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논의[1]-원인: 수급불균형 및 인력의 질적 저하 문제와 그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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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3-1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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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서  제가 여러차례에 걸쳐 단순하게 숫적 수급불균형이 현재의 이공계 문제, 좁게보면 석박사급 이공계의 위기의 근본적인 주된 원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문제는 남습니다. 수급 불균형은 단순하게 숫적으로 공급이 많기 때문에 일어난다기 보다는 다른 형테, 이를테면 필요인력의 분야별 공급 문제와 같은 세부적인 문제의 결함이 나타납니다.

예를들면 제 연구소가 어떤 특정 분야의 박사급 연구원을 모집하려고 두세번에 걸쳐 공채를 하더라도  지원자가 적거나  그분야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학교에 가보면 박사들이 넘쳐납니다. 이게 현장과 교육과의 괴리입니다. 즉 '사람은 많은데 쓸만한 사람이 없다'고 푸념하는 이유입니다. 

근본적이 이유는 양측 다 학위과정이 높아질 수록 분야 폭이 현저히 줄어들고, 깊이는 깊어진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겉으로 들어난 '이름으로서의 전공'에 집착하는 유연하지 못한 사고 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들면 제 분야는 그야말로 순수과학분야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하는 일을 대부분의 순수과학이 그렇듯 '거대하고 정밀한' 기계를  움지이거 미세한 신호를 감지하는데 있습니다. 즉 그 장비를 사용하는 일은  순수과학 연구에 투자되지만, 그 기계를 개발하고 운용하는 일은 전문적인 기계공학자나 전자공학자 뺌칩니다. 그런데 현재 국내에서  해당학과에서 이런 일을 가르치지도 않고, 가르칠 사람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를 운영할 사람을 확보해야합니다. 그래서 기계공학자나 전자공학자 뽑으려해도 양측의 선입과 때문에 쉽지 않을 뿐만아니라, 뽑는 다해도 그 기계에 적응하려는 생각보다  자신의 전공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채용할 사람과 채용될 사람의 수지가 않맞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지난 20년동안 대학에서 이에 대한 연구인력을 키워낸적이 없습니다. 현재도 거의 없구요. 그나마 유학파들이 몇있기는 한데 대학으로 갔습니다. 그런데도 인력이 안나옵니다.  즉 대학원은  현장과 아주 먼거리에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유학이란게 장점이 많기는 하지만 그만큼 단점도 많습니다. 이를테면 국내 환경을 무시한체로  장학금을 주는 전공이나 국제적으로 유행하는 분야를 전공하여 국내로 들어오는 경우는 그야말로 볼모지에  나무심는 격이됩니다. 

우리나라 이공계 유학이 시작된 것이 1920녀대 부터라니까  벌써 80년이 지났고 30년을 1세대로 잡아도 유학파가 3세대는 지났는데 아직 세계 평군수준의 60%를 넘나드는 것은 내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신의 손으로 키운 제자를 공동 연구자로 대접해 주지 않는 현실 하에서 국내의 연구인프라를 구축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쌓여  현재의 위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한편으로 수급불균형 문제와 함께  석박사급 전문인력의 증가와  질적 저하문제를 이야기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지난번에 제가 올렸던 자료 중에서 ISI에서 평가한 한국의 과학기술 능력정도를 나타내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즉 사람이 많아지더라도 질은 고정되어있는 반면에 수는 늘어난다는 것은 질적으로 저하된게 아니라는 것을 말합니다. 

경제이론에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고 하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숫자가 많다는 것은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여러 계층으의 일을 할 토대는 마련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즉, 연구라는 일이 고결해 보이지만  사실 대부분은 '노가다'로 이루어 집니다. 제 연구만하더라도 90%가 '노가다'일 정도입니다.  그래서 보통 그 일에 맟추어 능력에 맞는 사람들이 묶여  한팀을 이루어 일을 수행합니다. 

그런데 개인적인 경험으로 국내 여건에서  한팀을 이루어 연구하기가 쉽지않습니다.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co-work이라는 것 자체가 안됩니다.  이와같은 내적 요인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일가요.  사실 좀 이 부분이  우리가 관심을 갖는 이공계 전체문제의 핵심사항일지 모릅니다.  그만큼 힘들 것으로 생각됩니다. 많은 부분이 구조적인 문제를 포함하고 있고, 당사자들의 사고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문제를  푸는 방식이 연구 성과 및 개인의 능력에 대한 '합리적인  평가'에 있다고  봅니다.  즉 일시적으로 '각성운동'이나  '자정운동', 혹은 변혁운동등과 같은 운동방식으로는 해결이 안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치적 성향이 없는 이공계통에게는 말입니다.

문제는 우리사회가 '평가'에 대하여 훈련이 안된 사회라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평가기준의 설정부터 방법론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진지한 토의도 없었습니다.  다만 현재 정부로부터 지원되는 연구비의 경우 지원자의 연구능력을 연구결과로 평가하는 일부 시도는 아주 잘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평가의 기준이나 목표는 이공계통의 경우  명확합니다. 즉 국제적 기준이 잣대가 될 것입니다.  이게 국제 경쟁력을 담보하는 잣대가 되기때문입니다.

이런 잣대 속에서 학교와 개인, 그리고 임금이 평가되는 과학기술자 내부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그게 소사이어티 내부에서 존경하는 과학기술자를 만드(받드는)는 길 일 것입니다. 그런속에서 스스로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겠지요. 과학자 몇명을 훈장을 준다고 다른 과학자들이 존경하는 것은 아닐테니 말이죠.   

즉 분야별 수급불균형으로 야기되는 인력  질적 저하 문제는  그 숫자를 줄이거나 정부에서  강제로 박사학위를 관리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평가제도와 그 기준'을 이용하여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에는 현재 학문적 영역에서의 일부 교수 혹은 학교가 독점하는 카르텔을 깨야하는데 그 방법은 합리적인 평가제도의 확립과  개방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우물안 개구리임을 만인이 깨닫게 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우리가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이란  분야별로 합리적 평가제도를  만들거나 이를 돈을 주는 기관에 요구하는 일종의 NGO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고, 한편으로 젊은 세대들에게 실력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기준을 줄 수 있을 겁니다.   

  • 이공계 ()

      인력의 불균형도 실력의 저하도 다 좋습니다. 하지만 배가고파 자신의 연구시간에 나가서 아르바이트하는 연구원의 맘은 오죽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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