 것은 아실겁니다-이며 대학교육을 시장원리에의해서만 파악하는 교육관계자의 문제가 근본원인입니다. 지금 당장 이공계열의 인원을 늘리자 또는 줄이자라고 주장하는 것은 굉장히 단기적인 해결책이라는 것입니다. 즉, 소요유님의 말처럼 이점은 교육의 문제로 접근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시장원리에 대한 당신의 가치를 바꿔라고는 할 수 없으니까요^^:)
>
>이러한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교육정책을 세울때 분명히 선진국이라는 모델을 두고 수입했을것이 뻔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우리나라 고유의 구조적 문제점이 있다는 것입니다(교육문제를 포함해서). 이점이 참 어려운 부분입니다. 단순히 상아탑 본연의 가치를 세우자며 교육에 대해 주장하는 것보다는 이는 이공계인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해당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
>이점에있어서는 소요유가 말씀하신 구조적문제로서 이공계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입니다. 특정 계층/집단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말할때 경제적 보상을 제대로 받고 있는가는 빠질 수 없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는 당연한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며, 사회적 인식을 제대로 심기위한 구조적/물적 토대를 구축하는 일종의 수단이지 목표는 아니다라는 것을 확실히 해야 합니다. 그래서 어려운 문제라는 것이죠. 어찌되었든 일차적으로는 우리의 잃어버린 파이조각을 찾는다는 외형적 모습을 갖고 돌아가는 판이어야 한다면, 정말 조심해야할 지뢰밭인거죠.
>
>어이쿠...두단락 위에서 글을 끊었어야 했는데 옆으로 샜군요. 이어지는 문제는 저기 이공인의 소리에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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