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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과정 진학에 대한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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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크티 작성일2007-09-2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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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서울소재 k대를 다니고 있는 석사말년차 입니다. 고려대는 아닙니다.

박사과정을 염두해두고 있고 요즘 취업시즌이라 원서들 쓰고 있지만 저한테는 먼나라 얘기처럼

들릴뿐입니다. 물리학을 좋아해서 계속 공부를 연계하고 있는데요.

제가 다니는 연구실은 물리학을 산업쪽으로 응용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회사에서는 좋아라 하는 것 같습니다. 대기업으로 취업하신 선배들이 많고요.

실험실도 예전에는 수준이 높아 외부 인사들이 많이들 찾아오고 학생들도 많이 와서 공부하고 했습니다

대선배님 중에는 서울대출신인데 설대에서 코스를 다 하고서 다시 저희 학교로 와서 학위를 다시 받으신 분도 계십니다. 지금은 창업하셨지만...

이런 모든것이 옛날이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점점 유명세를 타다보니 실험실 규모가 커졌습니다. 장비도 수천 내지는 수억대 장비들이 즐비하고

공정실에 평가실까지.. 실험하는데 돈때문에 허덕이는 경우는 없습니다. 단지 절차가 복잡해서 요리조리

피해야 하는 문제가 많아서 그렇지... 그런 환경덕분에 선배들 논문도 상당히 많이 나왔습니다.

작은 학교지만 연구실적에 연구사업도 큰 건수를 따오고 총장도 저의 대학원을 최고라고 할 정도로 좋아라 하고요.

외부에 학생들(설대, 카이스트 포함)이 랩투어 하면 이 실험실은 없는게 없다고 할 정도로 혀를 내두르니깐요.  실험실 자랑을 좀 했습니다만... 여기 그만 끊고...

하지만 현재 그런 유명세를 무색하게 할정도로 시들시들해졌습니다. 연구장비며 자금이 많이 들어왔지만

정작 연구인력을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요즘 경기도 한몫했지만 ... 실험실 자체가 연구실적이 거의 없게

되었습니다. 큰 사업을 지탱하려니 연구는 아예 뒷전이 되어 버렸고 교수님은 외부일로 언제나 바쁘십니다.

학생들의 질적수준도 크게 떨어져 버렸습니다. 논문을 보고 토론하는 문화가 완전 없어진지 오래고

가장 큰 문제로는 저희 연구실 박사들입니다.

박사들 수준도 크게 저하되어 교수님을 보좌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한분은 5년넘게 게임에 심취하셔서 연구를 해본적이 없습니다. 그냥 교수가 시키는 일만 넙죽하고

진공챔버의 진공은 뽑을 줄 모르고 게이지가 어디 달렸는지 하다못해 나사 쪼이는 것까지 서툴고 

스펙트럼 광진단 연구를 할라치면 기초적인 양자역학이나 현대물리를 모르니 아이디어 하나 없고

그저 석사생들 연구하면 그거나 받아먹으려고만 합니다. 연구논문안본지도 꽤 오래됬다고 하니...

석사시절에 잠깐 보고 안봤다는... 년수로 따지면 상당한데...

그리고 또다른 분은 말만 많고 군대식 사고방식이 들어박혀 시키고 윽박지르려고만 하고

마찬가지로 학력이 심하게 딸리고요. 논문은 거들떠 보는것 같지도 않고... 무슨 연구하라고 하면 무슨

핑계는 그렇게 대는지 어렵다는둥 안해봤다는둥... 석사때 공정실에서 공정일만 했기때문에 연구는 아예

접은지 오래됬습니다. 그러니깐 자긴 공정일만 했기때문에 연구는 할줄모른다는 식이죠. 그런대다

윗분 대를 이어 게임을 좋아해 지금도 골방에 틀어박혀 와우 온라인게임을 열심히 하고 계십니다.

아주 열심히 아제로스 대륙을 횡단하고 날라다니며 있죠.

다른 분은 이것저것 열심히 하시지만 위 두분보다 더 심하게 학력이 딸리셔서 연구자체를 꺼려합니다.

절대 자신의 아이디어와 마인드로 연구하지 않습니다. 그저 교수님이 시키는 거대로만 할뿐이죠.

그래도 워낙 꼼꼼한 성격이라 만드는 하나는 기가막힙니다. 하지만 그런건 애들 시켜면 다는 못해도

반은 따라가니 박사가 할 수준의 일은 아니죠. 암튼 성격도 옹졸해서 생각이 좁아 실험실 사람들과도

충돌이 많습니다.

이들 3분모두 논문 보거나 쓰거나 하는거 본적도 없고 하다못해 학회장에서 발표하는 것조차 들어보질

못했구요.

오죽하면 지도교수님이 답답하셔서 저한테 하소연을...

(자르고 싶은 생각이 여러번 들었다고 ..)

다른 대학원 박사들은 오랄 발표며 논문이며 잘들 쓰던데 .....

암튼 그런 반면 저랑 친한 선배 박사님은 저희 실험실에서 포닥까지 하고 조금 있음 설대 포닥으로

가십니다. 이 3명이 일을 워낙 안해서 그 선배님이 전부 한거죠. 교수님 보좌부터 사업계획서며 연구,

논문작성, 실험실 관리등등... 모든걸 총괄했습니다. 이 분도 곧 나갈사람이고....

박사과정으로 새로운 피가 수혈되었지만 그 분도 취업이 안되어 들어오신분이라 언젠가 자리를 비울지

모른다는. 근데 이분은 정말 열심히 하십니다. 연구며 석사생들 관리며 리더십까지 ...

교수님이 거는 기대가 크죠.

그리고 얼마전 교수님이 저한테도 박사를 권유하셨습니다. 제가 하는 테마가 연구실에서는

이제막 빛을 발하기 시작한 거라 교수님이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새로 임용된 젊은 교수님이 눈독들여

같이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고요. 너밖에 할 사람이 없다고.. 그도 그럴것이 혼자해서 부사수가 없습니다.

신생분야고 이제 데이터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연구펀드를 조성해보려고 백방으로 뛰고 있습니다.

정 안되면 기존의 사업비에서 끌어다가 재투자하겠다는게 교수님 계획입니다. 연구데이터며 사업계획서

작성까지 연구세미나도 몇차례 가졌고 그 과정에서 교수님이 절 마음에 들어하시는 듯합니다.

제가 이 연구실에 남는것이 현명한 선택일까요?

다른 연구실도 생각해보았지만 제가 하고자 하는 플라스마 진단 및 레이저 발진 쪽은 자대에서 공부

하는게 자유도가 높고 장비도 훌륭한 편입니다. 개인이 열심히 하면 논문도 충분히 나올수 있고요.

하지만 업무량이 장난이 아닙니다. 교수님은 인건비에 대해서는 다른 연구실에 비해 투명한 편입니다.

일한만큼 인센티브는 확실히 챙겨주는 편이고 공평하게 배분하죠. 그러다 보니 대학원생들 주머니가

두둑한 편입니다. 다들 돈을 해프게 써서 문제지만... 암튼 연구비며 인건비는 풍족한 편입니다.

그런 대신 하는 일은 행정업무부터 연구까지 무지 많습니다.

질떨어지는 박사과정들에 많아지는 업무량하며 연구실에 대한 안좋은 인식으로 신입생은 자꾸 줄어듭니다.

박사로 진학한다면 이 실타레를 어떻게 풀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댓글 8

dsl님의 댓글

dsl

  행정담당하는 인원 하나 고용하자고 하구요 (그렇게 큰랩인데 없다는게 이상하네요) 님이 열심히 하시면 물갈이가 될듯 싶습니다.  본래 랩같은 곳은 열심히 하고 결과 잘 내는 사람이 목소리가 크기 마련이거든요. 

잡일맨님의 댓글

잡일맨

  제아무리 타이타닉이건 야마토이건 배에 타고 있는데 발목에 물이 찰랑찰랑 한다면 튼튼한 배만 믿고 물퍼내는것도 중요하지만 구명정위치는 봐두시는게 좋겠죠. 일단 구성 멤버가 무능하다고만 생각하지 마시고 왜 와우와 리니지-아마 맞죠?-에 빠져있는지 생각해보세요.
 dsl님 말씀대로 수억대 장비가 즐비한 방에 연구직원은 그렇다고 치고  행정직원한명 없고 년수 꽤 찬분들이 탱자탱자 놀아도 문제가 없다는건 님이 잘 모르시거나 외면하시는 문제가 있을수 있으니 신중히 생각하시길 빕니다

시간님의 댓글

시간

  말이 상당히 길어지신 것 같은데, 좋은 랩에 계시면 이렇게 사연이 길 수가 없죠. 잘 생각해서 결정하십시오. 남들이 논문을 보든 말든 그런 것은 상관마시고요.

공길이님의 댓글

공길이

  글을 읽어보니 저희 랩에도 그런 박사님이 있네요.. 이분은 와우는 아니지만 축구와, 스타에...  저는 잘하지는 못하지만 이제 막 2차과정인데. 지난학기 부터 교수님께서 박사생각없냐고 그러십니다... 사람들하고 좀 안맞고.. 그래서 절대 박사안한다고 했는데.. 계속 그러시네요.
절대 안할겁니다. 여기서는요...          글쓴이께서도 잘생각해보세요.
교수님, 연구환경, 이런것도 중요하지만 전 랩사람들이 더 중요한거 같아요..  우리 랩은 물이고여서 이대로 5년을 갈듯한데...

졸업생...님의 댓글

졸업생...

  저는 공부하는 연구실에 진학하는것을 추천합니다. 아무리 돈많고 시설이 좋아도 분위기가 아니고 후배가 없고 선배들도 널럴하면 졸업하고 얻는것은 거의 없다고 보입니다. 장비 다루는 법 배워서 테크니션 할것도 아니고...그 분야를 전공하고 싶다면 그분야에 관련된 카이스트나 서울대나 포항공대나 광주과기원이나 연대 고대정도 까지 가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인생을 생각해 보세요...학교의 레벨이 중요한것이 아니라 나와서 실력을 키울수 있는가가 중요하거든요...학교에서 논문도 많이 쓰고 분위기 좋고 그렇다면 모교로 박사과정 가는것도 나쁘지 않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바로 나와서 연구 분위기 좋은 다른 학교로 박사과정 진학을 추천합니다...

박상균님의 댓글

박상균

  결과 잘 내는 사람이 목소리 크진 않죠. ㅎㅎ.

정중동님의 댓글

정중동

  아무리 학생의 목소리가 커도 랩의 분위기 자체를 바꿀수는 없습니다. 잘못하면 교수와 학생들 사이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연구하기도 바쁜데 이런저런 일에 신경쓰면 그 만한 낭비도 없습니다. 다른 실험실 알아보시고 그때 교수님의 연구방침과 랩 분위기 살피시고 무엇보다도 랩원들간의 코웍이 잘되는곳으로 가시길 바랍니다

티에리님의 댓글

티에리

  윗분들이 말씀하신 것과 유사하지만, 부언 하면, 절대적으로 '연구중심' 연구실을 가길 추천합니다. 지도교수가 보직이나 외부활동에만 신경쓰고 지도학생의 연구에는 뒷전인 연구실은 연구업적이 형편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외부활동과 연구지도 두가지를 모두 잘하시는 교수님 연구실로 가는 것이 가장 현명하겠습니다.
해당 연구실의 박사졸업생의 재학기간내 1인당 연구논문수, 졸업생들의 진로, 교수 자체적인 연구 실적, 영양가 있는 연구 프로젝트 실적 등을 따져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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